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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9. 2020

자전거로 화천 수피령 넘기

5번 국도 민통선 앞에서 돌아오다.

2020년 6월 14일


날이 점점 더워진다. 지난번에는 더위를 피해서 양양까지 갔는데 이번 주에는 동해 쪽이라고 딱히 시원하진 않다. 이럴  때는 멀리 가지 않고 지니님이 사는 춘천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마침 화천 쪽이 그나마 다른 곳보다는 기온이 1~2도 낮은 듯하다.


오늘은 화천군 상서면에서 출발하여 수피령을 넘어 5번 국도 최북단 구간을 달리려 했는데 용암삼거리 검문소에서 자전거 출입 통제로 다시 수피령을 넘어 되돌아오는 왕복 코스가 되어버렸다. 왕복 거리는 70km 정도지만 수피령을 두 번 넘게 되니 쉬운 코스는 아니다.


강원도 산골짜기 고개를 넘으려면 사람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늘은 콩나물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오늘도 면사무소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화천군 읍내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파포리에 상서면사무소가 있다.


파포리에서 다목리 방향으로 출발한다. 목리까지 461번 도로로 달리면 된다.


파포리에 춘천 가는 이정표가 있다. 파포삼거리 고개가 경사가 좀 센 편인데 장촌삼거리에서 우회하면 고개를 피해 파포리로 올 수 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그리 덥지는 않고 공기가 청량하다. 요즘  시골에는 길 옆으로 죄다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중국발 폐렴에 묻혀 잊히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돼지열병의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면 숙고개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언덕길을 한 번 오르내린다.


파포리 다음은 봉오리다. 봉오삼거리에서 다목리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된다. 여기도 군부대가 많은 동네라 식당이나 매점이 조금 있다.


봉오리에서 다목리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하나 있다. 그리 길거나 힘들지는 않은 곳이다.


고개 정상부터는 다목리다.


다목리까지 내리막길로 쭈욱~ 이 아니고 다목리는 실내고개와 수피령 사이의 조금 높은 지대라 해발 400m 정도 된다. 고개를 내려가면 다목리까지 약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하필이면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온통 공사하고 임시포장을 해놓았다. 속도를 내지 않고 살살 달린다. 화천 쪽에서부터 상당 구간이 공사와 임시포장으로 자전거는 물론 차도 달리기 안 좋다.


차들이 많이 안 다니는 곳이라 그런지 개들이 도로 위에 돌아다닌다.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아예 중앙선에 배를 깔고 퍼져 쉰다. 자전거를 타고 시골로 돌아다니면서 개들을 자주 마주치지만 공격성을 띄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조금 있으면 곧 다목리인데 경사가 약해도 오르막은 오르막인지라 천천히 달린다.


벌목사업을 진행했는지 나무숲이 투블럭 스타일이다. 남아있는 나무들의 곧게 쭉쭉 뻗은 나무줄기가 숲을 산 표면에서 붕 띄워놓은 것 같다.


다목리에 도착했다. 광덕계곡 표시가 있는데 우리는 반대 방향인 수피령으로 올라간다.


이제부터 수피령 오르막길이다. 얼마 전에도 왔으니 꽤 익숙하다. 오르는 길 옆이 죄다 군부대이다. 군부대 입구의 수피령 호랑이가 눈에 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흐렸던 날씨가 자꾸 맑아지려 한다.  하필 그늘 없는 오르막길에서 해가 나오는 건지...


쭉쭉 뻗어 올라가던 직선 오르막길이 곡선 구간으로 바뀌면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해발 700m 표지가 있다. 피령 정상이 780m 정도이므로 거의 다 온 셈이다.


수피령은 정상 양쪽으로 S자 구간이 하나씩 있다. S자 구간을 올라가는 중간에 정상 표지판이 보인다. 거의 다 왔다.


해발 400m인 다목에서 올라가는 방향은 상승 고도도 적은 편이지만 오르막길의 구조도 올라가기 좋게 되어 있다. 마지막 S자를 지나면 정상이 눈에 보이면서 숨 돌릴 수 있는 약한 오르막길이다.  


수피령 정상 표지석과 표지판이 종류별로 다 있다.


해발 780m 수피령 정상이다. 내려가는 S자 커브에는 철원 마스코트 두루미도 있다. 렇게 뭐가 많이 있어야 고개 정상에 오른 기분이 든다.


이제 철원군 육단리 쪽으로 쭉 내려간다.


하오재로와 이어지는 삼거리를 만난다. 지난번에는 좌회전해서 하오재로 갔는데 이번에는 와수리 김화 쪽으로 간다.


수피령을 넘었으니 잠시 쉬기로 한다. 육단리의 근남면사무소 맞은편에 편의점이 있으니 잠시 멈춘다.


편의점 안에 쉴 공간이 없나 싶었는데 바로 옆 빈 건물에 쉼터를 만들어놓았다. 에어컨까지 가동되고 청소가 잘 되어 있어 깔끔하게 쉴 수 있다.


출발하기 전에 근남면사무소에 들러 화장실을 다녀온다. 정문이 잠겨있어 뒤로 돌아가 보니 개방 화장실이 있다.


다시 출발한다. 용암삼거리까지 가로지르는 길이 있어 보이길래 근남주유소 앞에서 작은 길로 빠져 들어갔다.


얕은 언덕 하나를 올라가니 철원의 넓은 평야가 눈에 들어온다. 내륙 한가운데에 이토록 평평한 넓은 땅이 있어 농사가 가능했기에 역사에서 철원이 비교적 자주 나오는 것이다. 가장 근래라 할 수 있는 6.25 전쟁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싸운 곳 중 하나가 이 철원이다.


아... 지도에서는 분명히 도로가 있다고 나왔는데... 도로 공사장이 나타났다. 저 언덕을 넘어가면 바로 용암삼거리인데...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용양 삼거리를 거쳐서 용암삼거리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큰길로 내려가서 용양삼거리를 지난다. 5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이다.


여기서 화천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어렵사리 용암삼거리에 도착했는데 군 검문소가 있다. 주민이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다고 한다. 오늘 가려했던 전체 코스의 딱 절반인 곳인데... 어쩔 수 없으니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다시 육단리로 가서 다시 수피령을 넘어야 한다. 육단리 쪽에서 올라가는 수피령은 만만찮은데...


다시 공사장 쪽으로 가고 싶지는 않으니 신사곡교차로를 지나 육단리로 들어가는 길에 낮은 언덕을 하나 넘는다.


그리고, 수피령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한다. 에서 올라갈 때는 해발 450m 인 다목리에서 수피령 정상까지 300m 정도 상승하는데, 철원에서 가는 방향은 해발 350m인 육단리에서 400m 상승하는 것이니 철원에서 올라갈 때가 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그늘이 거의 없는 땡볕이다. 열심히 올라왔는데 이제 해발 600m 표지 보인다.


해발 700m 표지가 반갑긴 한데 햇볕이 따갑다. 볕에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으니 오토바이들이 지나가면서 엄지척을 해주는데 잔뜩 지나가니 너무 시끄럽다.


철원에서 화천 방향에도 S자 굽은 길이 정상 직전에 있다.


철원의 마스코트 두루미와 다시 만나면 곧 수피령 정상이다.


어우... 설마 했던 수피령 왕복을 해버렸다. 올해는 수피령에 더 이상 안 올 거다. 제 지겹기도 하거니와 더 이상 수피령을 넘어서 갈 새 코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목리로 쭉 내려가서 다목리 편의점에서 쉬어간다. 날 더운데 땡볕에 고개를 넘었으니 쉬어갈 만하다.


이제 남은 구간은 중간에 얕은 오르막이 조금 있지만 대부분 내리막이다.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니 지니님이 열심히 달린다. 약한 오르막 두 개도 그럭저럭 잘 넘어간다.


처음 출발했던 파포리가 보인다. 거의 다 왔다.


올라가기 싫어 보이는 오르막길 직전에 상서면사무소가 있다. 서면사무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오늘 자전거 타기를 마친다.


5번 국도 화천 구간이 자전거 출입이 안 되는 민통선 구간인 것을 모르고 출발했더니 도로 돌아 나오면서 수피령만 왕복하게 되었다. 조금 실패한 여행이지만 다른 자전거객들은 자전거 경로를 짜는데 이 글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용암삼거리의 군인들에게 자전거 통행 관련해서 좀 더 물어보고도 싶었지만 주말에 땡볕에 나와 있는 군인들을 번거롭게 하기가 싫어서 군말 없이 돌아 나왔다.


두타연 같은 경우에는 출입 신고만 해두면 자전거도 다녀갈 수 있기도 하고, 평화의댐~안동철교 구간은 3인 이상의 자전거 이용자는 통행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렇듯 최북단 군사 경계 지역의 자전거 통행은 미리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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