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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3. 2018

하트 코스 - 서울 남부 강변 자전거길 순환 코스

여름 자전거 훈련 1

2018년 7월 15일


지난 주의 환상적이던 날씨는 행운이었다. 이번 주 부터는 원래 한국의 덥고 습한 7월 날씨로 돌아간다. 이럴 때 서울 근처에서 한낮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건강을 해치기 딱 좋은 짓이다. 여름에는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해서 아침 일찍 혹은 저녁에 자전거를 적당히 타는 것이 좋다. 지니님은 밤에 자전거 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12시 전에 끝마치기로 한다. 반나절 정도만 타는데는 5~60km 정도가 알맞으니 하트 코스를 타기로 한다.


하트 코스는 서울의 한강-양재천(탄천 경유)-안양천(학의천 경유)의 자전거길을 묶어서 타는 코스로 하트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트 코스라 명명되었다.10여 년 전부터 장거리를 대비한 훈련 코스로 많이 애용되었던 코스다.

GPX 파일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로

https://bicycletravel.tistory.com/m/7


이 하트 코스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어 특히 장거리를 도전하고 싶은 초보자들에게 장거리 연습을 겸한 도전 코스로 추천한다.

1. 큰 언덕이 전혀 없고 대부분이 자전거길이라 길찾기가 쉽다.
2. 도심 자전거길을 달리니 보급이 쉽다.
3. 주말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하철을 이용해서 쉽게 복귀가 가능하다.
4. 순환 코스이기 때문에 수도권 남부 거주자라면 가까운 곳을 골라서 출발할 수 있다.  


65km 정도의 코스라서 쉬지 않고 달린다면 보통 3~4시간 정도 걸린다. 초행길에는 휴식을 포함해서 약간 더 넉넉하게 시간을 잡자. 순환형 코스라 어디서부터 출발해도 좋으니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수원에 살 때는 안양천 따라서 학의천 합수부에서 시작했고 송파에 사는 지금은 양재천 합수부로 간다.

여름에는 보통 11시 정도부터 엄청 더워지니 늦어도 아침 7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오늘은 꾸물거리다가 늦게 출발한다. 


탄천 1교를 건너 탄천 자전거길로 내려가서 한강 방향으로 조금 달리면 바로 양재천 합수부가 나온다.


강과 강이 만나는 합수부는 자전거 이용객들이 모이기 좋기 때문에 만남의 장소이자 중요한 랜드마크가 된다. 하트 코스는 과천에서 인덕원 방향으로 달릴 때 자전거길의 방향 문제 때문에 시계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편하다. 시계 방향으로 달리려면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양재천 합수부에서 양재천을 거슬러 올라가서 과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양재천 자전거길은 탄천 합수부부터 영동2교 근처까지 우안은 상행(과천 방향)과 좌안은 하행(탄천 방향)으로 자전거 일방통행길이다. 안내판이 많으므로 초행에는 안내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영동2교를 지나면 양재천 자전거길이 합쳐지면서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다. 양재천을 따라 달리다가 양재IC 근처의 LG 전자 건물이 보이는 즈음부터는 번잡한 동네를 벗어나 주변 풍경이 한적해진다.


눈 앞에는 관악산 연주대가 보인다. 아파트 단지가 없을 때는 더욱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일단은 어디로든 자전거길을 벗어나지 말고 자전거길을 따라서 계속 달리면 된다.


이 구간은 노면이 원래도 좋지 않은 곳인데 공원 시설이라도 들여놓으려는지 자전거길 옆을 온통 파헤쳐 놓았다.


양재천에서 주의해야할 구간이다. 직진하면 경마장과 서울대공원 쪽으로 가게 되고 굴다리로 들어가야 과천 방향으로 가게 된다. 혹시라도 직진하게 된다면, 다시 돌아 나오거나 그냥 서울대공원역을 지나 계속 직진해서 관문초교 쪽으로 다시 합류하면 된다.


어쨌든 멀리 돌아가지 말고 방향을 주의해서 굴다리로 가자.


굴다리를 지나면 이제 과천시다. 여전히 관악산을 바라보면서 달릴 수 있다.


벌써 기온은 27도, 습도는 80%다.


양재천 과천 구간에서도 아까 말했듯이 절대 자전거길을 벗어나 올라가지 말고 끝까지 천변 자전거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렇게 끝까지 따라가면 우측에 KT건물이 보이면서 어쩔 수 없이 올라가야 하는 외길이 나온다.


짧은 오르막을 올라가면 과천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고 공원 입구의 편의점도 이용하기 좋은 보급 지점이다. 지니님과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 간다.


이제 중앙공원에서 과천 시내를 지나 인덕원까지 가야 한다. 가장 쉬운 길은 과천 중앙공원을 오른쪽으로 나오자마자 횡단보도를 건너서 KT건물 앞에서 안양 방향으로 과천 중앙로 큰 길을 따라 계속 달리는 것이다.


이 중앙로를 달리면 갈림길 없이 정부 과천청사 앞을 지나 과천을 빠져나가게 된다. 차량 통행이 부담된다면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인도)로 달리면 된다.


과천시내의 남쪽 입구라 할 수 있는 갈현삼거리부터는 인도와 차도 사이에 오래된 자전거길이 있다.


자전거길을 잠깐 끊겼다가 다시 이어진다. 이 잠깐 끊기는 부분이 차도이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차도를 역주행하게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시계 방향으로 달리라는 것이다.


약한 오르막길을 넘어가면 쭉 내리막이다. 쓱고개라 하는 이 약한 오르막은 과천에서는 내리막길이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오게 되면 초보자의 체력을 소비하는 약한 오르막길이다. 이 오르막길과 차도의 역주행 문제로 가능하면 시계 방향으로 가자.


쑥고개를 내려가다보면 짧은 자전거길이 끝나고 여기서 과천대로를 따라서 인덕원역으로 가도 되고 중간에 오른쪽길로 살짝 빠져서 샛길로 가도 된다. 완전히 우회전이 아닌 1시 방향 길이다.  


이 샛길로 쭉 가면 방향에 주의해서 동편마을 사거리로 가면 된다.


아래 경로를 참고하자. 달리던 길을 잘못 들어가도 조금 되돌아 나올 뿐이다.


관악대로에서 동편마을로 가는 입구인 동편마을 사거리다. 여기서 학의천 사거리로 가려면 관악대로를 건너자마자 편의점 옆 골목길을 바로 직진하면 된다.


샛길로 직진을 하면 학의천과 만나는 곳에 작은 로터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학의천 쪽의 자전거길로 내려가자.


과천대로에서 샛길로 가지 않고 인덕원역으로 내려가면 우회전하자마자 횡단보도가 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서 인덕원 성당 앞길로 쭉 가도 이 로터리가 나온다. 아래 지도에서 동편마을 사거리에서 직진한 골목길과 인덕원 성당 앞 골목길이 관양2동 주민센터 앞에서 만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의천 자전거길로 내려가는 길은 여러 곳이 있지만 주차한 자동차들이 입구를 가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학의천 자전거길이다. 예전엔 포장 상태가 매우 안 좋은 곳이었는데 몇 해 전에 깔끔하게 포장해서 길이 좁긴 하지만 자전거 타기에 나쁘지 않다.


방향 잡기는 아주 쉽다. 한강으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서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된다.


학의천이 안양천과 합쳐지는 학의천 합수부도 예전부터 많은 근처 자전거인들의 모임 장소였다.


안양천길도 이제는 상당히 포장이 잘 되어 있다.


잘 포장된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기차길을 지나게 된다. 안양역과 석수역의 중간 부분이다. 여기부터는 가로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밤에 오면 상당히 어둡다. 또한, 어두운데도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지 않고 마구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의 사고도 자주 일어나는 곳이니 밤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안양천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중간에 한두 번 정도 급작스럽게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보통은 한 번인데 여름에 물놀이장 개장 때문에 언덕길로 우회시키는 경우가 있다.


광명역 근처는 뭔가 심심한 구간이다. 봄에 오면 뚝방길 위로 독산역 벚꽃길을 볼 수 있다. 한참 달리다보면 멀리 커다란 조개 같은 건물이 나오는데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다.


자전거길 위로 전철이 다니는 구일역을 지나면


특이한 형상의 커다란 돔이 보인다.


안양천의 지류인 도림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곳인 신정교도 서울 서쪽 자전거인들이 모임의 출발점으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신정교에서 한강까지는 은근히 멀다.


강 건너편에 나이아가라 호텔이 보이고 조금 더 달리면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안양천 합수부가 나타난다.


이 안양천 합수부의 탁 트인 풍경은 언제 보아도 좋다.


이제 슬슬 날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여의도 쪽으로 달리는데 햇빛이 뜨겁다. 여의도에 들어가기 전 당산 쪽으로 2호선 당산역에 가까운 나들목이 있다.


여의도 샛강 자전거길로 가는 갈림길은 일부가 물에 잠겼고 우리는 어차피 여의도 정코스로 간다.


햇빛이 뜨거우니 평소 여의도 자전거길 주변 한강 공원에 바글거리던 사람들이 모두 다리 밑에 천막을 치고 모여 있다. 흡사 난민촌 같다.


여의도의 맨 끝에 63빌딩이 있다. 건축기술이 발전하면서 거대한 빌딩들이 많이 세워지면서 이젠 우리나라 초고층 빌딩의 높이 순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1985년 완공된 후, 2002년까지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의 자리를 지켰던 63빌딩의 임펙트를 따라갈 빌딩은 아직 없는 듯하다.


여의도를 빠져나오면 노량대교 아래를 달리게 된다.


더운 여름에 다리 밑 그늘 속을 달릴 수 있으니 다행이다.


노량대교가 끝나면 반포천과 만나게 된다. 노을 카페가 있는 동작대교가 보인다. 반포천 쪽으로 빠져서 조금만 올라가면 4호선 동작역이다.


반포천과 동작대교를 지났다면 이제 곧 잠수교다. 이름만 섬인 수상 구조물인 세빛섬도 보인다. 잠수교 횡단보도에는 버튼을 누르면 작동되는 신호등이 있다. 여러 명이 기다리면서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는 웃긴 일도 자주 벌어진다.


서울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거쳐가는 가장 유명한 자전거 모임 장소인 반미니(반포 미니스톱)를 지난다. 우스갯소리로 자전거를 구경하려면 자전거 박람회에 가는 것보다 반미니 앞에 죽치고 있는게 더 낫다는 말도 있다.


남산타워와 한강을 보며 달리지만 심심한 구간이다. 예전에는 이 길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으니 지겹도록 달렸던 길이다.


압구정 나들목을 지나서 탄천 합수부에 도착한다. 이제 탄천 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출발점이었던 양재천 합수부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지니님이 점점 힘들어한다. 이러다가 더위 먹는게 아닐까 모르겠다.


드디어 양재천 합수부에 도착했다. 약 70km 정도를 달렸다.


탄천1교를 건너 집에 가려면 짧은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아침에 조금 늦게 출발하다보니 12시 즈음 도착했다. 어느 정도 구름이 해를 가려주던 덕분에 그나마 시원했던 날씨가 11시 반 쯤부터 쨍하고 맑아지면서 급격하게 더워졌다. 이런 날씨에는 오늘처럼 더워지기 전에 운동을 끝내는 것이 좋다.


길만 잘 알게 되면 거의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 가능한 코스이기 때문에 나는 평일에 퇴근해서 가끔씩 이 하트 코스를 탈 정도로  하트 코스는 장거리를 위한 지구력 훈련에 좋다. 지금은 남한강 자전거길 덕분에 예전 만큼의 인기는 없지만 순환 코스라서 집으로 돌아가기 편하고 서울 남쪽을 두루 다닐 수 있는 이 코스를 달리는 사람은 계속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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