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아이유 (IU) 미니 4집 Album 'CHAT-SHIRE' 중 3번 트랙 '스물셋'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아이유 (IU)
2. 작사: 아이유 (IU)
3. 작곡: 이종훈, 이채규, 아이유 (IU)
4. 편곡: 이종훈, 이채규
5. 발매일: 2015.10.23.
□ 분석
1. 앨범 프리뷰
-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말했다.
이 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앨범명에서도 연상이 되는 '체셔'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담고 있다. 여러 개의 보기가 있고 그중 오답은 없다. 무엇을 골라도 답이며 그저 당신이 뭘 믿고 싶은지에 달렸다. 펑키한 비트와 디스코적인 사운드가 가볍고 재미있으면서도 정신없는 가사와 어우러져 어딘가 약 오르는 곡.
2.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참, 물음표 같은 나이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네 인생 매 순간이 물음표로 가득하지만, 그중 도드라지게 물음표투성이인 시기가 있다. 그중 하나가 이 '스물셋' 아닐까. 성장했지만 성숙하지 못한, 어쩌면 애매한 시기로 남아버릴 수 있는 그 시기. 대학에 진학한 여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남학생들은 병역을 끝마치고 다시 사회로 되돌아올 준비를 하는 시기.
머리가 굵어졌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알 건 다 알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많은 혼란을 겪는 시기. 그렇기에 의지와는 다르게 급변하는 생활 환경 속에 생에 가장 큰 혼란을 맞이하는 시기 중 하나, '스물셋'이라는 나이.
작사가 '아이유'는 어떤 스물셋의 삶을 그려내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I'm twenty three 난 수수께끼 (Question)
뭐게요 / 맞혀봐요
I'm twenty three 틀리지 말기 Because
난 몹시 / 예민해요
맞혀봐
2) VERSE_1-1 해석
-
화자는 자기 자신을 '수수께끼'라며 예민한 존재로 표현했는데, 사실 스물셋의 대부분은 수수께끼이며 신경이 곤두서있다. 마치 나비가 날아갈 곳을 찾아 더듬이를 움직이듯 모든 스물셋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본인의 앞날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3) VERSE_1-2 가사
-
한 떨기 / 스물셋 좀 / 아가씨 /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 적당히 / 믿어줘요
얄미운 / 스물셋 아 / 직 한참 / 멀었다 얘
덜 자란 척해도 / 대충 / 속아줘요
4) VERSE_1-2 해석
-
스물셋. 어느덧 몸은 전부 커버렸고, 아직은 학생의 신분이지만 곧 사회로 나갈 존재이기에 모든 이들이 '성인'으로서 대접을 해 준다.
호칭의 변화도 그중 하나다. '아가씨'나 '총각'처럼 낯설게만 느껴졌던 호칭들이 어느새 그들의 존재가 되었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다들 그렇게 어른인 것처럼 믿어주는 척하는 것일까.
하지만 스물셋은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 사회에 말단에 위치한 애송이일 뿐이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패기롭게 사회로 나서지만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무엇 하나 없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아직은 어리고 한참 멀었다며 자책에 빠져버리고 마는 그런 시기.
5) VERSE_1-3 가사
-
난, 그래 / 확실히 / 지금이 / 좋아요
아냐, / 아냐 / 사실은 / 때려 치고 / 싶어요
아 알겠어요 / 난 사랑이 / 하고 / 싶어
아니 / 돈이나 / 많이 / 벌래
맞혀봐
6) VERSE_1-3 해석
-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스물셋이란 아주 매력적인 시기이다. 일평생을 대학 입시에 시달리다 겨우내 입학한 학교에서도 완벽히 적응을 해버린 시기이고- 한두 번, 일 이년 쓰라린 실패를 맛본다 하더라도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 그 시기. 실패를 겪더라도 미래의 밑거름이 될 거라 확신하며 털어버릴 수 있는 그 시기. 몸은 젊고, 건강하고, 무한한 자유가 있는 그 시기.
하지만 무한한 자유가 쥐어진 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감도 무릇 커졌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오롯이 져야 하고 그에 따라 막중한 책임감도 따라온다. 마치 뾰족한 칼끝에 꽂힌 사과를 베어 무는 것 같다. 사과는 아주 달콤하지만 살짝만 비껴도 혀에 상처가 날 듯한, 아슬아슬한 달콤함이다. 그렇기에 화자는 지금이 좋으면서도 아니, 때려 치고 싶은 것이다.
-
이에 더해 화자는 조금 더한 혼란도 겪고 있다. 사랑을 하고 싶은지, 돈을 벌고 싶은지. 물론 능력이 허락한다면, 돈을 벌며 사랑을 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이 두 개의 가치는 서로 상충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랑은 '내 안에' 있고 돈은 '내 밖에' 있다. 즉 애욕과 물욕이 부딪힌다는 뜻이고, 이걸 크게 보면 현재와 미래에 관한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랑'은 절대적으로 현재형이다. '미래에 사랑할 것이다.' 따위의 문장은 성립될 수 없다. 감정이라는 것은 지극히 순간적인 것이기에 '지금'이 없는 감정은 허울뿐인 허상뿐이다. 하지만 '돈'은 다르다. 오늘 소비하지 않으면 내일 쓸 수 있고, 얼마든지 쌓아놓을 수 있다. 이런 지점에서 보면 돈은 미래지향적인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화자는 현재와 미래 중 어떤 것에 더 초점을 둘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지금이 좋은지, 때려 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으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화자는 혼란스러운 '스물셋'을 보내고 있나 보다.
7) 후렴_1-1 가사
-
어느 쪽이게?
얼굴만 /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 표정을 짓는 일 / 아주 간단 / 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 단 한 줄의 / 거짓말도 쓴 적이 / 없거든
8) 후렴_1-1 해석
-
살며, 사람들을 만나며 어느새 넓어진 인간관계에 입이 딱 벌어지는 순간이 있다. 같은 연도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뭉쳐졌었던 단순한 교우관계에서 벗어나, 학교 선배를 만나고 군대 선임을 만나고 직장 상사를 만나며 각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이는 새로운 내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에는 적잖이 놀라곤 하지만, 어느샌가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내 모습이 아닌 내 모습을 타인에게 비추는 일은 아주 간단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스물셋'은 잘 모른다. 모두를 완벽히 속였다고 생각하지만, 스물셋이 보여주는 자신의 그 모습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다른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
하지만 그 '진심'이란 무엇인가. 이 가사에서 화자는 '사실은 나도 몰라'라며 고백한다. 왜냐하면 진심은 아니더라도 거짓은 이야기하지 않았었거든. 그저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그저 '모르고 있을' 뿐.
9) 후렴_1-2 가사
-
여우인 척, / 하는 곰인 척, / 하는 여우 아니면 / 아예 다른 거
10) 후렴_1-2 해석
-
여우와 곰은 상징적으로 그려지는 이미지가 확연히 다르다. 여우는 사람을 홀리게 하는 매력을 가진 인상을 가진 반면 곰은 편안하고 내숭이 없는 인상으로 비추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우인척하는 곰이나 그 반대의 경우는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일단 '척하는 것'의 전제는, 그 행동으로 인해 따라오는 이로움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여우인 척하는 곰은 여우의 눈치를 부러워하는 것이고, 곰인척하는 여우는 그 편안함이 풍기는 이점을 좋게 바라보는 것이다. 마치 눈치가 빠른 사람이 오히려 눈치 없는 척을 하듯, 스물셋이라는 나이는 어떻게 하면 인생을 더 쉽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점점 깨쳐가는 시기일 수도 있다.
11) 후렴_1-3 가사
-
어느 쪽이게?
뭐든 /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 비춰지는 거 뭐 / 이제 익숙하 / 거든
Check it out
12) 후렴_1-3 해석
-
우리는 자유로이 사고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착각에 지나치지 않는다. 확실히, 우리는 생각을 강요당한다. 수없이 쏟아지는 매스컴의 보도 속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찌라시 속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들 속에서. 진실은 오염되었고 이제는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아주 어려워진 지경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지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지만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매스컴에 보도되는 연예인 / 정치인 뿐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주변인들도 무성한 소문 속에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 소문의 당사자가 자기 자신이 되지 말라는 법칙도 없다. 그렇기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문과 오해들은 나 자신을 올바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해내는 방법으로 그저 익숙해지는 것이 정답임을 슬슬 알아가는 시기가 바로 스물셋의 나이이다.
13) VERSE_2-1 가사
-
겁나는 게 / 없어요 / 엉망으로 / 굴어도
사람들은 / 내게 매일 / 친절해요
인사하는 / 저 여자 / 모퉁이를 / 돌고도
아직 웃고 / 있을까 / 늘 불안해요
14) VERSE_2-1 해석
-
스물셋이라는 나이는 아주 고결한 시기이기도 하다. 언제든지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불안한 모습에 주변인들은 그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사회로 막 나아가는 청년을 위해 '초심자의 행운'이 따를 수 있도록 다들 격려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겁나는 게 없다. 다행히도 스물셋은 본인의 능력이 엉망임을 알더라도,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배려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얼굴 표정을 바꾸는 것은 무엇보다 쉽다는 것을 스물셋 역시도 잘 알고 있기에, 받고 있는 그 배려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결코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배려 받는 스물셋은 늘 불안하다.
15) VERSE_2-2 가사
-
난, / 영원히 아이로 / 남고 / 싶어요
아니, / 아니 물기 있는 / 여자가 / 될래요
아 정했어요 / 난 죽은 듯이 / 살래요
아냐, / 다 뒤집어 / 볼래
맞혀봐
16) VERSE_2-2 해석
-
조금 더 이른 시기였던, 모두가 '아이'라고 불러 주었던 그 시기에는 이런 상념도, 생각도 없었을 텐데. 그래서 아이로 남겨지는 게 좋아 보이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물기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표현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물기'는 무엇일까. 전 인류 / 전 세계를 통틀어 극적으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물기는 바로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갓난 아이의 눈물이 다르고, 10대 소녀의 눈물이 또 다르고, 50대 가장의 눈물도 다르고, 80대 노모의 눈물 역시도 시사하는 바가 다르다. 그중 20대 여성의 눈물은 흔히 '무기'라고 표현된다. 20대 여성의 눈물은 확실히 제값을 하는 것 같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눈물 짙은 호소라면 여론이 반전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주변에 존재하는 혼란한 관계 속에서 반전의 키포인트를 쥐고 있는 존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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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죽은 듯이 살지, 다 뒤집어 버릴지도 고민한다. 현대 사회의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팔로워'가 될 것인지 '리더'가 될 것인지 물어보는 것 같다. 리더와 팔로워가 가지는 극명한 차이는 바로 책임감에 있다. 리더를 묵묵히 지지하며 힘이 되어주는 팔로워와 많은 책임감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 어찌 보면 성향의 차이겠지만, 이 작은 다름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건의 극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얼마큼 책임을 질 것인가는 생각보다 아주 중한 문제이고, 삶을 살아가는 자세의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된다.
-
전체적으로 이 음반의 가사가 고민하는 내용은 '삶의 책임을 얼마나 무겁게 짊어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17)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
어느 쪽이게?
얼굴만 /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 표정을 짓는 일 / 아주 간단 / 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 단 한 줄의 / 거짓말도 쓴 적이 / 없거든
18) 후렴_2-2 가사(*후렴 반복)
-
여우인 척, / 하는 곰인 척, / 하는 여우 아니면 / 아예 다른 거
19) 후렴_2-3 가사(*후렴 반복)
-
어느 쪽이게?
뭐든 /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 비춰지는 거 뭐 / 이제 익숙하 / 거든
20) Bridge 가사
-
난 / 당신 맘에 / 들고 싶 / 어요
아주 살짝만 / 얄밉게 해도 / 돼요?
난 / 당신 맘에 / 들고 싶 / 어요
자기 / 머리 꼭대기 / 위에서 놀아도 / 돼요?
맞혀봐
21) Bridge 해석
-
화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대상을 발견했다. 고양이가 꼬리를 흔들며 사람을 살짝 치고 지나가듯 얄밉게 대할 것인지, 아니면 대형견이 사랑하는 주인에게 와락 달려들며 안기듯 다가가도 되는지 묻는다.
아무렴 어떠랴, 어차피 예쁜 나이 스물셋에게는 누구라도 다 친절하니까.
22) 후렴_3-1 가사(*후렴 반복)
-
어느 쪽이게?
얼굴만 /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 표정을 짓는 일 / 아주 간단 / 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 단 한 줄의 / 거짓말도 쓴 적이 / 없거든
23) 후렴_3-2 가사(*후렴 반복)
-
여우인 척, / 하는 곰인 척, / 하는 여우 아니면 / 아예 다른 거
24) 후렴_3-3 가사(*후렴 반복)
-
어느 쪽이게?
뭐든 /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 비춰지는 거 뭐 / 이제 익숙하 / 거든
□ 총평
- 스물셋은 본인을 맞추어 보라며 질문하지만, 우리는 그 마음을 맞춰낼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의 감정은 수학 문제처럼 답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쉬이 그 이유를 알아내기 힘들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저 주위에서 응원을 하자. 저 자신부터 어떤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그저 뿌리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인내하며 기다려주자.
그것이 우리가 '스물셋'의 나이라는 이유로 받았던 '초심자의 행운'을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