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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7. 2021

화천 산소 100리 길 자전거 산책

화천 북한강변 명품 자전거길

2021년 5월 23일


평창 육백마지기를 다녀온 다음 날이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싶지만 어제 오르막길을 올라간 피로가 근육에 쌓여있다. 오늘은 오르막길이 없는 코스로 가볍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 가까운 춘천 의암호 둘레길은 우리처럼 자주 다닌 사람에겐 지루한 길이니 그 위쪽 코스인 화천 산소 100리 길을 가기로 한다.


화천의 산소 100리 길은 개통된 지 10년이 넘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겐 이미 유명한 코스다. 2015년도에 42km의 전 코스가 개통되어 말 그대로 100리 길을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처녀고개를 지나 해산령 입구인 풍산초등학교 앞까지 자전거길이 연장되었는데 오늘은 해산령을 갈 것은 아니라서 순수하게 산소 100리 길만 달리기로 한다.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로 

https://bicycletravel.tistory.com/52



주차와 화장실 이용이 편한 화천 공설운동장에서 준비하고 출발한다. 산소 100리 길은 일부 비포장길이 있긴 하지만 로드바이크로 달려도 큰 무리. 하지만 오늘은 MTB로 달리기로 다.


화천 공설운동장 바로 앞부터 이미 산소길 구간이다. 비하고 천천히 출발한다.


출발하자마자 강 위로 화천 피니쉬타워가 있다. 이름 그대로 조정선수들이 출발점과 도착점에서 정확히 시간을 체크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수상스포츠 경기장 종합 통제센터라고 한다.  


여기저기 자전거길 표시가 잘 되어 있으니 길을 헤맬 가능성이 낮다. 설령 길을 모르겠다고 해도 그냥 강변에 최대한 붙어서 달리면 된다. 초보자들이 이용하기 좋은 길이다.


사실 화천 종합운동장 기준으로 남쪽 길은 자꾸 도로로 빠져나오는 방식이라 자전거 이용자들 그리 이용하지 않는 길이다. 자전거길 바로 옆의 407번 지방도로가 포장 상태가 좋고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로드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407번 도로로 달린다.


용암리의 용암교에서 자전거길이 차도와 잠깐 합쳐진다. 예전에는 강물 위로 수상다리를 놓아서 사람이나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도록 했는데 몇 번의 물난리에 수상다리들을 전부 철거한 듯하다.  아직도 온라인 지도 앱에서는 강 위로 자전거길이 있는 것처럼 표시된다.


방금 말한 대로 407번 지방도로는 차량 통행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오늘은 MTB라 노면 상태에 구애받지 않으니 인도 겸용 자전거도로를 달려서 자전거길 다음 구간으로 넘어간다.


용암교를 건너면 곧 다시 강변 자전거길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이 나온다.


아까 끊긴 자전거길의 반대편이다. 예전에 수상다리(폰툰다리)를 이용할 때에도 홍수가 나면 유지가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렇게 되었다.


이제 친수공원 레포츠타운을 지나간다. 여기 자전거길도 결국엔 407번 도로와 다시 합쳐지니 자전거 이용자들이 이용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간이다. 반대로 말하면 아이들과 자전거 타기를 연습해도 좋은 곳이다. 레포츠타운에는 운동하는 사람은 없고 주차장에 차박하는 사람들만 조금 있다.


이 길은 도로와 완전히 합쳐지지는 않고 군부대를 살짝 우회하는 길이다. 길 자체는 잘 되어 있다.


방만이들이라 하는 이곳은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따라 나무가 좀 심어져 있는 것 외에는 텅 빈 들판이다. 이 텅 빈 곳을 캠핑장으로 만들면 여주 쪽 큰 캠핑장들 만큼 인기 있지 않을까?


조금 달리다 보면 강 위에 다리가 하나 보인다. 자전거길은 겨례리 쪽으로 조금 더 이어지긴 하지만 별거 없는 길이라 여기서 다리를 건너기로 한다.


이 다리는 산소길 남쪽에서 강 양쪽의 자전거길을 이어주는 칠석교다. 다리 중심에 반지 모양의 구조물이 있어 반지교라고도 한다.


자전거길을 이어주지만 내리막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야 한다.


반지 모양의 조형물은 이곳을 사진 명소로 만들고 싶은 생각인 듯하지만 일요일인데도 이용자는 우리와 낚시꾼 한 명 밖에 없다. 이 별거 아닌 듯한 다리 하나를 만드는 데에만 약 46억 원을 썼다고 한다.  


강 우안의 자전거길로 넘어왔다. 여기는 화천 원천리다. 오늘은 여기에서 남쪽으로 자전거도로의 끝인 연꽃단지까지 내려가기로 한다.


길 옆으로 금방 연못들이 나타나는데 여긴 연꽃단지가 아니다.


연꽃은 보통 7~8월에 피니 아직 연꽃이 필 시기는 아니다. 물 위에 둥둥 뜬 것은 수련이고 흰 꽃들이 보인다 수련들은 이렇게 연꽃보다 일찍 피는 종들이 있다. 언덕 위에 보이는 도로는 5번 국도다.


연못을 지나서 계속 달린다. 여기부터는 5번 국도와 멀어지는 구간이라 조용하고 차들도 거의 안 다닌다.


리조트 시설을 둘러둘러 지나가면 된다. 리조트와 펜션이 있는 곳인데 일요일인데도 조용하다.


동구레 마을을 지나간다. 동그란 마을이란 뜻이라고 한다.


동구래 마을 앞에서 다리를 건너면 자전거길은 비포장으로 바뀐다.


비포장이지만 경사는 거의 없는, 강변의 부드러운 비포장길이다. 도로용 자전거들도 일부 이용하는 듯하다.


데크길이 아닌 곳 중에서는 북한강에 가장 가깝게 붙어서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길 바로 옆에 잔잔한 강물이 흐른다.


예전 금광의 흔적이 있다. 안내판에는 금광의 일반적인 내용만 있고 이 금광 자체에 대한 설명이 없다.


금광 앞에서 계단을 끌고 올라가면 데크길이 이어진다.


동구래 마을 쪽에서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있지만 그 외에는 사람이 전혀 없다. 연꽃 시즌이 아니라서 그런 듯하다.


데크길 끝에 계단이 있다. 눈에 띄는 표지판이 없기 때문에 전방주시를 하지 않고 달리다가위험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비포장길을 잠깐 달려 나가면 연꽃단지로 이어진다. 이곳도 자전거로 달리기 좋은 평지다.


여기가 현재 화천 산소길 자전거길의 끝이다. 연꽃단지에서 물을 마시면서 잠시 쉬기로 한다.


아직 연꽃 철은 아니라서 크게 볼만한 것은 없으니 전체를 도는 것은 연꽃이 피고 나서 하기로 한다. 여기서 사창리 방향으로 가면 곡운구곡을 즐길 수 있고 춘천 방향으로 가면 사북면 원평리 쪽으로 말고개를 오르거나 옛 5번 국도 우회구간을 갈 수 있다. 오늘은 여기서 되돌아가니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들을 참고하자.


https://brunch.co.kr/@skumac/367


https://brunch.co.kr/@skumac/454


화천 산소길만 달리기로 했으니 여기서 다시 되돌아간다. 북한강변의 비포장길과 데크길이라 왕복해도 좋은 구간이다.


다시 칠석교로 되돌아왔다. 여기서부터는 아까와 반대로 북한강 우안 자전거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로 5번 국도를 이용해서 화천으로 갈 때 아래에 자전거 도로가 보이는데 바로 이 구간이다. 춘천과 화천 사북면 사이의 5번 국도는 길이 좁고 차량 통행이 많기 때문에 자전거들이 잘 다니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전거길 구간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신매대교 쪽에서 자전거길이 5번 국도 구간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끊기는 지점부터 도로 우회길이 있는 원평리까지의 8km 구간만 자전거길이 만들어진다면 이용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면 강에 섬이 나타난다. 화천읍내 입구에 있는 붕어섬이다. 갑자기 우리 옆으로 4륜 ATV가 스쳐 지나간다. 5번 국도가 부담스러우니 근처 주민들도 스쿠터나 ATV로 이 길을 이용하는 듯하다. 그래도 자전거길에 오토바이 통행은 안되지...  


붕어섬 입구 다리에는 붕어 모양 조형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길가에 꽃이 잔뜩 심어져 있다. 보기엔 이쁘지만... 지금까지의 사람 없는 강변 시설을 보다 보니 이런 이쁜 것을 봐도 군청에서 예산을 막 쓰는 느낌이다.


사실 산소길은 근처에 보급할만한 곳이 별로 없는 코스다. 화천 읍내를 지나가니 잠시 읍내에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붕어섬을 이용하는 차들이 통행하는 오르막길로 올라가서 로터리에서 바로 읍내로 들어간다.


식당이나 슈퍼, 편의점 등을 찾는 방법으로 군 소재지인 큰 읍내에 가면 버스 터미널 앞을 찾아가고 리 단위의 작은 면소재지에 가면 면사무소 앞을 가면 된다. 화천은 비교적 큰 동네니 버스터미널을 찾아가면 된다. 버스터미널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는다.


간식을 든든히 먹었으니 이제 산소 100리 길의 북쪽 구간으로 간다. 북쪽 구간은 똑같은 길을 거의 왕복해야 하는데 같은 길을 왕복하기 싫다면 여기서 중심길을 직진해서 산수화 터널을 지나 산소 100리 길의 새로운 끝 지점인 풍산초등학교 앞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일단 오늘은 딴산 유원지까지만 다녀올 예정이다. 화천삼거리에서 읍사무소 쪽으로 우회전해서 직진하면 화천대교와 연결되는 큰 로터리에 회전탑이 있다. 여기서 동쪽의 인공폭포 방향으로 가면 인공폭포 앞에 산소 100리 길의 입구 표지판이 있다.


화천 산소 100리 길은 말 그대로 40여 km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자전거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짧은 코스다. 그래서, 화천까지 와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산소길만 달리지 않고 해산령을 올라 평화의 댐으로 많이들 간다. 그런 자전거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의 입구가 여기이다 보니 안내 표지판을 이곳에 설치해놓았다.


해산령과 평화의 댐을 지나 양구로 가는 코스는 우리도 예전부터 여러 번 다니던 곳이다. 아래의 예전 글에서는 지금은 철거된 폰툰다리와 비포장 숲길을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skumac/75



나는 작년 늦가을에도 자전거 모임으로 평화의 댐을 한 번 다녀왔는데 지니님은 1년 만이다. 사실 지니님은 업무로 1년에도 몇 번씩 화천에 들른다.


길은 간단하니 쭉쭉 달리면 된다. 이 근처는 강 건너에 민가가 거의 없으니 풍경이 좋다.


원래 위라리와 구만리 사이에는 좁은 비포장 숲길이 있고 출입구에 폰툰다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폰툰다리를 철거해버려서 통행이 불가능하다. 여전히 온라인 지도에서는 자전거길이 있는 것으로 표시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쪽의 자전거 다리는 물난리가 날 때마다 치우더니 아예 없애고 새로 다리를 놓기로 했나 보다. 다리 공사로 자전거길이 일부 막혀 도보길로 우회해야 한다.


자전거길은 중간에 차도를 한 번 건너야 한다. 여기서 구만교 다리를 건너서 계속 달리면 오음리에서 배후령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길이다. 이쪽 길은 춘천 쪽 자전거 동호인들이 애용하는 길이다. 오늘은 직진해서 산소길만 달린다.


차도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화천 수력발전소가 나타난다. 댐도 없는데 웬 발전소인가 싶지만 발전소에 보이는 큰 파이프들이 산을 뚫고 산너머 파로호에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우 오래된 발전소라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 발전소라고 한다.


한국전쟁에서 이 발전소를 지키기 위해 많은 군인들이 희생되었다. 그래서 발전소 근처에는 여러 전적비와 기념물들이 있다.


발전소 건너편의 나무 터널 구간이다. 우거진 나무터널 사이를 달리는 기분이 상당히 좋은 곳이다.  


나무터널 구간을 지나 조금 달리면 시커먼 다리가 나타난다. 화천 꺼먹다리다. 화천수력발전소에 물자를 공급하던 다리였다.


이 다리는 한때 노후화로 통행 금지가 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이 다리를 통해서 길을 건너면 딴산 유원지까지 차 없는 도로가 이어진다.


수력발전소에서 화천댐 쪽으로 이어지는 차 없는 도로다. 수력발전소 직원들은 구만교 쪽으로 난 길로 다니고 꺼먹다리는 차량 통행이 막혀 있으니 일반 차량은 이 길로 들어올 이유가 없는 곳이다. 차는 없는데 가끔 뱀이나 야생동물은 있다.


이 길은 화천댐으로 연결된다. 화천댐에 가진 않으니 여기서 딴산 유원지 쪽 다리를 건넌다.


화천 딴산 유원지는 예전부터 캠핑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 인공폭포는 작동하지 않는 시간인가 보다. 여기서 잠시 물을 마시면서 잠깐 쉬어간다.


딴산 유원지의 출입구인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전설 속의 처녀고개다.


딴산 유원지 입구인 처녀고개에 처녀상이 있다. 야트막한 언덕인데 연인을 기다리다 죽은 처녀의 전설이 있어 처녀고개다.


원래 화천 산소 100리 길은 여기서 끝났는데 새로 자전거길이 더 만들어졌다. 이 길을 따라가면 풍산리의 풍산초등학교 앞까지 연결된다. 풍산리부터는 차량 통행이 더 줄어들기 때문에 평화의 댐 가는 길인 해산령까지 공도로 달리면 되는데 화천군에서는 해산령 입구까지 자전거길을 놓을 예정인 듯하다.


이제 원래의 산소 100리 길은 다 달렸다. 이제 되돌아서 읍내로 간다. 아까 말했지만 여기서 새 자전거길을 따라 끝까지 더 달려서 풍산리에서 산수화 터널로 돌아와도 된다.


오래된 자전거길인 만큼 길 자체는 오래된 티가 나지만 공들여서 관리했는지 달리는데 문제는 없다.


단지, 어디서 떨어진 것인지 나무가시을 밟아서 지니님 자전거 앞바퀴에 펑크가 난다. 꺼먹다리에서 펑크를 때우고 다시 달린다.


왔던 길을 다시 달려서 화천대교를 건너야 한다. 강을 따라 내려가니 분명 내리막길일텐데 내리막길 같지 않은 길이다.


화천대교를 건너면 곧 화천 종합운동장이다. 40여 km의 화천 산소 100리 자전거길만 완전히 달리는 것도 즐거웠다.


화천 산소길은 언제 달려도 좋지만 연꽃 단지에 연꽃이 피는 8월에 가보면 더 좋을 것이다. 화천 산소 10리 길은 자전거를 80km 이상 타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이라면 부담스럽게 먼 화천까지 와서 타기에는 부족한 길이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길이다.


자전거를 더 멀리 힘들게 타고 싶다면 화천 터미널에서 출발해서 해산령과 평화의 댐을 지나 양구 공용터미널까지 달리는 75km 코스를 달리면 된다.

https://brunch.co.kr/@skumac/75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평화의 댐에서 3인 이상의 인원으로 안동철교를 지나 한묵령을 넘어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전방 지역이라 460번 지방도와 461번 지방도보다 위쪽의 5번 국도 구간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니 그 외의 다양한 코스가 있는 지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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