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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ug 24. 2020

양구와 인제 사이 자전거 운동

자전거로 양구에서 소양호 다녀오기


2020년 8월 17일


날이 더워졌으니 평소대로 100km씩 타면 힘들다. 즐겁자고 하는 일인데 몸을 괴롭히는 것은 싫다. 덥고 습한 날씨에는 평소보다 적게 타면서 몸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오늘은 양구 남면에서 소양호를 돌아오는 50km 코스를 달린다.


신남에서 출발해도 되지만 오늘은 양구 남면사무소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아와서 심을 좀 늦게라도 근처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남면사무소 앞으로 46번 국도가 지나간다. 가능하면 2 자릿수 국도는 피하는 편이지만 지방 국도 중에는 한적한 구간이 있다. 양구 자체도 차가 그리 많지 다니지  곳인데 양구에서 인제 가는 차들은 광치령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46번 국도 쪽은 한산하다.


신남을 거쳐 인제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우리는 곧 갈림길로 빠질 것이다. 시 돌아올 때는 신남에서 이 길로 돌아올 것이다.


조금 달리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두무리 방향으로 회전해서 들어간다.


이제 정말 한적한 길이다. 마침 다른 자전거 동호인들도 지나간다. 내 맘대로 다니는 자전거길이지만 른 자전거 동호인들이 보이면 이 길이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인가 싶다.


다만, 이쪽에는 두무동고개라는 해발 420m의 고개가 있다.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운동하기에 나쁘지 않은 오르막길이다. 다른 자전거 동호인들도 다니는 이유가 있다.


날이 덥기는 한데 그럭저럭 수월하게 천천히 올라가니 두무동고개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두무리 표지석이 있다.


내려가다 보면 이번 장마에 망가진 구간도 있다. 장마나 태풍 같은 큰 비가 지나간 다음에는 망가지는 도로가 많기 때문에 자전거를 탈 때 좀 더 조심해야 한다.


여기도 길 옆으로 멧돼지 방지 울타리가 있다. 원도에 온통 생겨나면서 경을 해치는 물건이지만 돼지열병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


두무 마을이 나타났다. 한적해 보이는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 더 내려가니 공사 구간이 있다. MTB로는 그냥 달리면 되겠지만 로드바이크니까 내려서 슬슬 끌고 간다. 런 데를 참지 않고 타고 다니면 펑크가 자주 난다.


관대리와 신월리 사이에서 소양호 북쪽 둘레길이 끊기는데 여기서 터널을 뚫어 이을 것 같다.


공사 구간은 터널에서 나오는 길과 원래 도로의 교차 구간으로 그리 길지는 않다.


비포장길을 벗어나 다시 달린다. 이제부터 소양호 둘레 구간인데 울창한 숲 때문에 소양호가 보이질 않는다. 끔 보이는 소양호도 수면에 부유물이 많다.


관대리부터는 소양호가 잘 보이긴 하는데 멧돼지 방지 울타리에 풍경이 많이 가린다.


이제 38대교로 소양호를 건가야 한다.


38대교 전에 공원화된 곳이 있어서 잠시 들러본다. 38대교가 한눈에 들어오긴 하는데 그 외에는 별 것 없다. 문 닫은 카페가 하나 있는데 무인카페로라도 오픈해두면 좋지 않을까 싶다.


관대리 두무리 쪽에는 주민이 50명도 안 살았는데 소양강댐 건설로 고립되다시피 된 이 주민들을 위해서 인제군 1년 사업 예산에 가까운 돈을 들여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한다. 지금은 마을 인구도 조금 늘고 양구로 가는 우회로도 하나 확보된 셈이라고 한다.


44번 도로로 근처를 지날 때 38이라고 크게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가 그곳이다. 음에는 다리에 근처 마을의 이름을 붙이려고 했지만 위도 38도 선이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있으니 38대교가 되었다.  


다시 출발해서 38대교를 건넌다.


38대교를 건너면 지니님이 좋아하지 않는 44번 국도로 신남까지 달려야 한다. 몇 km 안 되고 갓길까지 넉넉하지만 자동차들이 워낙 고속으로 달리는 곳이라 자전거로는 가고 싶지 않은 구간이다. 아까 공사 중인 터널이 개통되면 우리가 이 44번 국도 구간을 달릴 일은 전혀 없어질 듯하다.


38 휴게소가 있지만 그대로 지나쳐서 신남에 가서 쉬기로 한다.


장마로 물이 크게 불어나서 소양호 낮은 쪽의 길들은 다 묻혔다. 어차피 MTB가 아니면 갈 일도 없는 비포장길이긴 하다.


드디어 신남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신남 쪽으로 내려가면 시끄럽던 차량 소음에서 벗어난다.


신남 읍내 끝에 커피전문점이 있길래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 북부에서 많이 보이는 체인점이다.


넉넉하게 쉬면서 핫도그도 하나 먹었는데 겨우 그만큼의 열량이라도 아직 점심을 안 먹고 달리는 후반부에 큰 도움이 되었다.


신남에서 양구로 가는 46번 국도를 따라간다. 처음에 양구에서 출발할 때 달리던 그 길이다. 시작하자마자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신남에서 쉴 때, 이쪽 방향으로는 첩첩산중으로 보였는데 그 산 사이로 깨끗하게 길이 나있다. 길이 깨끗하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은근한 오르막이 아직 점심을 안 먹은 우리에겐 힘겹다.


일단 후반부의 첫 번째 오르막은 넘었다.


내리막을 쭉 내려가니 소양호가 보인다. 춘천에 있는 소양강댐에 의해 막힌 강물이 이렇게 커다란 호수가 되었다.


소양호 맨 위에서 인제로 가는 44번 국도 외에 소양호를 제대로 건너는 다리는 사실상 38대교와 양구대교 두 다리가 전부다. 오늘은 38대교로 소양호를 넘어서 다시 양구대교로 돌아간다.


양구대교 가운데 소양호에 이번 장마에 떠내려온  부유물들을 모아놨다. 이게 전부가 아니라 소양호 구석구석에 부유물들이 엄청 쌓여있다.


여기도 38선 표지석이 있다. 요즘 38선을 몇 번 넘나드는지 모르겠다.


소양호는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엄청나게 큰 인공호수다. 춘천, 양구, 인제에 걸쳐 있는데 호수 폭이 넓어지는 부분도 각 행정구역마다 있어 세 군데다. 인제 쪽의 소양호는 저 좁은 물길을 따라 양구 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양구 선착장 전까지 포장도로로 소양호에 접근할만한 곳은 없다.


강원도에서 흔히 보이는 마을 입구 장식물이 보인다. 아까 터널 공사를 하던 곳에서 이어지는 신월리로 가는 입구다. 양구대교를 건넜지만 여기까지는 아직 인제다.


신월리 입구를 지나면 이제 양구군 원리다. 여기서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오전의 두무동고개처럼 높고 긴 고개면 체력이 슬슬 떨어지는 지금은 많이 힘들 텐데...


주인하고 같이 산책 나왔던 백구 한 녀석이 우리가 신기한지 자꾸 따라온다. 공격성은 없는 것 같은 게 그저 우리가 신기해서 천천히 따라오다가 멈춰서 한참 쳐다본다.


길어 보이던 오르막길의 끝은 터널이다. 양구 여기저기의 터널을 넘나들었는데 양구터널이 안 보였는데 생뚱맞게 여기있다. 아까 두무동고개와 여기 양구터널의 산자락은 모두 도솔지맥으로 이 산줄기는 북한 금강산에서 시작하여 양구 해안면으로 갈 때 넘었던 도솔산을 거쳐 춘천 우두동의 작은 뒷산인 우두산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양구터널을 넘으면 이제 양구군 남면까지 거의 내리막이다. 사실상 오늘의 자전거 타기가 끝났다.


양구라 하면 유명한 먹거리가 시래기다. 근처에 시래기 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이 있어서 자전거를 얼른 차에 싣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다. 누가 뭐래도 나는 육식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이런 식사도 좋다.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 달린 거리는 50 km라 멀리서부터 일부러 타러 오기엔 조금 매하긴 하다. 사실 지난번 신남에서 출발할 때 이쪽까지 다 달리는 장거리 계획으로 출발했었는데 컨디션과 시간문제로 중간에 중단하고 44번 국도를 달려 신남으로 돌아왔다. 그때 남은 구간을 오늘 달려보니 그러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생하더라도 길게 장거리를 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리가 지난번에 다녀왔던 길과 합쳐서 달리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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