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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오아시스는 희망이다. 우리 삶에서의 희망이란, 평범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강한 힘이다. 희망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걷게 하고, 도전하게 한다. 사실상 희망이 있기에 오늘을 살며, 더 나은 미래를 그린다. 희망은 곧 힘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빛을 따라 한 걸음씩 걸어간다.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 멈추어 선 오아시스에서 잠시 휴식하고선 또 다른 희망을 찾아 나선다. 우리가 극한의 상황에 다다랐음에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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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지가 있고 또 정착지가 있다. 먼 길을 갈 때 어딘가를 거쳐야 닿는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더 높이, 혹은 더 멀리 가기 위해서라면 과거의 짐과 고통을 내려놓고 새로이 재단장할 필요가 있다. 경유지 없이 먼 길을 간다면 빨리 도착하기는 하겠지만, 목적지로 향하는 그 길이 너무나도 고되어 종착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나자빠져 버릴 수도 있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힘을 잃는 것이다. 희망이 유무는 여행의 사활을 다툰다. 이처럼, 희망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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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도록 작가가 되기를 꿈꾸어 왔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책상 위에서 글을 아주 많이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무작정 글만 쓰기보다는 살며, 살아가며 갖은 경험을 쌓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할 것이다. 어떤 것이든 소재가 될 수 있고, 글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꿈에 다다르기 위해 무역, 국제 개발, 환경, 관광 등 다양한 경유지를 거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세상에 용기 있게 부딪혀 볼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나에게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희망이다. 경험과 성장, 성찰이 없는 나의 글쓰기는 빈 껍데기일 뿐이다. 그렇다. 살며,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되려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경험하여 느끼고, 글을 쓰고, 작가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내 삶의 일종의 오아시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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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막에 오아시스가 없다면 과연 나는 걸을 수 있을까. 상기하였듯, 희망은 내 삶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경험 없는 삶, 사고 없는 삶, 그리고 성찰 없는 삶은 내게 빈 껍데기일 뿐이다. 실제로 오아시스가 존재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오아시스가 있을 것이라는 환상, 그 신기루만 보여도 힘을 내고 걸어갈 수 있을 테니. 희망, 단지 그 하나로 많은 것들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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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오아시스를 찾았다고 평생 그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내 곧 목적지를 찾아 떠날 채비를 해야 하고, 또 다른 희망을 찾아 떠나는 게 우리의 인생이다. 비록 신기루일지도 모르는 그곳을 향해 파이는 모랫바닥을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