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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07. 2021

화성 자전거 여행

서울에서 가까운 서해바다 자전거 타기

2021년 5월 5일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이 날이 다른 공휴일과 다른 점은 평소에 야외 활동을 적게 하는 사람들도 가족과 함께 외출을 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교통망이 모두 북적북적하고 특히 유원지나 놀이공원으로 가는 길은 어마어마한 차량들이 몰리는 날이다. 이런 날에 평소처럼 멀리 다니면 교통 정체에 휘말려 고생을 하니 적당히 가까우면서 덜 막히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한다.

그래서, 오늘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서해바다도 볼 수 있고 비교적 인구밀도도 낮아서 교통량이 비교적 적은 편인 화성으로 가기로 한다. 화성 마도면사무소에서 출발해서 제부도와 궁평항을 지나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GPX 파일 및 코스 요약

https://bicycletravel.tistory.com/m/48




처음에는 지하철을 타고 어천역에서 출발할까 하다가 느려 터진 수인분당선보다는 자동차로 가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에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마도면사무소에 도착했다. 보통 면사무소는 공휴일에도 어디 한 군데는 얼려 있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는 모든 건물이 잠겨있다.


자전거를 꺼내서 간단히 정비를 보면 손에 기름이 묻는데 어쩔 수 없다. 물수건으로 대충 닦고 출발한다.


면사무소 앞길을 빠져나오면 시작하자마자 큰길을 달려야 한다. 수원 쪽에서 출발해서 제부도, 대부도, 궁평항을 자전거로 다녀올 때 보통 이용하는 길은 303번 도로와 322번 도로다. 322번 도로와 합류해서 제부도 방향으로 달린다.


303번 도로와 322번 도로는 2차선 도로인데 주말에 서해바다로 가는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갓길을 자전거도로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교통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차들이 쌩쌩 질주하니 꽉 막힐 때 서행하는 것보다 위협적이다. 오늘은 사강리 쪽으로 우회해서 가기로 한다. 사강시장 쪽을 통과해서 육일리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된다. 사강이 은근히 화성 해안 교통의 요지라서 목적지에 따라서 분기가 갈라지기 때문에 이 근처를 좀 돌아다닌 사람이라면 고포리(시화방조제 방향), 독지리(형섬 방향), 고정리(공룡알 화석지 방향), 쌍정리(제부도 방향) 쪽을 한 번 씩은 가줘야 하니 사강에 두세 번은 들르게 된다.


오늘은 제부도 방향으로 가야 하니 쌍정리 쪽으로 간다.


길 옆으로 포도나무들이 있다. 포도철에 서울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송산 포도가 여기 포도들이다. 송산면에는 포도밭이 많아 여름에 오면 포도향에 흠뻑 취할 정도다.


이 우회로는 전곡2리에서 다시 큰길과 만난다. 큰길과 교차해서 그대로 직진하면 제부도로 바로 갈 수 있는데 우리는 큰길인 301번 도로를 잠깐 따라가다가 전곡항 직전에서 해안도로를 타기로 했다.


전곡항 직전의 전곡산업단지 쪽으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된다. 차들이 고속으로 달리니 무리해서 1차선으로 들어가지 않고 위험하지 않게 횡단보도로 건넌다.


왼쪽은 산업단지의 공장들이라 풍경이 별로인데 오른쪽에는 서해바다의 갯벌이 펼쳐진다.


이 공단도로는 제부도 가는 길과 만난다.


제부도는 가기 전에 꼭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오늘은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통행금지가 되어 있었다.


제부도 들어가는 길은 바다 갈라짐으로 유명하다. 차들과 함께 좁아터진 도로를 달린다. 바닷물에 자주 잠기는 도로라 도로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이것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다.


통행금지가 풀린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직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면 어마어마한 갯벌이 나타난다. 맞바람이라 시속 20km 도 못 내지만 길이 좁아서 차들이 추월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알아서들 추월해 간다.  


제부도에 도착했다. 바다에 더 붙어서 볼 수 있도록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나가기로 한다. 사실 자전거 타는 입장에서는 뭐 할 것은 없는 섬이다.


바다 건너편에 탄도항에서 썰물 때 걸어갈 수 있는 누에섬이 보인다. 바다 갈라짐을 따라서 풍력발전기를 세워놓았다.


제부항의 빨간 등대 앞에 도착했는데... 코로나로 사람이 모이지 못하도록 폐쇄해 놓았다.


마찬가지로 제부도에 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해안산책로도 폐쇄해놓았다. 막혀서 우리도 못 가지만 예전에 몇 번 다녀간 곳이니 괜찮다. 오늘 같은 날 여기를 닫아놓아서 제부도에 사람이 덜 몰린 것 같다.


산책로를 걷질 못하니 해안길을 우회해서 섬을 한 바퀴 돌기로 한다.


서해 바다의 누리끼리한 물색도 가끔 보면 반갑다. 역시 바다는 바다다.  


제부도의 서쪽은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이어진다. 미국에서 많이들 하는 카이트 서핑을 여기에서도 하고 있다. 오늘 같이 바람이 강한 날은 정말 빠를 것 같다.  


해수욕장 앞의 식당들은 호객 행위로 유명한데 오늘도 여전하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아직 배가 안 고프니 그냥 지나간다.  


제부도에 오랜만에 와보니 뭔가 조금 바뀌었다. 제부도의 남쪽 끝에 이런 조형물도 생겼다. 파란 하늘과 물색에 같이 묻혀서 눈에 선명하게 띄질 않는데 붉은색이나 주황색 계열로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매바위도 여전히 잘 있지만 오늘은 매바위까지 들어가진 않는다. 바람이 엄청 부는데도 해변 여기저기에 텐트가 잔뜩 쳐져 있다.


이제 제부도 동쪽으로 돌아 나가려고 하는데... 해변이 북적북적 난민촌이 되어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주차장에 주차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차들이 줄을 서있다. 내가 이래서 캠핑을 잘 안 다닌다. 요즘 큰 캠핑장들은 다 시끄러운 난민촌이다.


이제 제부도를 벗어나야겠다.


들어올 때는 맞바람에 힘들었는데 나갈 때는 뒤에서 바람이 밀어주니 슬슬 달려도 시속 30km가 나온다. 섬에서 나오기엔 이른 시간인지 나오는 차들도 많지 않다. 생각보다 편하게 제부도를 빠져나온다.


이제 제부도에서 궁평항으로 간다. 제부도에서 빠져나온 길로 그대로 직진해서 장외 교차로까지 가면 궁평항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궁평항만 갈 때는 아까 사강에서 큰길을 따라 계속 직진만 하면 되어 길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가기 좋은 코스가 된다.


탁 트인 평평한  길이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염전이 있다. 도로 옆으로 잘 닦인 자전거길이 있는데 도로도 차량 통행이 적은 곳이라 그냥 달려도 된다.


건너편에 큰 회사가 보이면 이 해안길이 끝난다. 여기서 다시 301번 도로를 달려야 한다.


원래 길 끝에서 좌회전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 용두교차로에서 큰길과 합류하는데 이번에는 바로 근처의 마을길로 가로질러 간다.  


마을길은 금방 301번 도로와 합쳐진다. 이제 당분간 직진만 하면 된다.


이정표에서 궁평항과 화성방조제를 볼 수 있다. 이대로 조암까지 가면 된다.  


오늘은 궁평항도 난리다. 갓길은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해 있고 궁평항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잔뜩 밀려있다. 오늘은 궁평항 쪽으로 들어가진 않기로 했으니 다행이다. 궁평항 입구 근처에 화성방조제의 레일 홈이 있는데 하필이면 레일이 사선 방향으로 지나간다. 자전거의 얇은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궁평항 입구를 지나쳐 그대로 직진하면 화성방조제가 시작된다. 궁평항에서 매향리까지 9km가 넘는 직선 길이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자전거길 겸 보행로를 달려도 괜찮지만 도로도 차 없는 넓은 2차선이라 도로로 달려도 좋다.


방조제 라이딩은 은근히 지루하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번이면 족하다. 오랜만에 매향리 포탄 전시장에 가볼까 하다가 오늘은 들르지 않기로 한다. 오랜만에 왔으니 그 사이에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서 궁금하긴 하다.


매향교차로를 로터리로 만드는 공사인가 보다. 여기서 기아차 공장 쪽으로 우회전하면 언덕 너머에 포탄 전시장이 있지만 오늘은 패스한다. 편의점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편의점인지 시설이 넓고 깨끗하다.


이제 차를 주차해둔 마도면사무소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 일정인 70여 km 중에 이제 25km 정도가 남았는데 길이 조금 복잡하다.


일단은 이 근처에서는 큰 동네인 조암까지 301번 도로를 달리면 된다. 길이 한참 넓게 공사 중인데 공사로 개방하지 않는 부분을 달리면 되니 오히려 안전하다. 공사가 끝나면 정말 자전거로 달리기 좋은 길이 될 것 같다.


사곡사거리에서 조암으로 들어간 후에 길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듯이 읍내를 빠져나가야 한다.


선창 방향으로 가면 77번 국도와 합류하게 된다.



큰길이긴 하지만 그리 길지는 않아서 별생각 없이 77번 국도로 올라갔는데 오늘 코스 중에 최대의 실수였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2차선 도로에 차들이 고속으로 질주한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다음 분기점인 금의 교차로에서 빠져나간다.


중간에 길을 빠져나왔으니 적당한 우회로를 찾아 달린다.


조암IC 근처에서 고속도로로 들어갈 수 없으니 작은 마을길로 달린다. 어째 점점 꼬이는 느낌이지만 길은 잘 되어 있고 가는 방향도 맞다.


동네 강아지들이 우릴 보고 짖는다. 겁이 많은 녀석들이라 친한 척했더니 도망가버린다.


화성도 시골이지만 그래도 수도권이라 그런지 작은 공장들이 많다. 시골 풍경과 삭막한 공장지대가 번갈아 나타난다.


요리조리 작은 길 위주로 가다 보면 현대차 주행시험장 근처를 지나게 된다.


77번 도로의 끄트머리와 만나지만 계속 작은 길로 동네를 가로질러 가야 한다.


한가한 시골 풍경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곧 공장지대로 들어가게 된다.


318번 도로와 만났다. 이제 마도면사무소까지 얼마 안 남았다. 지니님은 아직도 한참 남은 줄 안다.


마도산단교차로에서 금당으로 직진해서 공장지대가 있는 솔티고개를 넘으면 313번 도로와 만난다.


1km 남짓 달린 후에 마도면사무소 입구에서 횡단보도로 건너면 오늘 자전거 타기도 끝난다.


제부도와 궁평항으로 가는 길은 예전에는 꽤 자주 다니던 길이었는데 오랜만에 달려보았다. 서해는 황해라고 하는 만큼 바닷물이 누렇지만 그래도 바다라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싶을 때 달리면 좋은 길이다. 특히 오후 늦게 달리면 아름다운 일몰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야간 라이딩은 하고 싶지 않았다.


화성 쪽을 자전거로 돌아보면 한적한 풍경 틈에 자꾸 삭막한 공장 지대가 나온다. 그래도 바로 위의 안산 공단에 비하면 그나마도 나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매향리를 지나 기아차 평택공장을 통과해서 남양만, 발안천으로 올라오는 좋은 길을 가진 않았는데 좀 더 크게 돌고 싶다면 발안천으로 돌아오는 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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