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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ug 02. 2021

시원한 계곡과 산악자전거

양양 어성전리 임도와 법수치 계곡

2021년 6월 19일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 오늘은 산악자전거를 가볍게 타기로 했다. 서울 양양고속도로의 끝인 양양에서 갈 수 있는 양양 현북면의 법수치 계곡으로 간다. 초반에 59번 국도의 오르막길과 법수치 임도를 달린 후에 후반부에는 법수치 계곡을 따라 시원하게 달리는 코스다. 근처에 임도가 여럿 있어서 길게도 달릴 수 있지만 오늘은 가볍게 간다.


오늘은 19일이라 4.9 장인 양양 5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아침 식사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장에 잠깐 들러 해결하기로 한다. 몇 장 남은 온누리 상품권도 챙겼다. 부지런히 출발해서 일찍 도착한 편이라 그런지 장에 사람이 많지는 않다.


양양 5일장은 강원도 내륙의 다른 군청 소재지보다도 장이 크게 열리니 볼거리도 많다. 장을 둘러보다가 계란빵과 핫바를 파는 곳을 찾았다. 마침 바로 옆에 커피와 차를 파는 가도 있으니 아침식사는 여기서 해결하기로 한다.


다른 골목에서 장칼국수와 감자전도 하나 먹는다. 이 정도면 아침식사는 든든하게 한 것 같다.  


양양읍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가면 현북면 어성전리에 도착한다. 땡볕에 주차하면 돌아갈 때 찜통이라 괴로우니 어성전교 아래의 공터에 주차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마을이 작다 보니 여기 말고는 주차할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출발하면 방금까지 자동차로 달려왔던 59번 국도로 다시 올라가면 된다.


현성 삼거리로 올라와서 59번 도로에 합류한다. 마침 로드 자전거 팀이 연습을 하는데 딱 여기서 되돌아간다. 양양 읍내부터 여기까지는 정말 깨끗하게 쭉쭉 뻗은 포장도로라 로드바이크로 달리는데 최적의 코스인데 보다시피 우리가 가야 하는 간성, 진부 방향으로는 비포장 표시가 되어 있다.

이 59번 도로를 포함해서 양양을 달려보고 싶다면 이전의 여행기를 참고하면 된다.

https://brunch.co.kr/@skumac/419



도로 종점 안내판도 있다. 하지만 도로가 끊긴 것은 아니다. 59번 국도는 지방도를 다시 개편하여 광양에서 양양까지 연결한 국도인데 두 자릿수 국도 중에 유일하게 비포장 구간이 있는 국도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여기 어성전리와 부연동 계곡 사이가 비포장이었다가 2017년에 1차선 도로를 포장 완료했다. 그래도 59번 국도는 아래쪽으로 비포장 구간이 한 군데가 남아있다고 한다.  


깨끗하고 넓은 도로는 여기 어성전2교에서 끝나고 여기서부터는 좁은 1차선 도로가 된다.


아직은 길만 좁아졌을 뿐이지 달리기에 나쁘지 않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으니 보고 진부, 부연동 쪽으로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길 찾기는 아주 쉽다.


마을이 끝나면 이제 시멘트 포장길이 시작된다. 우둘투둘한 시멘트 포장 때문에 로드 자전거로 오면 달리기 고약한 곳이라 지난번에 왔다가 되돌아갔었다. 조금만 올라가면 포장길이 나오니 로드바이크로 다녀도 되긴 하지만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이 시멘트 포장길은 언덕 정상에서 끝나고 깨끗한 아스팔트 포장길이 시작된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이라 아스팔트 포장길의 상태가 좋다.


오르막길에서 잠깐 시멘트 포장길이 나타났지만 예전에 왔을 때 비포장을 달렸던 기억이 있으니 포장길이라는 것만 해도 좋다.


이렇게 작은 고개를 두 번 넘으면 어성전리의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인기척이 거의 없는 작은 마을을 지나서 다시 고개를 오르다 보면 임도 입구가 나타난다.  라인 지도를 보면 아예 임도 입구라고 표시까지 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포장된 길이었다면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임도길이다. 날도 더우니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한다.


59번 국도 임도 입구부터 법수치 계곡까지 이어지는 이 임도는 총 10km 정도 되니 단일 임도로는 짧지 않은 길이다.


생각보다 임도가 깨끗해서 달리기 좋다. 구석지고 인적이 드문 곳의 임도는 자연의 빠른 회복력에 의해 잡초가 무성해질 수 있는데 이곳도 나름 관리가 잘 되는 곳인지 잘 정비되어 있다. 길가 여기저기에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눈길을 끈다.


임도 자체는 평이하고 딱히 볼거리는 없다. 중간쯤부터 법수치 계곡을 끼고 달리지만 시야가 답답하게 꽉 막히는 첩첩산중의 느낌은 아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무언가 의자 같은 것이 있고 물소리도 들린다. 지니님은 그대로 지나가버리는데...


잠시 멈춰서 아래를 보니 계곡이 펼쳐진다. 여기가 법수치 계곡이다. 벤치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보니 여기가 계곡을 내려다보는 전망대 같은 곳인가 보다.


계곡 뷰포인트부터는 쭉 내리막이라 금방 임도 출입구에 다다른다.  


바리케이드에서 조금 내려오면 법수치리로 내려오게 된다.


이 계곡은 오대산 두로봉 쪽에서 시작되어 부연동 계곡을 지나 양양으로 흘러가는 양양 남대천이다. 강릉에도 강릉 남대천이 있으니 여기는 양양 남대천이라고 하는 듯하다. 발원지부터 그리 멀지 않은데도 수량이 상당한 편이다. 넓고 얕은 계곡이라 아이들과 물놀이하기 좋아 보인다.


팥밭무기교라는 작은 다리 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 길은 법수치길이라 되어 있는데 상류로는 어느 연수원에서 끊긴다.


우리도 나름 여러 계곡을 다녔지만 법수치 계곡은 수량도 풍성하고 넓은 계곡이라 그중에서도 경치가 좋은 곳이다.  


작은 폭포가 하나 있는데 대승폭포라고 붙어있다.


계곡을 따라 쭉쭉 내려간다.


면옥치천이라는 표시가 있다. 여기를 지나기 전에 미천골 쪽으로 이어지는 긴 임도의 입구가 좌측으로 하나 있고 면옥치리에서는 면옥치 계곡을 지나 418번 지방도로 돌아서 갈 수 있어 이쪽 코스도 두 배 이상 길게 돌 수 있지만 오늘은 무더워 때문인지 지니님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짧게 달리기로 하였다.   


단축해서 바로 내려간다고 하니 지쳐있던 지니님도 좋아한다. 아까 내려온 임도 입구부터 계속 계곡을 따라 거의 내리막이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고 달릴 수 있다. 계곡 바람 때문인지 시원하다.


계곡물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418번 도로와 만나게 된다. 이제 거의 다 온 셈이다.


어성천교 아래 주차해둔 차에 도착했다. 그리 길지 않은 거리지만 잘 탔다.


날씨가 슬슬 더워지기 시작했다. 양양의 계곡 쪽은 좀 더 시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리 시원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니님도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 원래 35km 정도 달리려고 했던 코스를 좀 더 줄였다. 이번 코스가 너무 짧다면 대승폭포 근처에서 이어지는 임도를 추가로 달리면 훨씬 긴 코스를 달릴 수 있다. 이제 더운 여름이니 한여름 땡볕을 피해서 새벽이나 야간에 운동할 수 있는 코스를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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