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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03. 2016

벚꽃 따라 자전거 여행

봄의 섬진강 자전거길

2016년 4월 2일 - 구례에서 광양까지


벚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진해, 그리고 하동 쌍계사길이다. 진해는 사람이 워낙 몰리는 곳이라 자전거를 타고 갈 엄두가 나지 않지만 구례에서 하동 쌍계사를 지나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은 섬진강 자전거길을 끼고 길게 이어져 있어 자전거로 가기 좋다. 물론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화개장터부터 쌍계사 사이 구간은 가보기 어렵겠지만...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구례의 벚꽃은 4월 1일 전후가 가장 가볼만하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시외버스를 타고 구례 버스터미널에 오전 10시에 도착했다. 곡성을 거쳐 섬진강을 따라 구례로 가는 버스였는데 이미 곡성에서부터 여기저기 벚꽃이 만발해 있으니 더더욱 기대가 된다. 구례 읍내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고 유명한 다슬기 전문 식당을 찾아갔더니 아직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한 시간이나 기다릴 수는 없어서 식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바로 출발한다.


구례 읍내에서 섬진강을 건너면 바로 벚꽃길이 펼쳐진다. 시작부터 장관이다. 


섬진강 자전거길 쪽은 벚꽃이 없으니 차도를 따라가야 한다.


섬진강 자전거길도 월평마을부터는 도로와 합쳐져서 도로로 달려야 한다. 점점 차들이 많아지는 것 같지만 계속 이어지는 벚꽃길이 즐겁기만 하다.



축제날인데 차량 통행이 많지 않다 했더니 대평마을 근처부터 차가 심하게 막히기 시작한다. 잠깐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섬진강 어류 생태관 옆을 따라서 차도를 벗어난다.

멀리서 보면 하얀 벚꽃의 선이 섬진강을 따라서 쭉 이어진다.


어차피 자전거길은 다시 차도와 합쳐진다. 밀려있는 차들 옆의 좁은 자전거길로 천천히 달린다.



너무 막히는지 관광버스들이 관광객들을 중간에 내려주기 시작한다. 보행객들이 많은 곳은 우리도 걸어간다.


남도대교 건너편의 화개장터와 쌍계사 가는 길은 네 방향에서 오는 차량들이 뒤엉켜 꽉꽉 막혔다. 저 남도대교를 건너면 지옥이 시작될 것이니 우리는 사람 미어터지는 쌍계사로 가지 않고 섬진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기로 한다. 


남도대교 방향으로는 계속 차가 밀려있지만 반대편은 여유 있다. 그리고 벚꽃도 가득 피어있다.


벚꽃길은 오래된 도로 옆으로 나있고 자전거길은 벚꽃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강 반대편의 19번 도로는 벚꽃이 더욱 빽빽하지만 자전거길이 없다.


점점 벚나무가 적어지더니 다압 마을 근처에서 벚꽃길은 끝난다.


조금 더 가니 자전거길은 식당 옆을 지나간다. 섬진강에 왔으니 섬진강 재첩을 먹어보자고 들어갔다. 재첩회무침을 주문해서 밥에 비벼 재첩회 비빔밥을 먹었다. 맛있게 먹긴 했지만 알고 보니 재첩이 섬진강 재첩이 아닌 중국산이다.



어쨌든 배는 채웠으니 다시 출발한다. 하동 매화마을에서 벚굴을 먹어볼까 했더니 너무 비싼 가격에 그냥 지나가기로 한다. 


건너편의 19번 도로는 아직도 벚꽃길이 펼쳐진다. 하동 읍내를 지나서도 강을 따라서 벚꽃길이 펼쳐지지만 하동읍내로 통하는 섬진교를 지나면 광양으로 가기가 어려워지므로 그냥 우안으로 진행한다. 다음에는 저 길을 달려봐야지...


우체통 모양의 빨간 화장실을 지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화장실 주제에 섬진강의 상징 같이 되어버렸다.


광양 시내까지 차도를 타고 질러갈까 생각했는데 언덕을 넘어야 하는데다가 거리 상으로 이득이 없어서 그냥 자전거길을 달린다. 광양 제철소 주변에는 커다란 화물차들이 많이 달리니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이용한다.


동광양 버스터미널로 가는 최단거리인 길호대교 쪽으로 가는 자전거길이 끊겨 있고 노면이 안 좋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금호대교를 건넌다.



동광양(중마) 버스터미널에 예상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원래 예약했던 버스보다 빠른 버스를 타고 광주를 거쳐서 나주로 돌아온다. 주말마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서울 가는 버스는 자전거를 실으려는 사람들로 혼란스럽다.


구례 버스터미널에서 중마 버스터미널까지 약 60여 km이며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되는 어렵지 않은 길이다.

벚꽃의 계절이다. 풍성하게 피어있는 환상적인 벚꽃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것은 4월 초에만 즐길 수 있는 빅 이벤트이다. 사실 2013년도엔 벚꽃이 거의 질 때쯤 구례에 왔었고, 2014년은 4월에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은 4월 첫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와서 제대로 된 벚꽃 여행을 하지 못했다. 환상적인 벚꽃길을 잘  다녀왔지만 아직 벚꽃 여행의 기회는 한 번 더 있다. 다음 주에는 이렇게 차가 많은 길을 피해서 벚꽃이 핀 한적한 길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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