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Apr 22. 2019

용인 남부 자전거 나들이

고삼호수와 이동저수지

2019년 4월 13일


지난주의 안성 자전거 나들이는 꽤 즐거웠다. 그래서, 이번 주도 경기 남부 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용인 사람들이 주로 가는 코스 중에는 고삼호수와 이동저수지를 간단히 돌아서 가는 마실 코스가 있는데 50km 정도밖에 안되니 이를 조금 더 확장해서 돌아보기로 한다. 이렇게 해도 70km 정도 밖에 안 되는 가벼운 코스다. 리를 금 더 늘리려면 용인 시내에서 출발해서 경안천을 따라 와우정사에 들러도 좋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달린다.


오늘 출발점은 용인 이동면의 하나로 마트다. 순환 코스니 이동 저수지 바로 근처의 이동면사무소에서 출발해도 다.


근처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내가 먹을만한 것은 소고기 샤브샤브뿐이다. 자주 먹는 등촌 샤브 칼국수와 비하긴 한데 맛이 좀 애매하다. 어쨌든 넉넉히 먹었다.


이제 출발한다. 먼저 문수산 방면으로 달리는데 대형 화물차들이 자주 지나간다.


잠깐 올라가면 용덕 저수지가 있다. 용덕 저수지를 지나면 묵리가 나온다. 묵리 임도가 트래킹 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반대편의 시궁산과 삼봉산은 예전에 산악자전거로 올라갔다가 계단 때문에 고생했던 곳이다.


계속 달리면 문수산 터널로 문수산을 넘게 된다. 터널까지의 경사가 완만해서 그리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다.


문수산 터널을 통과해서 독성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고삼호수로 갈 수 있지만 거리가 너무 짧아지니 우리는 좌회전해서 좀 더 길게 탄다.


지니님이 밭에서 고라니 새끼를 발견했는데 이 놈이 갑자기 밭에서 나오더니 쏜살같이 길을 건넌다. 로드킬 당할 뻔하지만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다.


순대로 유명한 백암 방향으로 달리다가 생태통로를 지나면 영곡 사거리에서 325번 도로를 따라 우회전한다.


오늘도 지난주처럼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게 목적인데 은근히 차가 많이 다닌다.


길 옆으로 돌산이 보인다. 조비산이다.


325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 번화한 느낌의 삼죽면 읍내가 나온다.


읍내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벚꽃길이 우리를 유혹한다. 마침 그쪽으로 가야 하니 좋다.


여기에도 저수지가 하나 있다. 덕산 저수지를 따라서 벚꽃길을 달린다.


봄에는 역시 벚꽃과 함께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듯하다. 적당히 따듯한 바람을 느낄 수 있으면서 칙칙했던 자연에 화려함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덕산 저수지에서 고삼호수로 가려면 가현치라는 약한 오르막길을 넘어야 한다. 보통 고개에 '치'가 붙으면 치가 떨리게 힘든 곳이 많은데 여기는 무난하다.


가현치 정상부터는 보개면이다.


내리막길의 끝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원래 고삼호수의 남단을 따라 가려했는데 지니님이 이정표를 보고 가는 바람에 북단으로 와버렸다. 북단은 길이 좀 더 좋은 대신에 차량 통행이 많다.


보통 호수나 저수지는 동네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다. 고삼호수니까 여긴 고삼면이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고삼호수는 꽤 크고  호수다. 호수라고 하면 저수지보다 좀 더 풍경이 좋고 주변에 식당이나 매점 같은 것들이 있는 듯하대.


그런데, 차량 통행이 좀 있어서 그런지 지니님은 자전거에 집중하느라 고삼호수의 경치를 제대로 못 봤다고 한다.


고삼면 읍내의 편의점에서 잠깐 쉬었다가 원래 가려했던 고삼 호수 남쪽을 조금 구경하고 가기로 한다.


파란 물빛이 아주 이쁘다. 차가 없는 조용한 길을 달리니 더욱 좋다.


길가에 벚나무와 개나리가 활짝 피어 있으니 안 그래도 이쁜 호수 풍경이 확 살아난다.


여기서 큰길을 계속 따라가면 호수에서 멀어져 남쪽으로 빠진다. 휴게소라고 되어 있는 뭔가 난잡해 보이는 카페가 있는 길로 들어가야 호수에 가까이 붙어서 달릴 수 있다.


노면 상태가 썩 나쁘지 않은 작은 길이 호수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동그락섬이라는 작은 섬에 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고삼호수의 남쪽 길도 거의 다 왔으니 다시 고삼면 읍내 쪽으로 되돌아가기로 한다.


이제 고삼면 읍내 삼거리에서 용인 방향으로 82번 도로 옆의 작은 도로로 달린다.


방고개라는 낮은 언덕이 나타난다. 골프장과 공장이 있는 꼭대기를 넘어간다. 네 자전거 동호인들이 기운차게 우리를 앞질러간다.


천주교 미리내 성지가 있는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를 지난다. 82번 도로가 아닌 작은 길로 82번 도로를 따라서 계속 달려야 한다.


안성맞춤대로라는 이름만 대로인 작은 도로는 난실 교차로에서 끝난다. 여기서 짧게 끝내고 싶으면 82번 도로를 따라 우회전해서 이동면 읍내를 관통해서 주차해둔 천리로 바로 갈 수 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이동 저수지를 둘러가기로 한다.


314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이동저수지가 나타난다. 뭔가 큰 저수지이긴 하지만 고삼호수처럼 이쁘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는다. 것이 호수와 저수지의 차이점인 듯하다.


이동저수지 서쪽 끝에서 바로 마을길로 넘어가면 한적하게 달릴 수 있다.


길이 조금 애매해서 농로를 따라서 질러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노면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을 입구에서 잠깐 잘못 들어갔던 길로 가는 게 나았을 뻔했다.


거친 농로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싶었는데 지니님 자전거 뒷바퀴에 자갈이 박혀서 펑크가 났다. 집에 타이어가 많아서 낡은 타이어부터 쓰다 보니 교체할 때가 되었다. 적당한 공터에 앉아서 펑크를 때우고 출발한다.


좁은 길에 차량 통행이 은근히 많다. 이대로 321번 도로로 직진하면 중앙분리대가 있는 큰 도로로 가게 되니 이를 피해서 이동면사무소 방향으로 다.


이동저수지 바로 위의 창리 저수지를 지나면 이동면 읍내에 도착하게 된다.


주민센터 화장실에 들를 겸해서 잠깐 쉬었다가 간다. 여기 사람들은 한참 탁구 치러 모여있다.


근처 카페에 익숙한 자전거 소녀가 있어 사진에 담아본다.  자전거 소녀는 전주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제 45번 도로 옆의 작은 도로로 천리까지 직진하면 된다. 충분히 큰 45번 도로가 있는데 멀쩡한 작은 길을 확장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느긋하게 달려서 천리에 도착하니 오후 4시다. 적당히 한 바퀴 돌고 온 듯하다.


안성보다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라 그런지 지난주의 안성 자전거 나들이보다는 전체적으로 차량 통행량은 많은 코스였다. 동호인들이 주로 가는 원래의 60km 코스로 가면 차들도 조금 덜 만났을 것이다. 힘들고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지만 은근히 힘들었다.


근처 동네 사람들이 타는 그런 흔한 코스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고삼호수와 이동 저수지 외에도 이런저런 저수지나 한적한 시골길이 있지만 대단하게 볼만한 것은 없는 곳이라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기까지 할 만한 곳은 아니지만 도권 남부에서 가볍게 타기에는 좋은 곳이다.


한참 피어오른 벚꽃을 보면서 봄나들이를 했다. 다음 주에도 벚나무가 많은 코스를 달릴 예정이지만 아마도 다음 주면 모두 질 것 같아서 이번이 올해의 봄꽃 나들이로는 끝자락이 될 듯하다. 벚꽃이 지면 다른 꽃을 찾으러 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봄나들이 안성맞춤 자전거 코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