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박 Jun 01. 2017

후회할 '짓'을 안할 수 있을까?

사랑만 줘도 모자란 인생

얼마전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연락을 들었을 때 처음에 드는 생각이 "아.. 좀더 빨리 찾아뵐걸"이였다.

1년에 한 두번 밖에 못 만나뵙고 내가 점점 커갈 수록 이야기도 많이 안했다.


많이 이야기 나눌걸 이 때 이렇게 더 잘해드릴걸..

사실 할아버지와 깊은 추억은 없다. 워낙 무뚝뚝한 분이셨다.

그래도 후회가 되는데 부모님이나 큰아버지들, 고모 그리고 할머니는 얼마나 마음 아플까 생각했다.


입관이 끝나고 돌아오신 할머니의 말은 죽을 때 까지 잊혀지지 않을거 같다.

"누구야 할아버지 보고 싶지? 자꾸 못해준 것만 생각나서 너무 미안하다."

"이제는 보고싶어도 볼 수가 없어" 

그러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너무 슬펐다. 

내 기억으로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정말로 잘해주셨다.

할아버지는 고집이 매우 쌔신 분이셨고 무뚝뚝하셨다.

그런 모든걸 받아 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를 비롯해 큰아버지들, 고모들도 할머니에게 더 잘해드렸다.

그렇다고 할아버지에게 못 되게 군게 아니다.


우리가 하는 것 처럼 똑같다.

나이를 먹고 커가면서 상대적으로 부모님은 점점 육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지시고

우리들은 강해진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그렇다)

대학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나도 이제 세상 돌아가는거 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건지


부모님이 걱정해서 하는말들 그리고 우리를 위해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부모님에게 화를 낼 때가 있다.


정말 우리를 위해서 하신 말과 행동인데 우리는 괜히 귀찮고 아는걸 또 말한다고 생각해

나도 모르게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다.


나는 그 때 마다 "아 이렇게 말하지 말걸.."라는 생각을 하면서

괜히 부모님 옆에가서 아무일 없었던 듯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아빠도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행동하셨다.

언제 이런말을 하신적이 있다.


내가 아빠에게 "아빠 아빠도 아빠 인생살아야죠. 설날 때 한번정도는 같이 해외나가요"라고

말을 하니까.

"1년에 많이 봐봤자 할머니, 할아버지 많이 뵙지도 못하는데 이 때라도 가야지"

그러면서 아빠는 한 달에 한 두번은 시골로 내려갔던거 같다.


이번에 가장 슬펐었던 때는 아빠가 눈물을 보이셨을 때다

내가 지금 까지 봐온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정말 잘해드렸었다.

그런 아빠가 눈물을 보였다. 

내가 살면서 아빠의 눈물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최근에 부모님의 나이가 더 들었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예전보다 힘도 없어지시고 무엇을 하더라도 더 빨리 지치신다.

평소에도 계속 잘해드려야 하는데 떨어져 지내다 보니 

집에 찾아 갈 때라도 잘해드려야 한다 생각하며

아직 부모님이 나에게 준 사랑만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사랑을 드리고 있다.


사람이라는게 이렇게 마음을 먹고도 또 자기가 살아가는데 집중하고 지치다 보면 소홀하게 된다.


사랑만 주기에도 시간은 모자르다.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특히 가족에게 더욱더!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상처 주지말고 아낌없이 사랑을 줘야겠다.


이런 생각은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준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1년 4개월 만에 깨달은 회사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