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용인 백암면에서 출발해서 근처 시골길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백암면사무소 근처에 주차를 하고 보니 오늘 5일장이 열렸다. 출발하기 전에 5일장을 슬슬 둘러본다. 딱히 별거 없어도 5일장을 둘러보면 그냥 재미있다. 지니님이 순대를 싫어하기에 들르진 않지만 백암은 순대로 유명한 곳이다.
이제 슬슬 출발한다. 오늘은 조금 더우면서 화창한 날이다. 백암면 읍내에서 바로 청미천을 따라 출발하면 된다.
이제 청미천길을 따라 달리면 된다. 아카시아 향기도 가득 나고 날씨도 좋다. 길 자체는 시멘트 포장길이라 조금 거칠지만 로드 자전거를 타기에도 문제는 없다.
청미천은 용인 쪽에서 시작해서 강천섬 근처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지류인데 중간중간 끊기긴 해도 자전거로 달릴만한 길이 있는 하천이다.
백암 읍내에서 방초리까지 청미천을 따라 달린다. 잠깐 비포장도 있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는 길이다.
청미천은 장호원을 지나 여주까지 빙 돌아가는 지류이니 계속 가버리면 복귀하기 힘들어진다. 적당한 곳에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아송교라는 다리에서 빠지면 된다. 사실 여기서 좀 더 가면 천변길이 끊기고 길 찾기가 애매해진다.
다리를 건너 작은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당연히 이런 마을길은 차량통행이 거의 없고 조용하다.
마을길을 따라 큰길로 빠져나가면 한택로라는 큰길과 만난다. 한택식물원이 있는 곳이라 길에 한택로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우리도 한택식물원 쪽으로 간다. 가는 길에도 식물을 키우기 위한 여러 시설들이 있다.
한택식물원 앞을 지난다. 한택식물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원으로 다양한 멸종 위기 식물과 자생식물들을 관리하는 곳이다. 식물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겐 매우 친숙한 곳이다.
한택식물원을 지나면 다시 마을길로 들어가야 한다. 이 근처는 큰길로 가면 대형차들이 질주하는데 길만 잘 선택하면 차 없는 조용한 길을 갈 수 있다. 내장리 쪽으로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면 삼죽면 읍내까지 바로 갈 수 있다.
백암에서 삼죽으로 바로 오는 길인 325번 도로와 만나면 삼죽면이다.
삼죽면 읍내에서 안성으로 간다. 이번 경유지는 안성허브마을이다. 한택식물원, 안성허브마을 등의 기억하기 쉬운 랜드마크들을 경유지로 숙지해두면 길 찾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삼죽에서 안성 방향으로 우회전한 후에 조금 달리다가 이정표를 따라서 바로 마을길로 들어가면 된다. 이전에는 삼죽면사무소 앞에서 덕산저수지를 지나 고삼호수로 바로 갔었는데 오늘은 코스를 조금 변경한다. 사실 오늘 코스는 큰길을 피해 다니기 때문에 길이 조금 복잡하다.
내강리에서 쭉 뻗은 마을길 끝에서 우회전하면 안성허브마을로 가는 오르막길이다.
이 202번 지방도의 길 이름은 국사봉로이다. 마을길을 따라서 국사봉로를 크게 둘러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근처의 38번 국도는 안성의 주요 도로 중에 하나라서 차량 통행이 많아 자전거로 달리고 싶지 않은 길이라 마을길로 골라 다니는 것이다. 안성허브마을이 있는 작은 언덕길을 넘어간다.
우리는 보개면으로 가야 한다. 다음 경유지는 고삼호수를 한 바퀴 돌 예정이다.
201번 지방도를 달리지만 딱히 도로 번호가 잘 표시되어 있지는 않은 곳이다. 새로 포장했는지 도로 상태가 아주 좋다.
원래 오두리에서 마을길을 따라 고삼호수로 바로 가려했는데 마을길이 마침 공사 중이다. 예정을 바꿔서 남풍리를 지나 고삼호수의 동그락섬 쪽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남풍리 쪽 도로는 지도에는 공사 예정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서 다행히 길이 망가지지 않았다.
길을 쭉 따라 내려가서 325번 도로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고삼호수의 남쪽 끝자락인 동그락섬이다.
동그락섬은 지난번에 왔을 때도 공사 중이더니 지금도 계속 공사 중이다. 이제 마을길을 따라서 고삼호수를 한 바퀴 돌아 나간다.
마을길은 꼬불꼬불 이어지다가 특이한 카페 겸 휴게소에서 원래 가려고 했던 길과 만난다.
고삼호수는 경기도에서 꽤 아름다운 호수다. 그래서 이미 여러 번 지나갔던 곳이다. 오늘도 고삼호수의 풍경이 좋다.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아직 음식점이나 카페가 거의 없지만 그 덕분에 풍경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마을길 나들이는 보급할 곳이 그리 많지 않다. 아까 삼죽면 읍내에서 보급을 안 했으니 여기 고삼면사무소 앞에서 보급하면서 쉬어가야겠다.
고삼면 읍내 사거리에 고양이가 사는 편의점이 브랜드가 바뀌었다. 즉석조리 식품이 없으니 지니님이 실망한다. 그래도 경로를 벗어나 더 멀리 가기가 싫어서 여기서 잠시 쉰다.
고삼호수의 북쪽 길인 70번 국도는 길이 좁은데도 차들이 많이 다닌다. 아마 오늘 전체 경로에서 가장 차량통행이 많은 구간일 것이다. 차들이 없다면 비석섬과 팔자섬의 풍경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차들과 함께 달려야 하니 앞만 보고 달린다. 여기서도 마을길로 빠지면 조금 돌아가긴 해도 좀 더 여유 있게 달릴 수 있다. 다음번에는 마을길로 빠져야겠다.
이제 삼거리에서 57번 도로로 원삼 쪽으로 가야 한다.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이기 때문에 계속 익숙한 지명들이 나온다. 삼죽면 방향은 아까 삼죽면사무소 앞에서 이어지는 길이다.
원삼으로 가는 도중에 안성시와 용인시의 경계를 넘게 된다.
충분히 돌아다녔으니 이제 원점으로 복귀해야겠다. 교차로에서 17번 도로로 백암 방향으로 빠지게 된다.
이 17번 도로는 넉넉한 갓길에 자전거길이 있는 도로다.
조금 달리다가 두창리의 두창사거리에서 백암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오늘 코스도 거의 끝나게 된다. 대부분의 차들은 장호원 방향으로 17번 도로를 따라 가지만 백암 가는 길은 동네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이라 한적하다.
백암면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도 잘 달렸다.
오늘은 백암면에서 출발해서 용인과 안성의 사이의 시골길을 이어 달렸다. 용인이나 안성의 외곽 지역도 수도권이라 그런지 큰 주요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만만찮다. 그렇기에 현지인이 아닌 외지 사람들은 생각보다 심한 교통량에 당황할 수도 있는 곳이다. 이번에는 내가 아는 마을 사잇길을 엮어서 최대한 한적한 길을 달려보았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지역까지 멀리 가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소소하게 경치를 보며 달리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