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경북 자전거 여행 2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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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무섬마을과 외나무다리로 연결되었던 탄산리를 지나간다.
낙동강 쪽으로 가야 하니 일단 서천을 따라가야 한다. 탄산리에서 조제리로 좌회전해서 한적한 시골길을 계속 달린다.
그나마 큰 도로인 928번 도로와 만났다. 여기서 계속 서천을 따라 자전거길이 시작되는데 가로질러 갈 생각으로 928번 도로를 따라 중앙고속도로 옆을 달리기로 한다.
고속도로는 산을 가로질러 단거리로 만들다 보니 고속도로 옆 샛길을 따라가면 은근히 오르막길이 많다.
슬슬 쉬어야 할 때쯤, 예천 톨게이트 근처의 주유소에 편의점이 있다. 딱 좋은 타이밍에 나타났으니 잠시 쉬어간다.
충분히 쉬면서 요기도 해주고 출발한다. 그런데...
내리막길을 신나게 내려가다 보니 출발하자마자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지나쳐버렸다.
조금 돌아가는 셈이 되지만 서천 옆 도로를 계속 달리기로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아까 자전거길로 가서 언덕길을 피할 것을... 지나쳐서 잠시 멈춘 곳에 어느 정도 유명한 순두부를 파는 식당이 있는데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초행길에는 세세하게 다 알 수가 없으니 이렇게 놓치는 부분이 어쩔 수 없다.
길을 잘못 들어서 조금 돌아가긴 하는데 아주 곧게 뻗은 시원한 길이 펼쳐진다. 원래 가려던 길은 오르막길이니 오히려 잘된 셈인 것 같다.
직산 2리의 삼거리에서 길이 다시 나뉜다. 여기서 안동 방향으로 좌회전한 다음에 안교 사거리까지 달리면 된다. 작은 고개 정상에 안동시 경계 표지판이 있다. 여기서부터 안동이다.
괴정리 쪽은 큰 국도와 교차하는 곳이다 보니 길이 조금 복잡한 것 같지만 34번 국도를 피해서 어렵지 않게 샛길로 갈 수 있다.
이제 안교 사거리다. 여기서 농로로 가면 거리를 조금 줄일 수 있는데 조금 돌아가게 되긴 하지만 그냥 이정표를 따라서 하회마을 쪽으로 달린다.
풍천면에서 낙동강을 벗어나 하회마을 쪽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자전거길을 만난다. 나는 십수 년 만에 오는 것이고 지니님은 이 길이 처음이다. 지니님은 예전에 나와 함께 태백에서 낙동강 상류를 따라 내려와서 낙동강 자전거길 안동댐 인증을 했다. 한강도 그렇지만 낙동강이 총 510km가 넘는데 자전거길은 고작 320km니 자전거길만 다녀서는 제대로 강을 완주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멀리서 와서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주 상풍교에서 안동댐까지의 구간은 국토종주하면서 들르기엔 귀찮고 안 들르고 새재길로 가자니 다시 오기 귀찮은 계륵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장을 찍는 것이 목표가 되어 그저 달리기만 하다 보니 이 낙동강 안동댐 구간을 따분하고 재미없는 곳이라고들 한다. 우리는 도장을 찍으러 온 것이 아니다. 오늘 자전거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안동 하회마을로 간다.
하회마을은 들어가자마자 바로 나타나는 곳이 아니다. 여기 하회장터에서 매표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자전거 여행객 만의 특전이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기 자전거로 하회마을을 들어갈 수 있다.
셔틀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길이다. 여기서 외부 차량은 한번 더 통제되지만 자전거는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많으니 여기서부터는 내려서 걷기로 한다.
마침 마을 입구의 안내지도 앞에서 해설사 선생님이 설명을 한참 하고 있다. 아까 무섬마을도 그렇듯이 강이 도는 마을이라 하여 하회마을이라 한다.
해설이 끝나고, 저 뒤쪽이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다시 마을길을 되돌아 나가서 하회별신굿을 보러 간다. 정보 없이 오다 보니 늦게 와서 뒤에 서서 보았다. 하회마을에 오면 무조건 이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먼저 보아야 한다.
별신굿 탈놀이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마을 구경을 한다. 어딜 찍어도 그림 같은 곳이다.
마을 골목으로 들어가니 600년 된 소원나무도 있다. 무슨 소원들이 이리 많은지 소원 쪽지가 어마어마하게 매달려 있다.
문이 열린 곳은 들어가되 너무 소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 이곳은 엄연히 사람이 사는 곳이다. 슬그머니 들어갔더니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을 앞에는 낙동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강가에는 소나무들도 굽이굽이 뻗어 있다. 관리가 잘 된 오래된 소나무숲이 참 이쁘다.
멋진 기암절벽인 부용대도 보인다. 저기 정상에서 하회마을이 한눈에 보인다고 한다.
지니님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초가집 마루에 호박들이 잔뜩 놓여 있다.
마을 앞 논에는 한참 벼가 익어가고 있으니 정말 가을이다. 아쉽지만 슬슬 떠나야 한다. 하회탈놀이도 완전히 보진 못하고 아주 자세하게 둘러보지는 못한 것 같아서 조만간 자전거를 놔두고 놀러 오기로 하였다.
이제 다시 자전거를 타고 하회마을을 빠져나간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안동 시내로 가야 한다.
다시 낙동강 자전거길 공도 구간과 만난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이므로 자전거길을 이용하기도 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은 공도를 달리면서 아주 조금 거리를 단축한다.
단호리의 마애솔숲공원을 지나고 검암리에서 낙동강 자전거길 표시를 따라가면...
낙동강 자전거길의 끝에서 지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배고개가 나온다.
그리 높거나 엄청 힘든 고개는 아니지만 긴 거리를 달려서 안동을 종착지로 오는 지친 자전거 여행객에게 마지막 시련을 주는 곳이다. 국토종주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오르막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에 이 고개가 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배고개 정상에서는 자전거 여행객들이 쉬면서 써놓은 낙서가 잔뜩 있다.
이제 내리막길을 쭉 내려간다. 어디로 갈지 망설일 필요 없이 그대로 낙동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도보교인 안동교를 건너면 이제 안동시내다. 오늘도 무사히 잘 달렸다.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에 자전거를 두고 슬슬 걸어서 안동시내를 구경한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겠다. 지니님도 나도 안동찜닭은 그리 안 좋아하는데 음식점들이 죄다 안동찜닭이다.
어쩔 수 없이 정말 오랜만에 안동찜닭을 먹는다. 오랜만에 먹으니 생각보다 맛있긴 하지만 역시 입맛에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 안동이다. 내일은 여기서 남쪽으로 90km를 달려서 영천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