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바이크와 MTB의 스프라켓
구동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먼저 이전의 글을 읽고 오도록 하자.
https://brunch.co.kr/@skumac/175
지난 번에는 기어비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으니 이번에는 변속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겠다.
기어비 자체를 구성하는 두 요소는 체인링(앞 기어)과 스프라켓(뒷 기어)이다. 자전거에서는 체인링이든 스프라켓이든 프레임에 가까운 쪽부터 1단이다.
전문 로드바이크의 대부분은 22단 구동계를 많이 쓰고 이제는 산악자전거용으로도 22단 구동계가 출시되었다. 22단 구동계에서는 체인링 2단 x 스프라켓 11단으로 22단이 조합되며 작은 체인링이 1단, 큰 스프라켓이 1단이 된다. 예를 들어서 아래 사진의 체인을 보면 1×8단에 장착되어 있다.
체인링이 작을수록 전체 기어비가 낮아지므로 최고 속도는 낮아지지만 오르막길을 오르기에는 좋아진다. 로드바이크는 34T, MTB는 24T 정도의 체인링을 1단(가장 작은 체인링)으로 사용한다.
뒷바퀴에 물려있는 스프라켓은 체인링과 반대로 코그가 작을수록 고속을 낼 수 있고 코그(뒷 톱니바퀴)가 클수록 오르막길을 오르기 좋다. 로드바이크는 주로 11~ 25T나 11~28T로 구성된 스프라켓을 쓰고 MTB들은 보통 11~36T(시마노 10단)이나 11~42T(시마노 11단)로 구성된 스프라켓을 사용한다.
코그가 크면 오르막길을 잘 오를 수 있다니 로드바이크도 11~42T 스프라켓을 사용하면 오르막길을 편히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로드바이크의 스프라켓 구성이 MTB보다 기어비 폭이 좁은 것은 기어비 범위의 폭만큼 변속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로드바이크에서 저속의 스프라켓(낮은 기어비)이 없는 이유는 로드바이크가 주로 다니는 포장도로에서는 (특히 선수들을 기준으로 하면) 낮은 기어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오르막길이라도 로드바이크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정도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포장도로를 주로 다니므로 25~28T 정도의 스프라켓으로도 어지간한 오르막길은 다닐 수 있다.
그렇다면 로드바이크의 스프라켓은 어떠한 장점이 있는가?
산악자전거의 스프라켓 구성은 11-13-15-17-19-21-24처럼 고단에서도 2~3T씩 늘어난다. 그에 비해서 로드바이크 스프라켓의 구성은 11-12-13-14-15-17처럼 고단에서 매우 촘촘하게 1T씩 구성되어 있다.
로드바이크 스프라켓의 코그의 변속 비율은 최소값이라 할 수 있는 1T(톱니 하나)씩 변화하므로 기어비가 매우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속도를 조금 더 올리기 위해서 변속했는데 다리 근육에서 저항감이 강하게 들면서 페달링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거나 속도를 조금 줄이기 위해 변속을 했더니 페달링이 너무 가벼워져서 속도 유지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로드바이크 스프라켓의 촘촘한 기어비는 이러한 부분에서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로드바이크를 타는 일반 동호인들의 경우 17T에서 속도를 올리고자 기어를 올렸을 때, 16T로 올라가면 저항감이 최소로 상승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좋은 반면에 11-28T 스프라켓이나 MTB 스프라켓처럼 15T로 올라가면 저항감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지면서 버티지 못하고 다시 17T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속도를 유지하고 조절하는데 있어서 스프라켓 코그의 촘촘한 구성은 중요하다. 또한, 코그들 사이의 변속비율이 낮기 때문에 변속이 부드럽고 빨라서 변속시의 손실도 줄어든다.
반면에 MTB의 스프라켓은 2~3T이상의 변속을 하게 되면서 변속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다양한 환경에서 쓸 수 있도록 저속 기어비부터 고속 기어비까지 폭넓고 다양한 기어비가 필요하다.
산악 라이딩에서는 사람이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급경사를 올라가는 경우도 많으므로 0.60에 가까운 낮은 기어비까지 필요하다. 반대로 MTB는 로드바이크들 만큼 고속 기어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이는 MTB의 구조상 로드바이크처럼 빠르게 달릴 수가 없어 어느 정도 이상의 고속 기어비는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MTB의 구동계는 산악 라이딩에 적합하도록 낮은 기어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체인링과 큰 스프라켓을 조합한다.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조합하는 것은 초보에서 중수 이상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가야할 일이다. 현재의 양산형 구동계는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기에 알맞도록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를 자신에게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 구동계를 어떻게 맞출까?
일단 이론은 간단하다.
1. 시마노의 경우 11T 스프라켓 코그를 기준으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체인링의 크기를 결정한다.
2.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필요한 작은 체인링과 1단 스프라켓의 크기를 정한다.
3. 그 범위에서 자신이 주로 쓰는 구간이 촘촘한 스프라켓을 사용한다.
하지만 대량생산품으로 이 모든 요소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로서 두 번째의 구동계 이야기를 하였다. 다음 편에서는 구동계 최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