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면 읍내의 분식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근처 길거리에서부터 맛있는 김치전 냄새가 풍기는데 마침 우리가 가려했던 식당이라 김치전도 주문한다. 직접 농사해 담근 김치로 만든 제대로 된 김치전이다. 김밥과 쫄면을 주문해서 함께 먹는다.
근처 문화센터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하필 화장실이 잠겨있으니 면사무소 쪽에 주차할 걸 그랬다.
일단은 백두대간 수목원 방향으로 달린다. 예전에도 왔던 길이다.
백두대간 수목원이 나오면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그대로 직진하면 도래기재와 내리고개를 지나 김삿갓면으로 가게 되고 좌회전하면 주실령 넘어 물야면으로 간다.
플래카드에 호랑이 얘기가 많다. 백두대간 수목원에는 호랑이가 있다고 하니 올 가을쯤에 한 번 가볼 생각이다.
계곡을 따라 길이 나있고 옆으로는 수목원이 계속 이어진다.
길 가에 외씨대장군과 외씨여장군 장승이 있다. 무섭거나 이상하게 생긴 장승들만 보다가 귀여운 장승을 보니 신선하다. 여기가 경북의 트래킹 코스인 외씨버선길 9코스와 10코스가 이어지는 곳이다. 이 장승 옆 샛길은 금강소나무 숲 가는 길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다음에 한 번 들러봐야겠다.
장승들을 지나면 이제 오늘 최대의 오르막인 주실령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50미터 앞부터 10% 경사 표지판이 있다. 좀 힘들긴 하지만 그럭저럭 올라갈만한 오르막길이다.
슬금슬금 올라가니 해발 780m 주실령 정상에 도착했다. 백두대간 고갯길이라고 큰 석비를 세워놓은 곳도 있는데 주실령은 참 소박한 고갯길이다.
이제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무작정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오전약수 쪽을 들러볼 것이다.
주실령 내리막길을 쭉 내려가다가 오르막길 같아 보이는 게 나타나면 그 오른쪽 길로 빠지면 오전약수 관광지로 들어가게 된다.
오... 분수가 있다.
분수 반대편에는 약수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오전약수터는 그 아래에 있다.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이왕 왔으니 구석구석 볼 겸 아래쪽으로 조금 돌아서 다시 들어간다.
거북의 입에서 약수가 줄줄 나온다. 이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거북이가 불그스름한 것은 약수에 함유된 철을 비롯한 금속과 미네랄 성분이 쌓인 것이다. 맛은 당연히... 이상하다.
바로 옆에는 보부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부상이 발견한 약수라고 한다.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계곡을 이루고 근처에는 겹벚꽃이 아름드리 피어있다. 출구 쪽에 매점이 있어 잠시 음료수를 마시면서 쉬어간다. 코스는 길지 않지만 보급할 곳이 많지 않으니 이런 보급 장소를 놓치면 안 된다. 약수는 탄산에 쇠맛까지 나니 갈증해소에 도움이 안 되고 맛도 없으니 음료수로 입을 헹군다.
오전약수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물야 저수지가 나온다.
오전약수터에서 쉬었으니 물야면은 그대로 통과해서 지나간다.
물야면을 그대로 통과하면 금방 봉화읍으로 넘어가게 된다. 날이 더우니 읍내에서 잠깐 쉬기로 한다.
철교를 지나면 봉화 읍내다.
원래 루트는 봉화읍 북쪽 입구인 삼계 회전교차로에서 현동 쪽으로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이지만 읍내로 조금만 들어가면 쉴만한 편의점이 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아서 현동 쪽으로 나간다.
자동차로 다닐 때는 36번 국도에서 봉화 읍내로 들어갈 때는 보통 금봉 교차로에서 유곡 삼거리 쪽으로 다니게 되는데 그 유곡 삼거리에서 918번 지방도로 직진하면 봉성면으로 갈 수 있다.
보급은 간단히 했지만 아직 점심식사를 해결하지 않았다. 오늘 점심은 봉성면에서 돼지 숯불구이를 먹을 것이다.
작고개라는 작은 고개를 넘으면 봉성리로 들어서게 된다.
돼지고기를 솔숯으로 구운 숯불구이가 이 마을의 대표 먹거리다. 솔숯으로 구운 고기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 자동차를 세워둔 춘양면으로 가야 한다. 38번 국도 옆으로도 계속 샛길이 있지만 아예 시골길로 가로질러가기로 한다.
봉성역 방향으로 기찻길을 따라가면 된다.
약한 오르막길을 올라서 운영하지 않는 봉성역을 지난다.
다시 옛고개라는 작은 고개를 넘으면 된다.
여기서 법전까지 소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길 찾기 편하게 38번 국도 옆 샛길을 이용해서 법전으로 간다.
이 제설 자재 창고 뒷길은 지금은 2차선이지만 곧 1차선이 되고 법전면 입구에서는 좌우 차선이 서로 엇갈리는 이상한 구조의 길이라서 차량 통행이 거의 없긴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법전면 읍내를 통과하면 돌아가는 길이지만 38번 국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그러다 보니 참 여러 번 지나가게 되는 곳이다.
여기서 법전 교차로로 나가기 직전에 샛길이 있다. 옛 38번 국도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길이다.
역시나 운영하지 않는 법전역을 지나고
이제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옛 국도의 잘린 부분이 연결된다. 어쨌거나 큰 도로를 피할 수 있는 차 없는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곳이다.
카센터 쪽 삼거리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도 춘양면으로 갈 수 있다. 바로 좌회전해서 가는 길은 짧지만 언덕이 있고, 직진해서 춘양교차로로 들어가는 길은 훨씬 쉬운 길이지만 2배 길다. 짧은 언덕을 넘기로 한다.
춘양면 읍내에 도착하면서 오늘 코스는 마무리된다.
잠시 편의점에 들러서 쉬었다가 가려는데 제비들이 참 많다. 이 녀석들은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녀석들이라 사람 근처에서 신나게 떠들고 논다. 서울 근처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녀석들이라 사진으로 담아 본다.
오늘 코스는 사실 멀리서 와서 타기에는 조금 짧은 감이 있는 58km의 코스다. 날도 덥고 적당히 운동하기 위해서 만든 코스라 조금 짧게 진행하였다. 좀 더 멀리 다니고 싶다면 물야면에서 부석면 쪽으로 조금 더 크게 돌면 된다. 경북 내륙의 지방도는 특별하게 코스를 만들 필요가 없이 큰 국도만 피할 수 있으면 모든 길이 자전거길이 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