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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0. 2019

횡성 어답산 임도 자전거 타기

횡성 산악자전거 임도 코스

2019년 6월 2일


이번 주는 오랜만에 산악자전거를 탄다. 도로를 타기 좋은 4~5월에는 로드바이크를 타고 날씨가 더워지는 6월부터는 숲 속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것이 알맞다. 보통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 임도 구간 통제가 많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임도 라이딩은 6월부터 10월 사이가 좋다.


오랜만에 산악자전거를 타니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40km 정도의 임도 코스를 달리기로 한다. 이번에는 횡성 어답산 코스를 가본다.


횡성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가깝다. 서울에서 1시간 반이면 횡성지 갈 수 있다. 일단 횡성 운동장 근처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순환 코스라 횡성 읍내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갈 필요는 없다. 추동리 농협에 주차를 하고 출발하기로 했는데 워낙 작은 마을이라 주차장도 작고 공중 화장실도 없다. 적당히 챙겨서 출발한다. 다음에 오게 되면  예 병지방리 쪽에서 출발해도 될 것 같다.


어답산 임도 입구는 병지방리 방향이다. 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갔다가 갑천 방향에서 돌아올 것이다.


병지방 계곡을 따라가는 길은 큰 산에 둘러싸인 막힌 이다. 당연히 마을 사람들과 계곡에 놀러 오는 사람들 외에는 통행하는 차들이 없다.


높은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길을 슬금슬금 올라간다. 아주 약한 오르막길이다.


길이 산에 막힌 곳인데 길 끝까지 갈 필요는 없다. 병지방 오토캠핑장 가기 전에 임도로 들어가는 등산로 입구가 있다.


병지방 계곡을 넘어가면 바로 임도가 시작된다.


여기는 원래부터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해 놓은 곳이다. 임도 초입에 안내도가 있다.


총 3개의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1코스를 가다가 갑천면 쪽으로 빠질 것이다. 머지 코스들은 다음번에 와도 좋을 듯하다.


처음은 비포장 답지 않은 매우 부드러운 길이다. 니님이 오랜만에 산악자전거를 타니 어렵지 않은 곳이 좋다.


MTB코스 안내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코스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위험한 곳도 미리 알 수 있다. 사실 여기는 갈림길도 거의 없다.


자갈이 조금 있지만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느낄 만한 임도가 이어진다.


임도 코스들이 늘 그러하듯이 임도에 진입하면 한 동안은 오르막길이만 급경사는 없으니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정표가 워낙 잘 되어 있으니 길 찾는 것은 신경 안 써도 된다. 계속 쭉쭉 올라간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갑자기 숲 속을 벗어나 시야가 트인다. 벌목 중인 구간인지 나무들이 다 잘린 민둥민둥한 산비탈이 나온다.


여기부터는 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은근한 내리막길로 한참 달리다 보면 좌회전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대로 좌회전해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병지방리로 돌아가면서 MTB 1코스가 끝나는 것이다. 우리는 직진해서 산을 넘어 율동리로 갈 예정이다.


율동리로 가려면 임도를 따라 고개를 넘어야 한다. 덕길은 생각만큼 길거나 가파르거나 하지 않아서 무난히 넘어간다.


고개 꼭대기에 왔으면 이제 내려가야지. 잔잔한 자갈이 깔린 길을 쭉쭉 내려간다. 어려운 구간은 없다.


10km 남짓한 임도길이 끝나고 산 중턱에서부터는 포장길이 나타난다.


율동리에서 횡성 호수 쪽을 향해 내려가면 갑천면 읍내다.


갑천면 읍내의 편의점에서 간식을 조금 먹으면서 쉰다. 편의점 옆 공터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 이탈리아 아저씨가 쉬고 있길래 잠깐 얘기도 나눈다. 밀라노에서 온 사람인데 어떻게 이 시골 구석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동쪽으로 가려면 여기부터는 상당한 강원도 언덕들을 넘어야 할 텐데...


갑천면 읍내를 관통하는 19번 국도 따라 동포동한 포동리에서 구리고개라는 작은 언덕을 넘으면 횡성호수 방향이다.


구리고개를 넘어가면 삼거리다. 포동리에 삼거리까지 동네 이름이 재밌다.


구방교를 넘으면 이제 횡성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뚫린 새길에서 호수를 보면 옛길이 물에 잠겨있다.


구방리 쪽으로 횡성호수길 이정표를 따라 들어간다. 횡성호수길은 큰 횡성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아니라 횡성호수 가운데에 툭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날이 맑으니 호수가 정말 이쁘게 펼쳐진다.


횡성 호수길 입구에는 망향의 동산이 있다. 2000년 11월 횡성댐이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서 골짜기에 있던 5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여기 망향의 동산은 물에 잠긴 지역의 문화재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매년 고향이 수몰된 사람들이 망향제를 지낸다고 한다.


호숫길에 들어가려다가 몸이 갑자기 크게 지치는 느낌이 들어서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김밥과 떡볶이를 파는 깨끗한 식당이 있길래 들어가 본다.


간단히 요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큰 접시에 떡볶이가 푸짐하게 나왔다. 마을 이장을 하시던 아주머니가 하는 식당인데 친절하고 음식들이 푸짐하다. 양껏 먹으면서 쉰다.


배도 채웠으니 이제 다시 달릴 수 있다. 주차장을 지나면 호숫길이 시작된다. 여기는 정확히는 횡성 호수길 5코스이며 전체 코스 중에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호수가 정말 이쁘다.


일반 차량은 통행이 금지되었지만 마을 작업 차량들도 오가는 넓은 길로 들어간다.


포장길이 하나 있지만 이 포장길은 물속에서 시작되어 물속으로 들어간다. 수몰되기 전에 사용하던 도로인 듯하다.


수몰된 고향을 표현하는 조형물들이 있다.


안내판의 화살표를 따라서 입구로 들어간다.


임도보다는 깨끗한 비포장길에 가깝다. 산책객들이 많지는 않아도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닌다.


이렇게 경치 좋은 곳은 무조건 서행이다. 속도를 내봐야 민원으로 자전거 통행이 금지될 일만 생긴다.


입구인 망향의 동산에서부터 시작해서 돌아오는데 4.5 km 정도라 걸어도 한 시간 정도 거리지만 일정상 조금 서둘 필요가 있으니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간다.


2km 정도 달리니 깨끗한 비포장길이 끝나고 등산로 같은 길이 나왔다. 싱글 트레일 라이딩에 익숙하지 않은 지니님은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끌고  걸어간다. 기본 기술만 있으면 충분히 타고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나도 함께 걸어간다.


횡성의 상징인 한우가 길안내를 해준다. 여기서부터 1.9 km 남았다.


호수의 경치 만으로도 충분한데 길 옆에 나무토막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놨다. 꽃 모양이나 벌레 모양들이다.


마지막은 살짝 완만하길래 자전거를 타고 내려 온다. 지니님에게도 기본적인 산악자전거 기술을 슬슬 가르쳐줘야겠다.


다시 망향의 동산으로 돌아 나온다. 출입구 옆에 에어건도 있으니 흙먼지로 더러워진 자전거를 간단히 청소해준다.


이제 망향의 동산에서 다시 구리고개까지 돌아가야 한다.


구리고개를 넘지 않고 삼거리의 3거리에서 시골길로 들어간다.


약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깨끗한 포장길이 점점 망가지더니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이정표를 보니 여기가 화전리에서 망향의 동산까지 이어지는 횡성 호수길 4구간이라고 한다.


이 오르막길은 차도 종종 다니는 것이 그리 험하지 않은 부드러운 비포장이고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포장도로가 나오면 화전리다.


축사 몇 개를 지나면 아까 임도 끝 지점에서 만났던 추동리 가는 도로와 만난다.


마지막으로 삼거현을 넘어가면 오늘의 오르막길은 모두 끝난다. 고개를 나타내는 말로 령, 재, 치는 많이 쓰이고 익숙한 편인데, 마찬가지로 작은 고개를 뜻하는 '현'은 온 동네 고갯길을 돌아다닌 나도 매우 드물게 본다.


이제 추동리로 편하게 달리기만 하면 된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어마어마한 물줄기가 솟아 올라서 어디 저수지에 분수대라도 설치했나 했더니 급수기가 대단하다.


드디어 추동리의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늘 달린 거리는 40km 정도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충분히 즐거운 하루였다.


간식 삼아 먹으려 했던 떡볶이가 워낙 푸짐해서 저녁은 돌아와서 먹기로 한다.


오랜만에 산악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11월부터 5월까지의 산불 통제 입산 금지 기간 때문에 봄에는 주로 로드바이크를 타게 된다.


어답산 MTB 코스 1구간만 탔지만 횡성 호수길 5구간도 다녀오니 만족스러운 코스였다. 코스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다닐 만큼 급경사가 적고 노면도 나쁘지 않았다. 지니님도 오랜만에 타는 만큼 적응을 위해서 어렵지 않은 코스를 다녀왔다. 다음 기회에는 어답산의 나머지 코스도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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