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Apr 12. 2016

자전거 배에 싣기

대중교통을 이용한 자전거 여행 3

배는 자동차나 비행기보다 느리고 섬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많이 이용하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이를 잘 이용한다면 새로운 느낌의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섬이 많지만 자전거로 며칠씩 다닐 수 있을 만큼 큰 섬은 많지 않다. 또한,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큰 섬들은 모두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배를 타지 않고도 섬 여행을 할 수 있다. 작은 섬들은 며칠씩 자전거 여행을 할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배를 타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흔치 않은 일이기에 배를 이용한 자전거 여행은 특별해질 수 있다.


다음은 자전거를 가지고 배에 탑승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다.

1.    배에 자전거를 실을 때는 비행기와 달리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되며, 자전거 운반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2.    여객선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이 필요하다.  

3.    매표할 때 자전거 수하물이 있는 것을 미리 말하고 자전거 수하물 비용이 있는 경우 결제한다.

4.    배에 탈 때는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자전거를 지정해준 장소에 놓아둔다.


1. 제주도 자전거 여행

  배를 이용한 자전거 여행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다. 2015년 11월,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기다리던 제주 환상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환상 자전거길 개통 이전에도 제주도의 해안 도로는 자전거로 달리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러 제주도로 향할 것이다. 각 지역 공항에서 제주도에 가는 항공편은 많지만 자전거 수하물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하거나 자전거를 분해해서 박스에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비행기를 타면 우리나라 어디서든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제주도이지만 공항에서 먼 곳에 산다면 공항까지 자전거를 옮겨 포장하고 항공사에 따라서 수하물 비용까지 부담하면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을 수 있다. 반면에 제주행 배편이 멀지 않은 곳에서 출발한다면 배를 이용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 훨씬 편할 수 있다.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 내부


원래 목포에서는 씨스타 크루즈라는 대형 여객선이 제주까지 운항하였으나 작년 말부터 산타루치노라는 새로운 여객선이 도입되어 씨스타 크루즈가 맡던 주간 운항을 대신하고 씨스타 크루즈는 야간 배편이 되었다. 하루 두 편으로 늘어난 덕분에 제주도 환상 종주 자전거길이 열린 것과 맞물려 원하는 일정에 갈 수 있게 되어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 한결 편해졌다. 일반적인 여객선에 승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전거 수하물 비용을 지불하고 승선 통로로 따라가면 승무원들이 자전거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안내해준다.

제주행 씨스타크루즈호
씨스타크루즈호 자전거 거치


제주도 자전거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정보

1. 제주도에는 4월 초, 중순 고사리가 날 때쯤 비가 자주 내리는 고사리 장마가 온다. 이 시기에는 날씨가 변화무쌍하므로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좋은 날씨가 아니다. 가능하면 4월 초 중순을 피해서 여행하는 것이 좋다.     

2. 제주도는 초보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매우 강한데 순환 코스의 특성상 맞바람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자전거 여행 경험이 많지 않다면 충분히 연습하고 오는 것이 좋다.

3. 제주도를 한 바퀴 돌 때는 반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 제주항,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면 서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우리나라 도로 특성상 반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해안도로에서 바다 쪽으로 붙어서 달리게 된다.

4. 관광을 한다면 간단한 자물쇠를 준비해야 한다. 우도봉, 정방폭포, 비자림 등등 매표를 하고 들어가는 곳은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며 따로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없다.

5. 제주도의 해안에서 중산간 지역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완만하고 긴 오르막이다. 일정이 넉넉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익숙하다면 중산간 지역도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6. 제주도의 풀밭에서 말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길가의 말들은 온순하지만 말의 앞이나 뒤에서 접근하는 것은 말이 경계하고 공격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7.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양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중에는 추가 요금 없이 성산일출봉 투어나 오름 투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8. 제주도는 카드가 안 되는 곳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현금을 넉넉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농협은 여기저기에 많이 있으니 농협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은행은 제주시나 서귀포에 한두 지점 정도만 있으므로 쉽게 이용하기 힘들다.


2. 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자전거 여행

아직도 육지에서 다리로 연결이 되지 않은 많은 섬들이 있고, 또 섬들이 각각 육지에 연결이 되어있다 하더라도 이웃 섬끼리는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섬들이 많다. 연안 여객선들은 이 섬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이를 이용한 자전거 여행은 커다란 배를 타고 가는 자전거 여행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연안 여객선

연안여객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출발지나 목적지의 배편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연안 여객선은 하루에 몇 번 다니지 않는 곳도 많기 때문에 이용 전에 정확한 정보를 알아두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중에는 잘못되거나 오래되어 바뀐 정보도 많으므로 배편 정보는 해당 섬이 속한 시청이나 군청의 관광 안내 페이지의 교통 정보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완도군청 여객선 정보


연안여객선 터미널

연안여객선의 탑승 역시 주민등록증이나 다른 신분증이 필요하며 자전거 수하물 비용이 무료인 곳도 있지만 별도로 받는 곳도 있으므로 매표소에서 미리 물어보아야 한다. 자전거는 주로 배 앞쪽의 화물 적재소에 세워둔다.


연안 여객선의 자전거 거치


이전에는 신지도와 조약도를 오가는 배편이 있었지만 현재는 폐쇄된 완도군 신지도의 방죽포항과 같이 인터넷 지도에는 배편이 있는 것처럼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배편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며 배 시간을 놓치거나 배편이 없을 경우의 대안도 생각해야 한다.


폐쇄된 항구 신지도 방축포항 터미널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큰 섬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연안 여객선을 타고 갈 수 있는 자전거 여행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수도권에서는 신도, 시도, 모도와 장봉도를 자전거로 돌고 오는 코스가 대표적이며 강화도에서 석모도를 다녀올 때나 제주도에서 우도를 다녀올 때도 배를 이용하게 된다. 섬이 많은 전남 신안군에서 다리로 연결된 섬인 안좌도, 팔금도, 추포도, 암태도, 자은도를 돌아볼 때도 목포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존은 2박 3일로 전남 완도군의 완도, 신지도, 고금도, 조약도, 금일도, 소록도, 거금도를 돌아볼 때 연안여객선을 알뜰하게 이용했다. 자세한 여행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자.

 https://brunch.co.kr/@skumac/13

https://brunch.co.kr/@skumac/14


3. 대마도 자전거 여행

대마도는 우리나라에서 배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외국이다. 부산에서 5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부산에서 고속선을 타고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데, 오히려 일본 본 섬에서 더 멀기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섬이다. 섬 전체가 산지로 되어 있고 자연에 거의 손을 안 대어 오래된 원시림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곳이다. 대마도 남부의 큰 마을인 이즈하라에서 북부의 큰 마을인 히타카츠 사이는 80km도 안되지만 섬 여기저기를 돌아본다면 200여 km 정도 되기 때문에 자전거로 둘러보기 알맞은 넓이를 가진 섬이다.

 

부산역에서 가까운 부산 국제 여객터미널에서 대마도 행 배편이 있다. 대마도도 외국이기 때문에 대마도를 여행할 때도 여권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출입국 증명서도 작성해야 한다. 공항과 마찬가지로 세관이 있기 때문에 사진 촬영이 금지된 구역이 많다.


대마도도 외국이기 때문에 반드시 여권이 필요하며, 다른 배 여행과 마찬가지로 매표소에서 미리 자전거 화물 등록을 하고 요금을 결제하면 자전거에 달 수 있는 화물표를 준다. 자전거는 부피가 큰 짐이기 때문에 승선 통로나 세관에서도 별도로 분류하여 통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대마도에 도착해서도 입국 수속을 거쳐야 한다.

대마도 자전거 여행

대마도 자전거 여행에 대한 자세한 여행기는 다음을 참고하자.

https://brunch.co.kr/magazine/bicyclejapan



매거진의 이전글 자전거 기차에 싣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