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김동률 - 출발 / 작사 분석
□ 머리글
- 김동률 정규 5집 Album 'Monologue' 중 1번 트랙 '출발'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김동률
2. 작사: 박창학
3. 작곡: 김동률
4. 편곡: 김동률
5. 발매일: 2008. 1.25.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오늘도 이 세상에는 수많은 출발이 존재했다. 기차가 출발역에서 엔진 시동을 걸었고, 비행기가 공항에서 목적지를 향해 비상했으며, 병을 완치한 사람이 병원 문밖을 나섰고, 꽤 오랜 기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둔 한 사회인이 회사 밖으로 뚜벅뚜벅 길을 나섰고, 무엇보다 따뜻하고 평안했던 어머니의 품을 떠나 세상에 태어난 아이도 있었다. 모두 다, 새로운 출발이다.
우리가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부터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저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걷는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 아주 중한 것이다.
- 신은 우리에게 호기심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우리는 출발하고, 맞닥뜨리고, 부딪히고, 성장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첫 시작의 경종을 울리는 것은 인류사의 가장 중요한 신호탄이 되었다. 작사가 '박창학' 역시도 출발에 대한 새로운 고견을 발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출발'이라는 단어 자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고로 아주 고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사가 '박창완'은 이 출발을 어떻게 그려내었을까,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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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 멀리까지 /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 누구를 / 만날 수가 / 있을지
아주 / 높이까지 /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 먼 곳을 / 바라볼 수 / 있을지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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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고 살아가며 늘 길을 나선다. 하느님의 품 속에서 어머니의 뱃속으로, 어머니의 뱃속에서 이 세상으로, 초등학교로, 군대로, 직장으로, 결혼식장으로, 그리고 무덤 앞으로.
이 땅에 내려진 우리는 어떤 사명이라도 받은 것인지 세상은 우리에게 더 넓고 큰 곳으로 떠나라고 독려하며 등 떠민다.
-
인간은 호기심으로 가득한 존재이기에 세상을 향한 맞섬이 크게 두렵지 않다. 외려 아주 멀리까지 가 본다면 대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호기심이 두려움의 감정에 앞서 이겨낸다. 그리고 우리는 곧 신발 끈을 묶고 길을 나선다.
저기 보이는 길 뒤에는 무엇이 펼쳐질지 모르는 채,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까 하는 기대와 지금 바라보는 이 세상을 얼마나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 가슴이 뛰는 인간의 근원적인 본능이 우리를 길 위에 서게 한다.
3) VERSE_1-2 가사
-
작은 물병 / 하나, / 먼지 낀 / 카메라,
때 묻은 지도 / 가방 안에 / 넣고서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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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게 길을 나섰지만 배낭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작은 물 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뿐. 화려하고 거창한 것 없이 그저 길을 나설 뿐이다.
아무것도 없이 길을 나서는 모습을 보니, 화자는 이제 막 길을 떠날 채비를 하는 젊은 청년인 듯하다. 즉 이제 학업을 끝마치고 세상과 사회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청년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5) 후렴_1-1 가사
-
언덕을 넘어 /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 닿는 대로
끝없이 / 이어진 길을 / 천천히 걸어가네
6) 후렴_1-1 해석
-
길을 나선다는 것은, 사실 방황을 시작한다는 뜻과 같다. 당차게 첫 발자국을 내밀었지만 '목적지'라고 불리는 길은 수만 가지의 갈래로 뻗혀있다. 우리는 그저 작은 배낭 하나 맨 채 언덕을 넘고, 숲길을 헤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더듬더듬 천천히 걸어갈 뿐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마음속에 담기도 하고, 소나무 밑에서 앙증맞은 솔방울을 발견한다면 작은 가방 안에 몰래 하나씩 집어넣기도 하면서.
7)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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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앉아서 /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 가르쳐 줄 테니까
8)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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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가 세상에 처음 나서며 무언가를 만나는 것. 우리의 새내기 시절을 다들 기억하고 있는가. 처음 보는 것들, 여태 만나온 사람들과는 전혀 새로운 양상의 관계, 그 앞에서 마주하는 실수와 절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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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는 길을 걷다가 막다른 길에 마주칠 때에도 급히 다른 길을 찾으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일러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격언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선택의 궁지'에 몰리게 되면 사고가 편협해진다. 급하거나 궁지에 몰리면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얽매이게 되고 당연히 올바른 선택을 하기 힘들 것이다. 당황스러운 마음 아래 어떤 결정을 내린다면 가끔은 그 선택이 패착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호흡을 하자. 아무리 급하더라도.
-
여유를 찾은 끝에 결정을 내렸고 그 선택은 화자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설령 그 길이 힘든 길이라도 상관이 없다. 그 안에서 값진 의미만 찾으면 되기에. 그것이 바로 빅터 프랭클이 창안한 '로고테라피 [Logo Therapy(의미 치료)]의 기술이다. 아무리 큰 시련과 고통이 우리네 삶에 찾아온들 우리는 그 고통 속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로고테라피'이다. '모든 건 마음먹기 달렸어(거북이-빙고)'라는 노래 가사처럼 길을 잃어도 좌절하지 않고 조금씩 더 쉬어가는 것이 건강한 걸음걸이이다.
9)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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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 땅바닥, / 앞서 간 / 발자국,
처음 보는 / 하늘, / 그래도 낯익은 길
10)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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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며 길을 걸어갔는지, 화자 앞에 놓인 길은 촉촉이 젖어있다. 그리도 화자가 걷고자 하는 그 길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가 길에 돋아있는 가시나 돌부리 같은 장애물들을 정글 칼로 걷어내며 먼저 미지의 길로 걸어나갔기 때문이다. 그저 화자는 선지자가 먼저 걸어갔던 그 길을 그렇게 답습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좀 더 쉽고 빠르게 걸을 수 있다.
물론 처음 보는 영역의 세상이지만, '먼저 누군가 걸어갔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길은 친절하고 낯익게 느껴진다.
11)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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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넘어 /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 닿는 대로
끝없이 / 이어진 길을 / 천천히 걸어가네
12) VERSE_3-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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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 풍경에 /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 일에도 / 호들갑을 /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 휘파람 불며
때로는 / 넘어져도 / 내 길을 걸어가네
13) VERSE_3-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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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새로이 태어난 아이들은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한다. 몰랐던 감정과 자극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것.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것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것은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큰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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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무수한 자극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는 그 자극들에 조금은 초연(超然) 할 필요는 있다. 마치 산뜻한 진달래 길을 조심조심 걷는 것처럼, 말초적인 자극에 휩싸이지 않고. 가볍게 가볍게 우리의 앞 길을 걸어가는 것이 중하다.
12) VERSE_3-2 가사 (*Verse 반복)
-
작은 물병 / 하나, / 먼지 낀 / 카메라,
때 묻은 지도 / 가방 안에 / 넣고서
13) 후렴_3-1 가사 (*후렴 반복)
-
언덕을 넘어 /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 닿는 대로
끝없이 / 이어진 길을 / 천천히 걸어가네
14) VERSE_4-1 가사
-
내가 자라고 / 정든 이 / 거리를
난 가끔 / 그리워 / 하겠지만
이렇게 / 나는 떠나네, / 더 넓은 세상으로
15) VERSE_4-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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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비롯한 지구의 생명체들은 각자 향수(鄕愁)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상황에 처할 때 가장 먼저 우리 집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는 익숙한 것들 역시도 쉬이 놓지 못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도 막 길을 떠나려는 젊은이에게는 익숙한 따위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과 꿈을 만나러, 그저 더 넓은 세상으로 자신의 몸을 던질 뿐이다.
□ 총평
- 예사 마찬가지로 이 음반 역시 '출발'이라는 관념에 대한 고정된 시선을 새롭게 조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참 의미 있는 단어인 '출발'을 아티스트 '김동률'의 담담한 목소리로 녹아낼 수 있었기에, 이 곡을 들은 대중들은 산뜻한 마음으로 길을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중들이 용기 내어 길을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 주는 이 음반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