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신해철 - 일상으로의 초대 / 작사 분석
□ 머리글
- 신해철 싱글 3집 Album 'Crom's Techno Work' CD-2 중 2번 트랙 '일상으로의 초대'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신해철
2. 작사: 신해철
3. 작곡: 신해철
4. 편곡: 신해철
5. 발매일: 1998. 6. 1.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우리는 '일상'을 살아간다. 인생의 대소사도, 아주 특별한 일도, 아주 중요한 약속도, 우리의 모든 액션들은 일상 속에서 시작된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것만 같은 인생의 대소사가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 스며들어 있다. 그렇기에 인생의 굴곡에 접했을 때에 이 일상을 어떻게, 어떤 태도로 보내왔느냐가 인간적 성장에 있어서 아주 큰 이정표가 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하루하루 살며 보내는 일상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고 큰 존재이다.
이 '일상'이라는 것은 철저히 '나'만의 개인적 공간이다. 어느 누구라도 타인의 일상에 감히 침해할 수 없으며, 사실 그럴 권리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을 혼자 살며 보내는 이 일상은 결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에. 오롯이 '나'로 가득한 이 일상에 '누군가 들어와 주었으면'하며 소망하거나 초대한다는 것은 무수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오롯이 나만의 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내어 준다는 것, 그것은 상대방에게 마음이 기꺼이 전부 열려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의 일상은 참 짧고 소중하기에 초대하여 담을 수 있는 총용량이 유한하며 한정적이다. 이렇게 소중한 일상이기에 이 공간에 누군가를 조심스레 초대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마음을 활짝 열고 누군가를 기꺼이 초대할 수 있다면, 누군가가 우리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반겨줄 수 있다면.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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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고 /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 텅 빈 것 같아
지금의 난 / 누군가 / 필요한 것 / 같아
2) VERSE_1-2 가사
-
친굴 만나고 / 전화를 하고
밤새도록 / 깨어있을 때도
문득 자꾸만 / 네가 생각나
모든 시간 / 모든 곳에서 난 / 널 느껴
3) VERSE_1-1, 1-2 해석
-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긴다. 화자는 아주 유유자적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화자에게 어느 순간 빈자리가 느껴진다. 그러면서 화자는 문득 누군가가 필요함을 느낀다.
심지어 그 외로움은 타인을 만나고, 다른 사람과 목소리를 섞을 때에도 버저처럼 지잉 지잉 울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 외로움의 신호기는 한 사람으로 향해 있는 듯 보인다. 이전에는 혼자서도 큰 빈자리를 느끼지 못했던 일상생활이지만 어느새 그 사람과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한다. 이내 그 사람은 화자의 일상 어디에서나 마음속으로 함께하고 있고, 또 그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
-
이런 감정의 변화가 남자의 사랑의 시작이지 않을까. 작은 것에도 의미를 찾고 상대를 떠올리는 것. 매일 갓은 것에서 새로움을 찾으며 상대를 떠올리는 것. 남자의 일상에 그녀가 스며들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하는 것.
4) 후렴_1-1 가사
-
내게로 와 줘 /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 함께라면 / 모든게 / 새로울 / 거야
매일 / 똑같은 / 일상이 / 지만
너와 같이 / 함께라면 / 모든게 / 달라질 / 거야
5) 후렴_1-1 해석
-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화자는 상대가 그 일상에 들어온다면 그 일상이 새로워지고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일상의 사소한 올려짐은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걸까. 가령 케이크를 상상한다면 그렇다. 같은 생크림 베이스로 만든 케이크라도 귤을 올리면 귤 케이크가 되고 체리를 올리면 체리 케이크가 되듯이, 살포시 올려지는 작은 바뀜이 큰 변화를 일구어 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것이 사람이 바꾸어내는 작은 힘이며, 사랑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변화이다.
6)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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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해 / 거의 모든 걸 / 지켜보며
알게 된다는게 / 말처럼 / 그리 쉽지 / 않겠지
그렇지만 / 난 준비가 / 된 것 / 같아
너의 대답을 / 나 / 기다려도 / 되겠니
7) VERSE_2-1 해석
-
세상에는 내 마음같이 이루어지는 것들이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인데, 어찌 타인의 마음을 쉽게 돌리리오. 그래, 나의 바깥에서 무언가 변화를 일구어 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화자는 기꺼이 그 무언가를 바꿀 준비를 했다. 자신이 망가지고 부수어지더라도,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는 마음속의 촛불이 환히 빛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촛불이 불을 밝히려면 상대 역시도 한 발짝 다가섬이 필요하다. 사람의 관계란 참으로 유기적인 것이기에, 내 마음 하나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나와 상대의 관계의 변화를 소망한다면, 반드시 상대방의 마음도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8) VERSE_2-2 가사
-
난 내가 말할 때 귀 기울이는
너의 표정이 좋아
내 말이라면 어떤 거짓 허풍도
믿을 것 같은 그런 진지한 얼굴
네가 날 볼 때마다 난 내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
네가 날 믿는 동안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이런 날 이해하겠니
9) VERSE_2-2 해석
-
상대는 화자가 이야기할 때 진지한 얼굴로 경청하고, 화자는 그런 모습에 사랑을 느낀다. 상대가 화자를 믿고 바라볼 때엔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커다란 힘이 느껴진다.
-
'모성애', '부성애'라는 단어가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지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사랑, 힘 등을 의미한다. 평범한 체구의 한 엄마가 자동차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동차를 번쩍 들어 올렸다는 뉴스 기사가 '모성애' 발현의 적절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 한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상대에게 이 '성애'를 느낀다. 상대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모두 맞출 수 있을 듯하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알 수 없는 힘. 그저 끌림으로 시작해서 맺어지는 그 힘. 그 알 수 없는 기운을 한 남자가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일상으로 그대가 들어온다면 이러한 사랑의 힘이 새빨갛게 빛날 수 있을 텐데.
10)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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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와 줘 /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 함께라면 / 모든게 / 새로울 / 거야
매일 / 똑같은 / 일상이 / 지만
너와 같이 / 함께라면 / 모든게 / 달라질 / 거야
11) Bridge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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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pending whole my days for you
Cause I am always thinking about you
I really like to share my life with you
I truly want to be someone for you
So It is an invitaion to you
Now I am waiting for the answer from you
I swear I will do anything for you
But sadly I’ve got nothing to give you
All I can do is just say I love you
12) VERSE_3-1 가사
-
해가 저물면 / 둘이 나란히
지친 몸을 / 서로에 기대며
그 날의 일과 / 주변 일들을 / 얘기하다
조용히 / 잠들고 싶어
13) VERSE_3-1 해석
-
하루를 마치고 보금자리로 돌아와 사랑하는 그대와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 일상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그대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처음 시작은 나의 일상으로 그대를 초대했지만 결국은 서로의 일상이 엮이며 서로의 일상이 하나로 엮여 있음을 느낄 때. 상대는 화자의 일상으로 초대된 '손님'이 아니라 어느덧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음을 느낄 때. 그들의 사소한 일상이 하나가 되어 서로가 완전히 교감하고 있음을 느낄 때. 그 안에서 화자는 편안함을 찾을 수 있었고, 꿈꾸었던 행복감을 어느샌가 느끼고 있네.
□ 총평
- 주옥같은 곡을 많이 남기고 간 故 신해철 아티스트의 감성이 가득 들어가 있는 곡이라고. 남자가 사랑할 때 느끼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유려하게 잘 표현해 내었다. 살면서 꼭 '이 사람이다'라고 느꼈던 뭇 남성들은 꼭 이 음반을 들어 보았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