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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23. 2016

존과 지니의 하와이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 6

언덕 위 넓은 초지, 와이메아

2016년 2월 8일


지붕에 비 떨어지는 소리, 새나 개구리 울음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설칠 수 있다고 귀마개까지 기본 제공해줄 정도로 방음이 잘 안 되는 친환경 호텔에서 생각보다 편안하게 잘 자고 일어났다. 옆방 사람들이 조용했던 덕분이.



1층에서 조식을 먹어야 하니 늦지 않게 내려다.  커피, 토스트, 과일, 머핀 등이 차려져 있다.


엄청 맛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저렴한 숙소에서 아침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좋다. 자전거를 타기 위한 연료를 열심히 채워야한다. 지니님이 호텔 여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힐로에서는 코코넛 아일랜드를 꼭 가보라는 이야기를 듣다.



아침부터 날이 화창하니 출발 준비를 서두다.



후기들을 보니 하와이의 낡은 호텔들은 벌레가 많이 나온다길래 내심 불안했지만 가격 대비 매우 훌륭한 호텔이었다. 



일단 가야 하는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호텔 여주인이 추천해준 코코넛 아일랜드로 향다. 카메하메하 에비뉴(Kamehameha Ave)에는 도로 가에 자전거길이 있어 다.



와일로아 강을 건너서 해변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힐로의 해안이 한 눈에 들어다.



오른쪽으로는 일본식 정원 느낌이 강하다는 퀸 릴리우오칼라니 정원(Queen Liliuokalani Garden)이 있다. 일본식 정원은 아기자기한데 일본식 정원이라기보단 공원이라 해야겠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코코넛 아일랜드가 보인다. 이뻐보이는 아주 조그만 섬다.



다리를 건너서 슬슬 섬 안으로 들어가 다.



마침 바다 위에는 스탠드업 패들타는 사람들도 있.


코코넛 아일랜드는 힐로의 호텔들 앞 해변에 있다. 호텔 옆으로 수평선처럼 보이는 것은 방파제다. 방파제로 힐로 만(Hilo bay)를 둘러싸놓은 덕분에 해변에서 잔잔한 파도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방파제 쪽에서 하얗고 커다란 파도가 가끔씩 넘어오는 것을 보면 무시무시다.



섬 입구의 잔디밭에 자전거를 눕혀 두고 조그만 섬을 돌아다.



코코넛 아일랜드에서 본 힐로의 전경다. 이래 도 호놀룰루  다음가는 하와이주 제 2의 도시다. 저 멀리 높이 4200미터의 마우나케아 화산도 잘 보다. 하와이는 공기가 워낙 맑기 때문에 멀리까지 시야가 확 트인다.



가야 하는 길과 반대방향으로 몇 km를 오긴 했지만 코코넛 아일랜드를 보러 오길 잘했다. 하지만 오늘도 그리 여유가 있는 일정은 아다. 해발 890m에 위치한 와이메아까지 오르막길을 올라 가야 한다.



매일매일이 그렇듯이 마마라호아 하이웨이(Hi-19)를 달다. 갓길이 있긴 한데 상당히 오래된 도로다.



중간중간 마우나케아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만드는 계곡들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다리가 많다. 다리가 있는 곳은 갓길이 좁은데 차량 통행이 은근히 많으니 그냥 갓길을 걸어서 건너다. 지니님은 항상 안전제일 주의.  



근데 다리를 건너면서 아래를 보면 좀 무섭다.


우리나라의 양구옛길이나 분원리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인데 자전거를 타다 내려서 다리 건너기를 반복하다 보니 진도가 안 나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파파아로아(Papa'aloa)라는 동네를 지나가다가 카페 겸 마트가 보이길래 들어다.



베이컨 치즈 버거와 로코모코를 주문해서 음료수와 함께 계산해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다.



무언가 지방 국도 옆 휴게소 같은 느낌이었다.



마우나케아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만드는 많은 계곡 중에 깊고 넓은 계곡을 건널 때는 짧은 다리를 건너는 것이 아니라 구불구불 지형을 따라 오르내려야 다. 세 번 정도 큰 계곡을 건넌다. 지도의  파란색 실선들이 모두 계곡다.



도로가 낡았다 싶었는데 마침 중간에 도로 재포장 공사를 몇 군데서 하고 있.



공사 구역의 교통을 통제하는 친절한 스톱맨 아저씨들 자전거가 기다리고 있으면 차보다 자전거를 먼저 보내고 반대편에서도 자전거가 통과할 때까지 통제해준다. 덕분에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기에 기분 좋은 감사의 인사를  나눈다.



빅아일랜드는 지역마다 분위기가 휙휙 바다. 코나가 있는 서부는 용암이 굳은 사막지역, 힐로 아래 지역은 울창한 열대 우림, 그리고 북부로 가는 길은 이렇게 높고 울창한 나무숲이다.  



호노카아(Honokaa) 입구에 도착했다. 호노카아는 빅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하와이안 레시피' (원제 : 호노카아 보이)의 주무대인 이쁘고 작은 마을우리영화도 안 본 데다가 호노카아부터 오르막길의 본격적인 시작임을 알고 있기에 저지대에 있는 마을 안으로 내려가진 않다.

호노카아 입구의 주유소에서 음료수와 간단한 간식으로 오르막을 오르기 전에 다시 한 번 배를 채다. 커다란 몬스터 에너지를 마셨는데 이것 때문인지 다음 날 배탈이 났다.



해발 300미터 정도 되는 호노카아 입구부터 출발해서 은근히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금방 해발 610m (2000 피트)까지 올라다.



그리고 점점 울창한 숲이 적어지다가 광대한 초지가 나타다. 여기서부터 와이메아 근처는 모두 초지로 된 목장다.


해발 762m까지 올라왔으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볼케이노 올라갈 때보다 잘 먹어서 그런지 많이 힘들지는 않다.


와이메아 입구에 도착다. 파커라는 사람이 하와이의 카메하메하 왕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야생 소들을 잡아 염장해서 근처를 지나는 어선들에게 판매하던 것이 유명해져서 큰 돈을 벌었다고 다. 그 파커가 세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목장인 파커 목장(Parker Ranch)이 와이메아에 있다.


와이메아의 숙소에 도착하니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우리를 맞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방에  주인아주머니가 주변 정보를 손수 모아서 만든 여행자들을 위한 스크랩 파일도 있.



벽에 붙어있는 세계 지도에는  그동안의 방문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표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명이 다녀간 흔적이 있다. 우리도 스티커를 붙여준다.



주인아주머니가 소개해준 몇몇 음식점 중에 Merriman's restaurant에서 저녁을 먹기로 다. 비싸지만 맛있는 집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오너 셰프인 메리맨은 하와이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사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식전 빵이 나오는데 버터가 맛있다.  


지니님은 드라이한 와인을 한 잔 마시고 는 그냥 생맥주다.



그리고, 주문한 안심 스테이크와 프라임립이 나왔다.


소고기는 모두 근처 목장의 초지에서 풀 먹고 뛰놀고 자란 건강한 소들이다.

역시 그 명성에 맞게 이번 하와이 여행에서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그런데... 스테이크에 약간의 야채가 곁들여져 나올 줄 알고 샐러드를 안 시켰더니  아무것도 없이 고기만 두 덩어리 먹고 나오게 되었다. 이런 바보...

맛있게 잘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편안하게 다.


오늘도 약 100km를 달렸다. 호노카아부터 올라오는 언덕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라왔지만 그 전의 낙타등 지형은 예상했던 대로 조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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