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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Oct 07. 2016

존과 지니의 스페인 지중해 자전거 여행 7

발렌시아 지중해의 바다와 들판을 달리다

2016년 9월 15일 - 발렌시아 지방으로


알리칸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숙소에서 일어났다. 어제 저녁에 사둔 오렌지들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출발 준비를 한다.


숙소 앞에 맥도널드가 있다. 와이파이, 화장실, 영업시간, 저렴한 가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맥도널드는 여행자들의 좋은 아지트이다. 3g 유럽 유심은 느리기 때문에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간단히 모닝 커피를 마시면서 와이파이를 사용한다.


알리칸테 해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천천히 출발한다.


알리칸테의 유명한 관광지 중에 산타바바라성(Castillo de Santa Barbara)이 있지만 멀리서 보고 지나친다.


해변 산책길을 따라 잘 달리는데 갑자기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아침 출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차도는 차량 통행이 많으니 그냥 비포장길로 달린다.


그냥 도로를 따라서 쭉 직진하다보니 알리칸테 바로 옆의 San Juan이라는 동네를 관통하게 된다.


San Juan 해변으로 다시 빠져나와서 해변을 달린다. 스페인은 쓰레기통이나 재활용품통이 거리에 상당히 많아서 사진을 찍다보면 꼭 쓰레기통이 함께 찍힌다.


해변을 계속 따라가서 San Juan을 벗어나니 El Campello라는 동네의 Torre de La Illeta라는 1500년대에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탑이 나타난다.


다시 N-332 도로를 탄다. 스페인 동부 해안 루트는 N-332 도로를 피할 수가 없다.


N-332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터널도 지나고 황소 간판도 지난다.


검은 황소의 실루엣은 오스본 황소(toro de Osborne)라고 하며 스페인의 외곽 도로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데 오스본이라는 브랜디 회사의 광고판이라고 한다. 이 광고판이 세워진 이후 다른 회사들도 무분별하게 도로 여기저기에 광고판을 세웠다가 다 철거되고 그 와중에  스페인 사람들의 여론으로 이 광고판만 살아남아 스페인 여기저기에 남아있다고 한다.


N332 도로를 한참 타고 달리다가 La Vila Joiosa에 도착한다.


La Vila Joiosa는 해안이긴 한데 경사가 심한 곳이라 해안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N332번 도로를 따라 간다. 길이 좁은데다가 주차된 차량도 많고 어짜피 여기서 잠시 쉴 것이라 자전거를 끌고 인도로 간다.


별 생각없이 괜찮아보이는 카페 테라스에 앉았는데 스페인의 유명한 초콜렛 브랜드인 Valor의 체인이었다.


초콜렛들이 잔뜩 있지만 우리는 아침 겸 간식을 먹으러 왔으니 오렌지 쥬스와 샌드위치를 주문한다.


충분히 쉬고 다시 출발한다. 스페인의 자연은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 지역과 온대 지역의 중간적인 모습이다. 아프리카에 가까운 안달루시아 쪽이 좀더 사막같고 위도가 상승할수록 초록빛이 많아진다.


N-332번 도로에서 벗어나서 해변으로 나오니 Benidorm 이란 곳에 도착한다. 동네에 관광객들이 명동만큼 바글바글하다.  


Benidorm의 시내에는 바르셀로나의 유명 관광지들만큼 사람이 많다. 유럽의 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이며 스페인에서 밤문화가 가장 발달된 곳, 그래서 패키지 여행이란 것이 처음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인 듯하다.


하지만, 사람 많은 곳을 질색하는 우리는 얼른 빠져나온다. 시내를 가로질러 빠져나오면 알비르 해변부터 다시 발렌시아 지중해를 볼 수 있다.


왼쪽에 멀리 보이는 암석들은 Morro de Toix와 Penon de Ifac이다 서로 이어진 듯하지만 Calp라는 동네의 양쪽 끝에 떨어진 각각 다른 바위들이다.


N332를 피할 수 없는 언덕길 구간이 나온다. 이름도 Altea hills라는 마을이다.


Morro de Toix을 둘러서 또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여기서 N332 도로는 3개의 짧은 터널을 연속해서 지나간다.


중간 터널 옆에 지금은 쓰이지 않는 길이 있다. 절벽에 걸친 아치의 높이가 꽤 아찔하다.


터널은 갓길이 좁으니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건너간다. 풍경이 좋으니 잠시 걸어도 즐겁다.


이제 Penon de Ifac이 잘 보인다. 일단 Calp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N332 도로를 벗어나 시내로 내려간다.


Calp의 Les Salines라는 호수 옆을 지나 사람 많아보이는 식당에 들어간다.


오늘도 Menu del dia를 먹기로 한다.


조금이라도 얻어먹어보려고 참새들이 주변으로 몰려든다.


Moraida라는 동네까지 좀더 해안도로를 따라간다. Moraida 해변 끝의 성이 보인다.


이제 해변 쪽으로는 큰 길이 없으니 CV-737번 도로로 내륙으로 간다. Benitatxell이란 동네를 지나는데 구글 지도에는 Benitachell이라 되어 있다. 스페인 공용 표기와 까탈루냐식 표기가 다른 경우인 것 같다.


약한 언덕을 넘으니 몽고산(Montgo Massif)이 모습을 나타낸다. 바닷가인데 해발 750m까지 솟아있어 절벽같은 경사면이 많다.


원래 CV-734번이든 CV-735번이든 도로를 타면 되는데 실수로 Cami Vell de Gata로 들어가버렸다.


Cami Vell de Gata같은 Cami라 되어 있는 길은 작은 길을 나타내는데 이게 포장된 도로일수도, 비포장길일수도 있다. 어쨌든 스페인의 들판길을 달린다.


역시나 자전거길 표시는 되어있는데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슬슬 걸어간다. 길 양쪽으로 올리브 나무나 포도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잡풀들에 특이한 열매가 열렸나 했더니 달팽이들이 잡초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한참을 자전거를 끌고가다가 포장도로와 만나서 Jesus Pobre라는 마을 근처로 빠져나온다.


Jesus Pobre에서 CV-735번 도로를 타다가 중간에 빠져나가야 하는데 샛길을 못 보고 그냥 지나쳐서 Dania 근처까지 왔다. 몽고산을 빙 돌아버린 것이다. 어쨌든 해변 쪽으로 빠져서 해안도로를 타고 간다. 해안 도로의 마지막에 도로는 끊기지만 보행자용 다리가 있어서 다리를 넘어간다. 이 작은 다리를 건너면 이제 알리칸테를 떠나 발렌시아로 들어가게 된다.


이제 숙소까지 조금만 더 달리면 된다. 차없는 샛길이 있어 어렵지 않게 달려서 발렌시아의 작은 동네인 Oliva에 도착한다.


Oliva의 숙소는 저렴한 가격에 저렴한 시설의 호텔이다. 자전거는 체크인 데스크 옆에 보관해준다.


저녁 먹을 곳을 찾으러 Oliva 시내를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한 가게 앞에서 멈춘다.


하몬들이 잔뜩 걸려있고 이를 바로 썰어서 판매하는 하몬 전문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배도 많이 안 고프니 오늘은 하몬이다.


야외 테이블도 있으니 편하게 앉아서 발렌시아산 와인과 하몽 이베리코를 주문한다. 지니님이 은의길에서 지나온 스페인에서 제일 더운 도시인 Salamanca에서 온 Jamon iberico를 안주삼아서 포도주를 마신다. 스페인산 포도주와 하몬은 정말 잘 어울리는 술상이다.


발렌시아 지중해의 다양한 모습을 본 하루였다. 부지런히 달린 덕분에 발렌시아까지 80km도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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