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목장을 참 좋아한다. 서산이든 대관령이든 제주도든 목장이 있으면 어지간해선 한 번은 들른다. 한 달 쯤 전인 2015년 9월에도 자전거로 서산 목장도 다녀왔지만 가을의 목장에 가보고 싶어졌다. 자전거는 놔두고 가볍게 단풍 구경하면서 산책하고자 대관령 하늘목장에 다녀왔다.
사실 동해 전망대가 있는 삼양 목장에 가볼까 하고 있었는데, 한국관광공사 이벤트에 응모했더니 하늘 목장 입장권을 주길래 겸사겸사 다녀왔다.
서울에서 서두르지 않고 넉넉하게 출발해서 하늘 목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매표소에 가보니 하늘 목장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트랙터 마차는 오래 기다려야 하길래 그냥 걸어올라 가기로 한다.
트랙터 마차 외에도 승마체험과 먹이주기가 있지만 일단 그냥 들어가기로 한다.
운영시간도 하계, 동계로 나뉘어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유모차와 휠체어를 제외한 자전거나 바퀴 달린 기구는 출입이 안된다.
사실 대관령 근처인 오대산이 단풍 절정이라기에 단풍 구경도 할 겸해서 온 것이다.
입구 근처에 트랙터 마차 승차장이 있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길래 안 탔다.
입구 근처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말들이 지나간다. 승마 체험은 트랙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니 그건 아닌 것 같고 별도의 승마클럽을 같이 운영하나보다.
아기 동물원에 가면 먼저 산양이 보인다. 생긴 것이 지니님 마음에는 안 드나 보다.
슬슬 다가오길래 목덜미를 살살 긁어줬더니 좋아한다. 근데 만진 손에서 냄새가... 비누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로 옆에는 양 목장이 있다. 안에 들어가는 양떼 체험 요금은 별도...
동물원 옆으로 잘 닦인 아스팔트 길을 따라 슬슬 걸어 올라간다.
언덕을 잠깐 올라가니 소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트럭이 한 대 멈춰있는 것을 보니 방금 사료를 줬나 보다.
망아지인지 당나귀인지 작은 말 세 마리가 사료를 먹고 싶어서 다가오는데...
소먹이를 먹으면 안 되는지 관리인이 쫓아낸다. 그래도 계속해서 관리인의 눈치를 보면서 사료통 근처로 접근했다 도망갔다를 반복한다.
목장길 옆의 가장자리 숲길을 따라서 하늘마루 전망대까지 걸어올라 간다. 저 멀리 풍력발전기들이 보이는 것이 올라갔을 때의 풍경이 기대된다.
해발 1000미터 고지까지 올라가야 하니 꽤 높이 올라가야 한다.
열심히 올라가면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진다.
드디어 풍력발전단지까지 왔다. 가을 하늘이 푸르게 맑고 하얀 풍력 발전기가 유유히 돌아간다.
이 곳은 구름이 지나가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곳이라 이렇게 파란 하늘 아래의 풍경을 보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곳이 하늘목장의 정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왕복으로 매표하고 정상에서는 걸어서 내려간다. 하지만 빈 트랙터 마차를 정상에서 매표해서 타고 내려갈 수는 없다.
이곳에서 선자령까지도 걸어갈 수 있다고 한다. 왕복 5km 정도 걸어야 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한다. 대관령 기상관측소에서 선자령으로 갈 때, 선자령 직전에 풍력발전기에서 내려가는 목장길이 나타나는데 그곳이 여기서 이어진다.
스페인의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곳이라며 지니님도 마음에 들어한다.
이제 트랙터 마차가 다니는 포장길로 내려간다. 다른 내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트랙터로 정상으로 온 사람들이다.
내려가면서 보니 트랙터 길보다는 가장자리 숲길이 훨씬 좋기에 그쪽으로 올라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축사시설도 있지만 생산품을 판매하진 않는다.
입구 근처의 센터라 할 수 있는 매점에서도 목장에서 나오는 축산물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는 않아서 살짝 아쉽다.
돌아올 때는 근처의 강원도 옥수수도 먹고 횡계 읍내의 작은 카페에서 샌드위치도 먹으면서 잠깐 쉰다.
파란 하늘과 목장 그리고 단풍이 어우러져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보고 왔다. 지니님이 올해 걸은 트래킹길 중에 최고라 할 만큼 멋진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