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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14. 2016

자전거 비행기에 싣기

대중교통을 이용한 자전거 여행 4

 4면이 막힌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이용한다. 해외 자전거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자전거라는 커다란 화물을 비행기에 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작년 말에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이 개통됨에 따라서 비행기를 이용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 자전거 여행자도 많을 것이다. 이번에는 미리 알아두면 어렵지 않은 비행기에 자전거를 싣는 절차 및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1. 이용할 항공사의 수하물 및 자전거 허용 기준 확인

  해외여행지를 결정하고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항공권의 예약이다. 자전거 여행을 위해서는 예약하기 전에 예약할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수하물이란?

 수하물(Baggage)이란 여행 시 휴대 또는 탁송을 의뢰한 소지품 및 물품을 말한다. 위탁 수하물(Checked Baggage)은 고객이 여행시 항공사에 탁송 의뢰하여 수하물표를 발행한 수하물을 말하며 휴대 수하물(Carry on Baggage)이란 위탁수하물이 아닌, 기내에 휴대하여 운송하는 모든 수하물을 말한다. 항공사마다 허용하는 수하물의 규격이 다르고 자전거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있는 곳도 있다. 자전거 수하물에 대한 추가 요금이 있는 경우, 운송 요금도 항공사마다, 운항 노선마다 천차만별이므로 항공권 예약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전거 여행의 특성 상, 가장 중요한 수하물인 자전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수하물 취급이 안 좋고 수하물 분실율이 높은 항공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의 중국계 항공사나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가 악명이 높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자전거 한 대를 캐리어 한 개로 취급하기 때문에 다른 짐이 많지 않다면 추가 요금 없이 자전거 운송이 가능하지만 단단한 하드케이스에 넣거나 박스 포장이 된 경우에만 받아준다. 필자가 하와이 여행을 갈 때 이용했던 하와이안 항공은 별도 규정이 있어 자전거 한 대당 150$(약 15만 원)라는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이처럼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하더라도 자전거 운송에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면 저렴한 항공권이 저렴하지 않게 될 수 있다.


각 항공사의 수하물 및 자전거 운송 규정 

대한항공 - 자전거 운송에 따른 추가 요금이 없다. 자전거를 포함하여 20kg까지는 무료이다.

아시아나항공 - 대한항공과 비슷하게 자전거 운송에 따른 추가 요금이 없이 자전거를 포함하여 20kg까지는 무료이다.

카타르 항공 - 자전거 운송에 따른 추가 요금이 없지만 무게 15kg, 각 변의 합이 160inch를 초과하는 화물은 100$ 이상의 초과 운임을 지불해야 한다.

그 외에 캐세이패시픽, 싱가포르 항공, 말레이시아 항공 등도 자전거에 대한 추가 운임이 없다.

일부 북미 및 유럽 항공사들은 무료 수하물 허용량 이내여도 자전거 수송은 운임을 별도로 부과한다. 국제선 이용 기준으로 델타항공, 하와이안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은 자전거 수송 시 150달러(한화 약 15만 원)를 별도로 부과하며 에어캐나다는 50달러(한화 약 5만 원)를 부과한다.

인천이나 김포에서 제주도를 가는 티웨이 항공이나 제주항공은 제주도 편도 1만 원, 왕복 2만 원의 자전거 운송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유럽 항공사의 경우 독일항공은 150달러(한화 약 15만 원), KLM은 100달러(한화 약 10만 원), 에어프랑스는 100달러(한화 약 10만 원)를 자전거 수송 시 별도 운임으로 내야 한다. 에어프랑스의 경우 자전거 무게가 23kg을 초과할 시에는 자전거 수송 운임에 추가 요금 100달러(한화 약 10만 원)를 또 내야 한다.

중국동방항공은 자전거에 대한 별도 규정 없이 일반 수하물로 규정하여 박스의 세 변의 합이 203cm 미만은 1000위안(약 16만 원), 203 cm 이상은 2000위안(약 32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운송료를 내야 한다.


공동 운항(코드셰어) 시의 자전거 운송

우리나라에서 직항이 없는 노선의 경우, 우리나라 항공사의 비행기표를 구입하여 출발해서 해외의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로 환승을 하는 공동운항 편을 이용하게 된다. 원칙적으로 수하물 규정은 항공권을 구입한 항공사의 규정을 따르지만 자전거와 같은 특수 수하물의 경우에는 출발지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따르게 된다. 즉, 인천 공항에서 자전거 운임이 무료인 항공사로 출발하여 경유지에서 자전거 운임이 유료인 항공사의 비행기로 환승을 하게 되면 자전거 운임이 무료이지만, 왕복 비행기표로 돌아올 때는 자전거 운임이 유료인 항공사의 비행기를 먼저 타고 경유지에서 자전거 운임이 무료인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게 되므로 자전거 운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자전거 수화물 비용이 무료인 대한항공과 자전거 수화물 비용이 있는 하와이안 항공을 이용하는 인천-호놀룰루-코나(하와이) 항공권으로 인천에서 코나(하와이)에 갈 때, 자전거 수화물 비용이 무료로, 코나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자전거 한 대당 50달러의 비용을 지불했다.

 

2. 자전거 박스 구하기 

  비행기표를 구입한 후 출발일이 다가오면 자전거 포장을 위한 박스를 구해야 한다. 자전거 박스는 가까운 자전거 가게에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지만 자전거 가게가 항상 박스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전거 가게에 미리 이야기해놓아야 필요한 사이즈의 자전거 박스를 구할 수 있다. 박스를 구할 때 자전거를 포장했던 완충재들을 함께 얻어오면 포장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3. 자전거 분해해서 포장하기

 자전거를 박스에 넣으려면 앞뒤 바퀴와 안장을 분리하고 필요한 경우 핸들바도 분리해야 한다. 해외 자전거 여행을 하러 가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분해와 조립을 반복해야 하므로 포장에 필요한 기본 분해 및 조립 방법을 익혀놓아야 한다.

  완충재로 자전거를 충분히 보호하지 않으면 충격으로 뒷 변속기 행어나 다른 부품들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꼼꼼히 포장해야 한다. 측면의 충격을 많이 받으므로 뒷 드레일러를 분리해놓으면 행어가 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만약을 위해서 여분 행어를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다. 기내 반입이 금지될 수 있는 휴대용 공구들과 오일통도 공구통이나 주머니에 넣어서 박스 속의 남는 공간에 넣어두면 좋다.  

자전거 박스 포장

자전거 포크나 페달 등의 돌출된 부분을 제대로 보호해놓지 않으면 운송 시의 충격으로 박스가 파손되거나 부품이 망가질 수 있다.


<박스 파손 사례>



4. 공항으로 이동 

단단하게 포장된 자전거 박스는 상당히 크고 무거운 짐이기 때문에 공항까지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 공항버스들은 규정상 자전거 박스를 실어주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전거를 공항으로 옮길 방법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서울 근교에서는 삼성동의 서울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출국 당일에 출국 수속을 하면서 자전거를 미리 수하물로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 예약한 항공사가 도심공항 터미널에 입점해 있다면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도심공항터미널 입점 항공사 목록



자전거를 포장하는 번거로움이 싫다면 인천 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의 포장 코너에서 비용을 포장 비용을 지불하고 자전거를 포장할 수 있다. 요금은 3-4만 원 정도이며 2-30분 정도 소요되므로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야 한다. 직접 포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분해 후 포장해야 하므로 분해하고 조립하는 방법은 숙지해두어야 한다.

인천공항 자전거 포장 서비스


도심공항터미널의 포장 센터에서도 자전거 포장을 튼튼하게 해주지만 자전거 한 대당 5-6만 원 정도로 가격이 조금 높으며 특수 포장이기 때문에 하루 이상 전에 미리 맡겨야 한다.

도심 공항터미널 포장 센터



5. 탑승 및 이동

  자전거를 수하물로 보내고 나면 이제 다른 일반 여행객들과 동일하다. 출국 심사를 받고 출국 게이트를 통해서 비행기에 탑승하면 된다. 자전거 분해 조립은 물론 응급 수리 시에 사용해야 하는 자전거 정비 공구들이 반입, 반출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자전거 박스에 넣어 보내도록 한다.

체크인 할 때, 직원에게 반드시 FRAGILE(깨지기 쉬운) 스티커를 많이 붙여달라고 하자. 항공사에 따라서는 그에 대한 면책 각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하면 면책 각서를 쓰고라도 FRAGILE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자. 수하물을 험하게 취급하는 항공사들이 많은데 FRAGILE을 붙이면 짐들에 섞이지 않도록 별도로 분리해준다. 면책 각서를 쓰지 않더라도 어짜피 자전거 파손은 제대로 보상받기 힘들고 자전거가 망가지면 자전거 여행이 힘들어지므로 애초에 파손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6. 수하물 회수 및 자전거 조립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전거 박스를 찾아야 한다. 박스가 크기 때문에 일반 캐리어가 나오는 수하물 컨베이어가 아닌 대형 수하물 찾는 곳으로 가야 한다. 공항마다 대형 수하물을 놓아두는 곳이 있으니 근처의 공항직원에게 물어서 찾아가도록 한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입국장을 빠져나오면 자전거를 분해할 때와는 역순으로 자전거를 조립하여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7. 귀국 시 자전거 운송

돌아오는 항공편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포장 및 이동을 하면 되지만 가져간 자전거 박스를 보관할 수 없다면, 돌아올 때는 새로 자전거 박스를 구하거나 공항 내 포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해외 자전거 여행이 끝나면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는데 이때 근처 자전거 가게에서 미리 박스를 구해 포장해놓고 대형 택시 등을 이용해서 공항으로 옮긴다.

해외 자전거 가게에서 자전거 박스 구매

해외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돌아오는 자세한 방법은 다음 글에 따로 정리해두었다.


https://brunch.co.kr/@skumac/332



포장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 외국의 큰 공항들도 유료 포장센터가 있는 곳이 많으나 작은 공항들은 포장센터가 없을 수 있으니 공항에서 포장 서비스가 가능한지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유럽 공항의 서비스

포르투갈 리스본이나 스페인의 마드리드 공항은 큰 공항에는 자전거와 같이 커다란 짐은 두꺼운 비닐로 감아서 포장(래핑)해주는 유료 포장 서비스가 있다. 하지만, 이 래핑 서비스는 박스 포장이 아니기 때문에 자전거가 파손될 경우 항공사에서는 이를 빌미로 보상을 안 해준다.


마지막으로 자전거 수하물은 받자마자 출국장으로 나가지 말고 먼저 포장을 체크하고 포장이 훼손되었다면 바로 해당 항공사의 수하물 담당 직원에게 연락하여 항공사 직원과 함께 내용물의 파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일 자전거가 파손되었다면 직원에게 반드시 파손 확인서를 받아두자. 자전거 수하물 파손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보상을 안해주려 하지만 파손 확인서는 여행자 보험 등의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데 중요한 서류가 된다.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는 방법만 숙지한다면 해외 어디든지 자전거 여행을 떠날 수 있음은 물론 추운 겨울에도 연말연시의 연휴를 활용해서 따듯한 나라에서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여행기는 존과 지니의 해외 여행기들을 참고하자.


https://brunch.co.kr/magazine/bicyclehawaii


https://brunch.co.kr/magazine/bicycle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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