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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26. 2021

횡성버추얼 챌린지2, 3 코스

비대면 자전거 대회

2021년 4월 24일


지난주에는 횡성 버추얼 챌린지 1코스와 4코스를 달렸다.

https://brunch.co.kr/@skumac/465/

지난주에 이어서 횡성 버추얼 챌린지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 이번 주에도 횡성으로 간다.

이번 코스는 2번째와 3번째 코스인 안흥찐빵 코스와 태기산 코스이다. 꼭 전 코스를 완주할 필요는 없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모든 코스를 완주하고 싶다.


두 코스 중에 어디를 먼저 갈까 생각하다가 횡성 방면에서 오면 먼저 도착하게 되는 안흥찐빵 코스를 먼저 달리기로 한다. 안흥면사무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둔다.


안흥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이 외지 사람들에게 의외로 유명한 것은 순전히 찐빵 덕분이다. 동네 입구부터 중심가, 그리고 출구까지 눈에 띄는 가게는 대부분 찐빵집이다. 면사무소 앞에 안흥찐빵 기념비에서 출발 전에 인증사진을 찍는다.  


안흥은 영동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나름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인지 자전거를 타는 우리는 예전부터 종종 안흥을 지나갔다. 주천강을 따라서 한 번, 치악산 둘레길을 따라서 한 번 지나갔으니 3년에 한 번 꼴로 지나가간 셈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 다녀가는 코스도 이미 익숙한 곳이다. 일단, 안흥 마을 남쪽으로 주천강을 따라 출발한다.


여기서 일단 강림 방향으로 주천강을 따라가면 된다.


안흥을 끼고도는 이 강은 평창강과 함께 남한강 상류의 주요 지류인 주천강이다. 주천강 물줄기는 영월 인근에서 평창강과 만나고 영월에서 동강과 만나서 비로소 남한강이 된다.


읍내를 벗어나자마자 길 옆으로 한적한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주천강을 따라 난 이 길을 쭉 따라가다가 바로 오르막길이 시작될 것이다.


눈 앞에 커다란 바위 절벽이 나타났다. 안흥의 옛 전설이라는 도깨비 삼형제 이야기가 깃든 삼형제바위다.


삼형제 바위에서 주천강을 따라서 직진을 하면 강림면 읍내로 가게 되는데 코스 안내도에 따라서 먼저 천문인 마을 쪽으로 가기로 한다.


도깨비 삼형제의 전설이 있는 곳이라 도깨비 그림과 안내판들이 있다. 1.2km 정도 가면 도깨비도로가 있다고 하는데...


삼형제 바위는 커다란 바위 절벽이다. 근처의 귀여운 꼬마 도깨비 그림과는 달리 도깨비 삼형제의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컸나 보다.


주천강을 따라서 몇 번 다녀가긴 했지만 이 길은 이번에 처음 가보는 길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착시현상 때문에 내리막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르막길인 도깨비도로가 있다. 자동차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전거로는 계속 힘든 오르막이기 때문에 착시가 일어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도깨비도로 구간이 생각보다 짧다.  


여기 도깨비 도로에 도깨비 삼형제 상이 있다. 귀엽게 그려졌지만 이 도깨비 삼형제는 안흥과 강림 사이의 길목에서 여행객들을 위협하던 무서운 놈들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이번 횡성 대회에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길 구간이 시작된다.


이 오르막길은 가파른데 생각보다 길기까지 한다. 결국 작년 10월 이후 반년간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 지니님은 그동안 체력이 떨어졌는지 중간에 멈춰서 잠시 쉬었다 올라온다. 다리 힘보다 호흡이 못 버티니 심폐력의 문제인 듯하다. 나는 체력 측정 삼아서 정상까지 흐느적흐느적 올라갔는데 나에게도 쉽지 않은 오르막길이다.


정상의 생태 이동통로에서 조금 기다리니 지니님이 도착했다. 중간에 한 번 쉬었다곤 하지만 쉽지 않은 오르막길을 나름 잘 올라왔다.


잠시 물 마시면서 쉬었다 가라고 하니 그대로 내리막길을 질주해버린다. 여기는 천문인 마을이라고 하여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빛공해가 적고 해발 고도가 높아서 별 관측을 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 내리막길은 주천강이 시작되는 둔내부터 평창강, 동강과 만나는 영월까지의 주천강 전 구간에서 가장 힘든 곳이라 할 수 있는 고일재 터널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쳐진다. 고일재 터널길은 그리 힘든 편은 아니지만 주천강 자체가 평창강과 만나기 전까지는 큰 오르막길이 없기에 그중에서는 가장 힘든 구간이다. 여기서 다음 구간인 강림면 읍내 쪽으로 우회전한다.   


주천강과 같이 가는 구간이긴 한데 강은 골짜기 아래로 흘러 잘 안 보인다. 살짝 오르막 내리막길을 진행하다가 평지가 나오면 강림면 읍내다.


강림면 읍내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하나로마트와 편의점들이 있으니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하나로마트에 잠시 들러서 음료수로 목을 축인다.


여기에서 인증 장소인 태종대로 태종로를 따라 들어갔다 돌아 나와야 한다.


횡성은 어딜 가도 소들이 많다. 축사 냄새를 여기저기서 맡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 텍사스의 거대한 소 사육장들은 횡성의 축사들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냄새가 심하다고 한다.  


강림면사무소 앞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생각보다 경사도 거의 없는 길이다.


치악산 국립공원 안내판이 나타나면 태종대에 도착한 것이다. 바로 앞이니 올라가 본다.


태종대는 이름 그대로 태종 이방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태종의 스승인 운곡은 태종의 잔인한 왕권 다툼을 보면서 자신이 이방원을 잘못 가르쳤다고 하여 벼슬을 물리고 이곳에 은거하게 되는데 태종이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 머물던 곳이 이 태종대라고 한다.  


경치를 둘러봤더니 의외로 별거 없다. 태종대는 여기서 다른 곳을 내려다보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 이 바위를 바라보는 것이 경치가 더 좋은 곳인 듯하다.


비각 안에는 태종대의 원래 이름인 주필대라 쓰인 비석이 있다.


생각보다 별 거 없다. 그래도 이렇게 한 군데 지역 명소를 알게 된 데에 만족한다. 이제 돌아나가서 안흥면사무소로 가야 한다.


강림면 읍내를 지나 주천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조금 달리면 거대한 절벽이 나타난다.


아까 천문인 마을로 올라갈 때 보았던 삼형제 바위가 다시 눈 앞에 거대하게 등장했다. 이 삼형제 바위는 주천강 전체 구간에서도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다.


주천강은 규모가 크지 않고 아담하니 좋다. 검은 가마우지가 햇볕에 날개를 말리는 지극히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다시 안흥으로 돌아와서 3코스를 끝낸다. 3코스는 전체 거리가 30km밖에 되지 않으니 사실상 천문인마을 쪽의 오르막길만 넘어가면 어려울 것 없이 금방 끝난다.


다음 코스인 둔내-태기산 코스를 달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대회 참가 신청을 완료하면 강원사랑 상품권과 함께 안흥찐빵 4개 교환권을 받게 되는데 안흥면사무소 앞 찐빵 가게에서 찐빵을 받을 수 있다. 가게 안쪽의 방에서는 마을 아주머니들이 찐빵을 만들고 있고, 밖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찐빵을 찌느라 바쁘다. 사실 이 찐빵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6.25 이후에 미국에서 원조해준 밀가루와 척박한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팥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 이 안흥 찐빵이다.


팥을 싫어하는 지니님 몫까지 찐빵 8개를 받아온다. 가격표를 보니 8개 5,000원이라 되어 있는데 대회 참가자들은 4개씩 받을 수 있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다음 출발지인 둔내 종합운동장으로 왔다. 서원면과 횡성읍의 1코스와 4코스가 비교적 가까워서 지난주에 달리고 오늘은 안흥과 둔내가 가까워서 이렇게 2코스와 3코스를 달리면 딱 알맞다.


근처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도 사 와서 벤치에 앉아서 찐빵을 먹는다. 안흥에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자전거를 30km밖에 타지 않았더니 배가 고프지는 않은데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니 찐빵으로 배를 채운다.


둔내는 고랭지 토마토로 유명하다고 한다. 종합운동장의 토마토 동상에서 출발 인증 사진을 촬영한다.


이제 태기산으로 출발한다. 일단 시작하자마자 6번 국도를 달려야 한다. 비교적 한산한 구간이라고는 하지만 국도에서 차들이 고속으로 달리면 위협적이다. 하지만, 여기 둔내의 6번 국도 구간에는 자전거나 전동휠체어가 다니기 좋은 갓길이 잘 되어 있다. 앞으로 시골의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이고 전동휠체어가 아주 일반적인 탈 것이 될 테니 이런 식으로 전동휠체어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생태 이동통로가 있는 고개를 하나 넘어가면 태기산의 풍력발전기들이 더욱 잘 보이게 된다. 저 태기산의 양구두미재가 이번 코스의 목적지이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하늘에서 빗방울이 조금 떨어진다. 조금 고민하다가 빗방울이 금방 멈출 것 같아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6번 국도는 태기산 터널을 지나 봉평으로 넘어간다. 마냥 길을 따라서 태기산 터널로 가면 안 된다. 화동 교차로에서 태기리로 빠져야 하는데 조금 지나쳐버려서 다시 돌아 들어간다.  


이제 더더욱 한적한 길이 된다. 이 양구두미재 가는 길은 오토바이들도 많이 오는 드라이브 코스라 시끄러운 오토바이들이 여럿 지나간다. 오토바이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멋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조용하던 세상을 어지럽히는 시끄러운 소음이 달가울 리가 없다.


이제 태기산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꼬불꼬불 오르막길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완만하다. 예전에 아는 사람이 태기산 넘느라 힘들었다고 했는데 천천히 오르면 그리 힘든 오르막은 아닌 완만하고 긴 오르막길이다.


완만해도 오르막은 오르막인지라 고도가 높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양구두미재 정상을 2km 정도 남겨두고 10% 경사도 표지판이 있다. 10%면 상당히 힘든 구간이어야 하는데 최대 경사도가 10% 인지 생각보다 힘들지 않은 구간이다.


해발 880m 지점 표지판을 지나면 이제 정상까지 얼마 안 남는 것이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부니 태기산 풍력발전기들이 힘차게 돌아간다. 저 풍력발전단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고개 정상인 해발 980M의 양구두미재다.  


양구두미재의 통신탑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꼬부랑길이라 조금 더 가야 한다.


드디어 태기산 6번 국도 옛길의 정상인 양구두미재에 도착했다. 작년에 반대편인 용평에서부터 올라와서 이쪽으로 올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녀오게 되었다.



양구두미재 표지판에서 횡성 버추얼 챌린지 대회의 마지막 인증 사진을 찍었다. 이것으로 이번 횡성 비대면 대회의 4개 코스를 완주한 것이다.


여기 삼거리에서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태기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다. 작년부터 차량 통행이 막히게 되어 자동차의 방해가 없어지니 MTB로 정상을 찍고 돌아왔었다.

https://brunch.co.kr/@skumac/433

올해도 MTB 참가자의 경우 태기산 정상에 다녀와도 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는 작년에 다녀왔으니 로드바이크로 여기까지만 다녀간다.  


사진을 좀 찍고 출발하려 했더니 또 지니님이 혼자 먼저 가버린다.


얼른 따라간다. 둔내에서 계속 오르막인 15km 구간이었다면 돌아갈 때는 대부분이 내리막인 구간이라 어렵지 않다.


오르막길은 오래 걸렸지만 내리막길은 순식간이다. 다시 화동 교차로를 지나 둔내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온다.


이로서 횡성 대회의 4개 코스를 완주하였다. 주최 측에서 코스를 신경 써서 만들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느껴진다. 4개의 코스가 모두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어서 자전거로 달리기에도 좋다. 전체적으로 큰 오르막이 없으면서 볼 것이 많은 1코스의 횡성호수 구간은 초보자들도 조금 고생하면 달릴 수 있는 구간이고 2코스의 태기산 오르막길은 길고 완만한 오르막길이라 초보자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3코스인 안흥찐빵 코스는 급경사 오르막이 한 군데 있지만 나머지는 어렵지 않으며 4코스인 풍수원 성당 코스는 순서대로 달리면 마지막에 무리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코스로 구성한 것 같다. 이번 2021년 자전거 시즌을 시작하면서 충분히 운동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구간이 이미 다녀간 지역이기 때문에 굳이 참가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절묘하게 내가 다녀가지 않았고 나중에도 따로 다녀오기엔 애매한 곳이 코스마다 조금씩 있기에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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