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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Sep 03. 2018

춘천 상걸리 - 포장된 산길을 따라서

2018년 8월 18일


그 동안의 엄청난 폭염에 자전거를 조금 덜 탔는데 오랜만에 폭염이 조금 가라앉는다고 한다. 오늘은 춘천 동쪽의 느랏재를 넘어 품걸리 쪽으로 로드바이크로는 가기 애매한 길을 산악자전거로 가보기로 한다.


종종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근처 설렁탕집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춘천 현지인이라면 대부분 아는 복잡한 오거리인 팔호광장에서 오늘 라이딩을 시작한다.


느랏재에 가기 위해서는 팔호광장에서 후평동 쪽으로 마냥 직진하면 된다. 쭉쭉쭉 직진만 하자.


동면IC 교차로를 지나서 계속 직진하면  느랏재 오르막이 시작된다. 지니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오르막길이지만 1년에 두세 번 지나다니는 정도다.


길 이름도 가락재로인데다 그리 유명한 고갯길도 아닌 느랏재, 느랏재 막국수집이 여기가 느랏재 입구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느랏재는 엄청 가파르고 힘든 곳은 아닌 정도의  꾸준히 올라가면서 운동하기 좋은 곳이다.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개들이 마중나온다. 여기 쯤 오면 거의 정상이다.


이 도로는 춘천에서 홍천으로 가는 통로이긴 하지만 춘천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이라 생각하는데 느랏재 정상에는 휴게소가 있다. 한 번도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느랏재 휴게소에서 조금만 가면 바로 느랏재 터널이다.


느랏재 정상 표지판은 터널을 지나 홍천 방향에 있다.


날씨가 시원해졌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며칠 전 폭염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 뿐이다. 챙겨온 얼음물을 마시면서 잠시 쉰다. 여름에 종일 라이딩을 하면 3리터 이상 물을 챙겨 다니는데 오늘은 1.5리터 정도만 가져왔다.


가락재 방향으로 내리막을 쭉 내달리면 집 몇 채 없는 작은 마을인 상걸리가 나온다. 이제 상걸리에서 품걸리 가는 방향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제 아스팔트 포장길은 끝나고 시멘트로 포장된 작은 길을 따라 간다. 로드바이크로도 무리하면 갈 수는 있는 길이긴 하지만 산악자전거가 있는데 로드바이크로 올 필요는 없지.


농장 근처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길래 잠시 멈췄더니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릴 보고 얼른 쫓아나온다. 워낙 외지고 사람이 없는 곳이다보니 심심한가보다.


마냥 고양이와 놀 수는 없으니 다시 출발한다. 고양이 녀석은 우리를 한참 바라보면서 운다.

 길 옆 절벽 아래에 토종벌통도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작은 시골길은 노면도 거칠지만 언제 급경사나 비포장길이 나올지 모르기에 깍두기 타이어를 장착한 산악자전거로 가는게 편하다.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가니 우리가 넘어왔던 느랏재를 품은 명봉이 보인다. 이런 산길은 모래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타이어가 두툼한 산악자전거라도 익숙하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시골길의 정상에 별로 볼 것 없는 전망대가 있다. 정말 볼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여기에 왜 돈을 들여 전망대를 설치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냥 이 길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그런 듯하다.


원래 품걸리까지 갈까 했는데 이미 오후 12시 반이고 이대로 아주 작은 산골인 품걸리로 갔다가는 배가 고파서 힘들 것 같다. 운동은 충분히 했으니 돌아가기로 한다. 여기서 그대로 전진하면 품걸리와 야시대리를 지나 지금까지 온 만큼 더 가야 홍천군 화촌면에 갈 수 있다.


왔던 길이 계속 오르막길이었으니 이제 내리막을 쭉 내려가면 된다.


고양이를 만났던 농장 앞에 가니 이 녀석이 우리를 보고 다시 쫓아나온다. 또, 한참을 고양이와 논다.


느랏재를 반대로 넘어가는데 햇빛은 쨍하고 기온이 한참 올라가는데 배까지 고프니 너무 힘이 든다.


45km 남짓의 짧은 코스지만 더위에 의한 체력 고갈로 꽤 힘들었다. 사실 이 코스는 숲 속을 달리는 길이라 단풍으로 숲 자체가 아름다워지는 가을에 가는 것이 알맞다. 그래도 청명한 하늘과 숲을 달리고 아기 고양이랑 잘 놀았으니 나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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