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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22. 2021

2021 횡성 버추얼챌린지 1,4코스

비대면 자전거 대회 참가

2021년 4월 18일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잘 가지 않는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차 없는 곳으로 다니는 것이 좋으니 당연히 자전거 대회나 대규모 모임에는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3월의 어느 날 지니님이 자전거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한다. 횡성에서 하는 2021 횡성 버추얼 챌린지 자전거 대회는 이번 코로나 상황에 맞추어 한날, 한시에 모이지 않고 참가 신청 후에 각자 자유롭게 코스를 달리고 인증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총 4개의 코스, 약 130km를 기한 내에 달리고 인증하면 된다고 한다. 코스 먼저 살펴본다.

횡성은 우리도 여러 번 다녀갔던 곳이라 코스의 대부분이 아는 구간이다. 4개의 코스 모두 차량 통행도 얼마 없고 조용한 도로를 위주로 잘 구성해놓았다. 1만 원의 참가비가 있지만 지역 상품권 1만 원을 주는 데다가 기념품까지 준다니 겸사겸사 한 번 가보기로 하고 참가신청을 한다. 올해 시즌온을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대회는 4월 9일부터 시작되었지만 지난 주말에는 비가 왔다. 마찬가지로 어제도 낮에 비도 오고 황사도 심해서 일요일인 오늘 달리기로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아주 좋다. 일반적인 대회 참가자들이라면 1코스부터 달릴 것 같지만 우리는 거리상으로 가까운 서원면의 4코스를 먼저 달리기로 한다.


늦장을 부리면서 느긋하게 서원면사무소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거의 비어있고 생각보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없다. 오늘은 이번 2021년의 자전거 시즌을 시작하는 날이다 보니 자전거 체인에 오일링도 하고 공기압도 체크한다. 깜빡한 것은 내 고글 밖에 없다.   


코스를 완주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인증 사진을 찍어야 한다. 출발지인 서원면사무소에서 인증사진을 찍는다. 인증을 하려면 귀찮아도 어쩔 수 없다.


서원면에서 출발한다. 식당만 몇 군데 있고 하나로마트가 하나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보니 잠깐 달리면 바로 마을을 벗어난다. 그만큼 차량 통행도 없지만 차들이 종종 지나가기 때문에 도로에서 방심하면 안 된다.


마을을 벗어나면 한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풍수원성당을 지나 4코스의 최고점인 솔고개까지 계속 약한 오르막인데 맞바람까지 불어오는데 지니님은 잘 달린다. 작년 10월 이후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신나나보다.


작년 이맘때 지평에서 출발해서 풍수원으로 한 바퀴 돌았을 때 지나갔던 삼거리다. 여기서부터 풍수원 삼거리까지는 와본 길이지만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니 새롭게 느껴진다.


횡성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횡성 한우는 안다. 그만큼 횡성에는 축사들이 많아 지나는 길 옆으로 축사들이 여럿 있다. 축사의 소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소는 생각보다 머리가 좋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풍수원 삼거리를 지나 4코스의 인증지인 풍수원 성당으로 달려야 한다.


대회 주최 측에서 제공한 GPX 파일을 보며 정방향으로 달리는데 반대편에서 역으로 도는 참가자들이 여럿 보인다. 어차피 인증만 하면 되는 것이라 어느 방향으로 가도 상관없다. 올해 벚꽃 시즌에는 주말마다 비가 와서 벚꽃을 보러 가지 않았는데 코스 여기저기 벚꽃과 개나리가 피어 있다.


올해 봄은 유난히 빠른 것 같다. 산에도 신록이 파릇파릇 눈이 부실 정도다.


풍수원 삼거리에서 6번 국도와 만난다. 6번 국도는 한 자릿수의 큰 도로지만 여기서부터 5번 국도와 만나기 직전까지는 꽤 한산한 편이고 횡성 읍내를 벗어나면 다시 차량통행이 적어 자전거 타기에 나쁘지 않다.  


강원도 마스코트인 곰이와 횡성의 마스코트인 한우리가 그려진 조형물을 지나면 곧 인증 장소인 풍수원 성당이다.


풍수원 성당은 솔고개를 올라가는 입구에 있다. 여기가 풍수원임을 알려주는 풍수원 식당이 있으니 지나칠 염려는 없다. 여기 풍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이라고 한다.  


풍수원 식당 옆길로 올라가면 풍수원성당이다.


성당 입구에는 차량통행을 금지하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다. 물론 자전거 통행도 금지다.


대회 규칙이 인증 장소에서 인증하라고 하니 멀리 풍수원 성당으로 인증 사진을 하나 찍는다.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성당 구경이나 해보자. 자전거는 입구에 놔두고 걸어간다. 바로 옆의 유현 2리 마을회관 방송탑에 산타클로스가 올라가 있다. 조선시대의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 마을로 들어온 사람들은 성직자도 없이 80년 동안 스스로 신앙생활을 했다고 한다.


풍수원 성당이 눈에 가득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지어진 성당이자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최초의 성당이라고 한다. 유럽의 마을마다 있는 큰 성당들에 비하면 소박한 느낌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유럽 어디보다 신앙심이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둘 다 종교가 없지만 이렇게 열심히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 같다.


성당 옆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화장실 앞에 산타클로스가 앉아있다. 지니님에게 소원을 얘기해주라고 했더니 치킨 기프티콘 하나만 달라고 한다.


성당 주변을 한 바퀴 천천히 돌면서 구경한다. 참 아담한 성당이다.


이제 다시 서원면사무소로 돌아가면 된다. 풍수원성당에서 돌아 나오면 4코스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솔고개를 올라가야 한다.


풍수원 성당이 보이는 6번 국도를 올라간다. 오르막길이지만 매우 완만한 편이다.


솔고개 정상은 해발 약 390m다. 서원면에서 여기까지 계속 맞바람에 오르막길이었는데 이제 서원면으로 돌아가는 길은 거의 내리막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내리막은 아니다. 유현 교차로 전에 잠깐 약한 오르막이 있다.


이제 하나로마트가 있는 유현 교차로에서 이정표를 따라 서원면으로 간다.


봄을 만끽하기에 좋은 날씨에 쉬운 코스를 타니 즐겁다.


서원면 읍내에 들어가기 직전, 현란한 보라색 꽃들로 눈이 부시다.


다시 서원면 읍내로 돌아왔다. 30km 정도의 코스이다 보니 정말 어렵지 않게 금방 한 바퀴 돈 것 같다.


오후에는 횡성 버추얼 챌린저 1코스를 타기로 했다. 출발점인 횡성 운동장이 있는 횡성 읍내는 서원면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5번 국도와 6번 국도가 만나는 구간을 자전거로 왕복하긴 싫으니 다시 자전거를 차에 싣고 횡성 읍내로 간다. 오전에 겨우 30km를 탔더니 출발 전에 먹은 아침밥이 아직 안 꺼졌다. 그래도 1코스 중간에는 보급이 애매하니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1코스 출발점인 횡성 운동장 가기 전에 가끔 들르는 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을 먹는다. 여전히 먹을만한 식당이다.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배번과 함께 지역 상품권 1만 원이 오는데 여기서 식사하면서 사용한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1코스의 출발점인 횡성운동장에 도착한다.

이동 중에 오전에 1코스를 다녀가는 지인에게 연락했더니 횡성 운동장이 참가자들로 바글바글 한다고 했는데 오후에는 다들 끝내고 집에 가는지 주차장이 한산하다. 4코스부터 시작하기를 아주 잘한 것 같다. 1코스 출발점인 횡성한우 동상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1코스의 첫 목적지는 횡성댐이다. 섬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섬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도 되는데 코스 안내로는 자전거길이 아닌 차도로 머지고개를 넘어가게 되어 있다. 아마도 섬강 자전거길 초입 구간에 공사가 안 끝나서 이렇게 구성한 듯하다.


섬강을 따라가야 하니 로터리에서도 그대로 직진이다.


지금까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는데 로터리를 지나면 더욱 한적한 길이 된다.


여기 올 때마다 길이 막히는 횡성댐 쪽으로는 한 번도 가지 않고 대관대교를 넘어 갑천이나 공근으로 갔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횡성댐을 들르게 되었다.



댐이란 것이 커다란 물막이 벽이기 때문에 댐 상부로 가는 길은 언제나 오르막길이다. 볼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차들이 은근히 지나간다. 횡성댐 상부의 물문화관에 도착한다.


이 기념탑이 인증 장소다. 커다란 기념탑 앞에서 인증사진을 남긴다.


처음 왔으니 잠깐 구경이나 해본다.


갑문과 그 부대시설 쪽은 국가 중요 시설물이라 사진 촬영 금지인데 안쪽의 횡성호수 쪽은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 여기 횡성댐이 건설되면서 거대한 호수인 횡성호가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서 여기도 몇 개의 마을이 수몰되었는데 다음 인증 목적지가 그 수몰된 마을 사람들이 만든 망향의 동산이다.


다시 출발한다. 이제 대관대교로 돌아가서 삼거현을 넘어 갑천면 쪽으로 달려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물문화관이 폐쇄되면서 물문화관 화장실도 함께 폐쇄되었다. 아래쪽의 수림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있어 수림공원 화장실을 들른다.


다시 돌아 나오면 대관대교를 건너야 한다. 대관대교를 지키는 네 마리의 한우 동상이 인상적이다. 횡성 읍내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게 되면 필연적으로 여러 번 건너게 되는 다리다.


1코스는 두 개의 오르막이 있다. 대관대교를 지나면 아주 약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우뚝 솟은 어답산이 보인다. 어답산은 횡성 MTB 코스가 있어서 몇 년 전에 다녀갔었다.


가는 길에 삼거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도 제방을 쌓아 물을 막은 곳이기 때문에 또 오르막이 있다. 여기서부터 그리 높진 않지만 1코스 최대의 오르막길인 삼거현 고개를 올라가야 한다.


작은 고개를 뜻하는 현이 붙은 지명이 지금은 얼마 남지 않았다. 삼거현도 그중에 하나다.


삼거현은 정상에 올랐다 싶으면 다시 내려갔다 또 같은 높이를 올라가야 하는 쌍봉낙타 같은 정상이 있다. 중간의 움푹 꺼진 곳에서 비포장인 마을길로 내려가면 갑천면 읍내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횡성호수로 갈 수 있는데 안 그래도 짧은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그대로 달린다.


다시 두 번째 고개 정상을 올라가면 일단 삼거현은 넘은 것이다. 횡성 읍내로 들어가기 전에 비슷한 높이의 고개 하나를 더 넘어가야 한다.


삼거현에서 쭉 내려오면 갑천면 읍내다. 횡성 읍내로 돌아가야 하니 만나는 갈림길에서 계속 우회전만 하면 된다. 횡성에서 둔내나 서석과 연결되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지만 큰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외지 사람이 올 일이 많지 않은 동네인데, 그만큼 자전거 타기에는 좋은 곳이라 우리는 종종 지나다니는 곳이다. 작년에도 왔으니 딱 1년 만에 또 왔다.


작은 마을이지만 편의점이 있어서 보급하기에 좋은 곳이다. 편의점에서 잠깐 쉬었다 간다. 아직 배가 고프진 않지만 단팥빵을 하나 집어 먹는다. 군것질을 자제하지 않으면 살이 찔텐데 갑자기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는 것보단 낫다.


여기까지 왔으면 횡성 운동장까지 15km 정도 남았다. 너무 지체하면 해가 떨어질 수 있으니 슬슬 움직인다.


갑천면 읍내에서 약한 언덕길인 구리고개를 넘으면 횡성호수가 펼쳐진다. 횡성댐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호수지만 커다란 호수가 멋지다. 주변을 잘 보면 수몰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이용했던 길들이 물속으로 사라지는 곳이 여럿 있다.


다음 인증지는 망향의 동산이다. 횡성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 사람들이 만든 곳이다.


망향의 동산에 도착했다.


여기는 인증 포인트가 두 군데인데 어디서 찍어도 된다. 온 김에 두 군데 다 인증 사진을 찍는다. 망향의 동산 기념탑과 중금리 삼층석탑이다.


중금리 삼층석탑도 원래 있던 절터가 수몰되면서 이리로 옮겨왔다고 한다.



여기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횡성호수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횡성호수길 5코스를 걸을 수 있다. 횡성 버추얼 챌린저 대회 참가자는 입장이 무료인데 우리는 예전에 유료화되기 전에 이미 다녀갔으니 오늘은 그냥 들르지 않고 지나간다.


망향의 동산에서 돌아 나오면 이제 횡성 운동장까지 10km 정도 남은 것이다.


여기서부터 평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까 삼거현과 비슷한 높이의 마당재를 넘어야 한다. 올해 처음 자전거를 타는데 언덕길이 어느 정도 섞여있는 코스를 60km 정도 달리니 슬슬 지친다.


마당재 정상에는 횡성읍 경계 표지판이 있다. 이제 힘든 건 거의 끝났다.


중간 이정표가 자꾸 횡성 종합운동장이라 쓰여 있어 헷갈리게 하지만 읍내 들어가기 직전의 갈림길이 최단거리이자 제대로 된 자전거 코스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횡성 운동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대로 직진해서 횡성 운동장에 도착했다. 30km, 40km로 나눠진 두 코스를 연달아서 70km를 타니 올해 자전거 시즌온 코스로는 아주 적당한 듯하다.


예전에는 자전거 동호회에서 지역 자전거 행사를 하는데 참가하면 함께 참가하기도 했는데 지니님과 함께 자전거 타고나서는 대규모 모임은 잘 다니지 않게 되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식 자전거 행사가 생겨나서 겸사겸사 참가해보았는데 즐거운 하루였다. 두 코스를 합쳐서 반 이상 아는 길이지만 오랜만이라 지루하지도 않고 대회 참가로 상품권과 여러 기념품을 받으니 즐겁다. 다음 주에는 남은 2코스와 3코스를 돌고 안흥 찐빵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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