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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09. 2021

영월 백덕산 동계 산행

어렵지 않은 동계 산행 코스

2021년 1월 2일


어제 용문산과 유명산을 다녀왔다. 오늘은 좀 더 본격적인 동계 산행을 해보기로 한다. 영월과 평창 사이의 백덕산은 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에 하나이다.

백덕산은 숲이 울창해서 평소에는 시야가 막혀 답답한데 겨울에는 풍광이 좋은 산이라 해서 겨울 산행지로 정했다. 영월과 평창 쪽에 있어 강원도의 산치고는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가보기로 한다.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에서 문재 터널을 지나면 바로 등산 출발점인 운교리다. 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전원주택 앞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선객이 있는지 주차장이 꽉 찼는데 왼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길가에 주차할만한 공터가 나온다. 주차하고 준비해서 출발한다.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등산객이 오는 산이라 등산로 입구의 집주인이 주차장을 만들어 배려한 듯하다.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조그맣게 백덕산 등산로 팻말이 있다.


시작부터 경사가 좀 있는 길을 열심히 올라간다. 선 올라갈 때까지는 계속 힘들 것 같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빠른 페이스로 올라가려니 땀이 난다. 주변이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것이 백덕산은 봄부터 가을까지 시야가 꽉 막힌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


올라가다 보니 임도를 만난다. 여기서 임도 오른쪽으로 가면 문재터널 입구까지, 왼쪽으로 가면 산을 넘어 원당계곡까지 이어지는 임도다.


우리는 백덕산 임도 꼭대기로 가야 하니 바로 근처의 경사진 등산로로 올라가야 한다.


백덕산은 왜 100대 명산인지 산로를 올라가는 동안에는 알 수가 없다. 등산로가 경사는 있지만 꽤 심심한 편이다.


그리고, 100대 명산 치고는 이정표도 부실해서 드문드문 현 위치만 알려준다. 대신, 그만큼 사람이 적은 편이라 올라가는 중간에도 등산객을 거의 마주치지 않는다.


경사진 등산로는 능선으로 올라가면 부드러워진다. 바위 옆으로 조금씩 돌아서 가는 구간이다. 너무 산에 나무만 있으면 재미없다. 이렇게 바위가 좀 있어줘야 경치가 살아난다.


옆에 쌓인 눈에 스틱을 넣어봤더니 쑥 들어간다. 런데 잘못 밟으면 무너지듯이 넘어진다. 산 산행은 남이 먼저 밟아놓은 길을 가는 게 편하고 안전하다.


저 위에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일까... 눈 속에서도 파릇한 조릿대들 사이로 계속 걷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곳이 태백, 봉화, 영주, 청송이라면 그다음은 영월, 정선, 평창이다. 평창과 영월 사이의 산 꼭대기라 오래된 숲의 오래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무의 심부는 죽은 세포들이고 실제 생명활동은 껍질에 가까운 쪽에서 일어난다. 죽은 세포는 차차 썩어 없어지니 이렇게 나무속이 비어버린다.


산 꼭대기에서 바람에 시달리는 나무들은 기괴하게 꺾여서 자라는데 이 나무는 옆구리에 사람이 앉을만한 자리가 있다.


기상관측소를 지나면 거의 정상 능선 도착이다. 래저래 은근히 지형지물에 변화가 있어 생각보다 재미있는 산이다.


워낙 이정표가 없으니 가끔 만나는 이정표가 반갑다. 그나마도 표지판 하나는 떨어져 나갔다.


떨어져 나간 이정표가 우리가 올라온 주 등산로 방향이니 누군가가 이렇게 방향을 맞춰놓았다.


계속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땅으로 내리 박은 나무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백덕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나무가 나온다. 기괴하게 ㅅ자로 크게 꺾인 나무는 백덕산 정상보다도 더 백덕산의 상징이 되어 등산객들에게 시달린다.


이 나무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나무들도 기괴하게 이리저리 꺾여 있다. 리는 굴지성, 줄기는 굴광성이지만 여기 나무들은 제멋대로다.


정상 직전 마지막에 어렵지 않은 로프 구간이 있다. 줄 잡고 슬슬 올라가면 정상이다.


드디어 해발 1350m 백덕산 정상에 도착했다.


평창 아래쪽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정상의 조망  탁 트인다.


평창과 영월의 경계라 그런지 방금 전 안내판에는 평창 8경 중 3 경이라는데 옆의 등산안내도는 영월을 중심으로 나와있다.


정상석 바로 남쪽의 산봉우리는 신선봉인가...


쪽으로 구불거리며 흘러가는 평창강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보이는 풍력발전단지는...


청옥산 육백마지기 쪽의 풍력발전단지인가 보다. 올해는 꼭 한 번 다녀올 생각이다.


산 꼭대기라서 그런지 춥고 바람이 많이 분다. 슬슬 돌아가야겠다. 처음에는 일단 문재터널 쪽으로 간다.


아이젠이 단단하게 얼음을 잡아주니 로프 없이도 내려갈만하다.


ㅅ나무를 지나서 걸어간다.


여기서 올라왔던 먹골 방향으로 가지 않고 문재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같은 길 두 번 가면 재미없다.


조릿대 밭을 지나 내려가니 이정표가 있다. 그대로 가면 문재 터널 앞으로 가게 되니 여기서 빠져야 하는데 경사가 심하고 정비가 안되어 있다는 경고문이 있다.


그래도 차로 가려면 이리로 가야 한다. 먼저 지나간 선객들의  발자국을 따라 내려간다.


돌밭이었을 테지만 눈이 쌓이고 선객들이 길을 내놓았으니 아이젠과 스패츠로 내려가기에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경사도 적당히 있어 빠르게 고도가 낮아지지만 위험한 급경사 구간이나 절벽길은 없다. 내려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


아까 올라갈 때 만났던 임도와 다른 지점에서 다시 만났다.


여기서도 임도 옆으로 다시 내려간다. 경고문이 또 붙어 있는데 그 옆으로 내려가면 된다.


얼어붙은 계곡을 건너고 인적이 드문 돌밭을 돌파해서 내려간다.


길이 완만해진다 싶더니 등산 안내판이 나온다. 거의 다 내려왔다.


마을 농지 뒤로 나왔다.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차를 세워둔 곳 근처다. 오늘 등산도 만족스럽다. 돌아오는 길에는 안흥 찐빵 집들이 즐비하다. 힘든 등산 후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따듯한 찐빵을 하나 먹으면 딱 좋다.


백덕산은 울창한 숲 속의 경사진 길을 올라가는 산이다. 능선 전에는 힘든 오르막길 외에 별 것이 없어서 그런지 큰 인기는 없는 산이라 그런지 요즘 같은 시기에 딱 좋은 것 같다. 그래도 100대 명산 선정에서 빠지지 않는 산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있긴 하다.


백덕산은 능선에 이어지는 기괴한 나무들과 정상에서의 조망이 훌륭하다. 후기들을 찾아보니 재미없는 산이라고들 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육산들과 비교해보면 상위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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