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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Oct 05. 2022

만항재 여름 아침 자전거 운동

존과 지니의 여름 운동 코스

2022년 6월 26일


날씨가 많이 더워졌다. 우리도 이런 날씨에는 이동시간을 들이지 않고 주변에서 가볍게 자전거를 탄다. 지금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가장 시원하다는 태백이다. 태백에서도 가장 시원하면서도 간단히 운동할 수 있는 코스가 무려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이다. 만항재만 올라가면 운동이 덜 되니 중간에 오투리조트 내부 도로를 이용해서 짧지만 강한 오르막길을 한 번 더 올라간다. 아래 고도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급경사라 할만한 구간이 적은 운동 코스이다. 

코스 요약 및 GPX 다운로드는 아래 링크로.

https://bicycletravel.tistory.com/70


운동 코스는 집에서 가깝고 질리지 않는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운동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큰 마음먹고 멀리서 원정 오는 만항재와 함백산이 앞산이다. 태백 시내에서 출발한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이 있는 황지 공원은 해발 680m이다.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서울보단 시원하지만 한낮의 뜨거운 햇빛은 그래도 더우니 아침 일찍 출발한다.


황지로의 끝은 이렇게 비스듬한 사거리이다. 여기서 철도 건널목을 건너지 않고 그 바로 옆길로 가면 된다.


이 길의 끝에서 상장 남부 마을로 들어간다. 이 길이 태백에서 만항재로 가는 가장 쉬운 길이다. 바로 윗 블록만 해도 잠깐 언덕배기를 넘어가야 한다. 


상장동의 끝은 지지리골이라는 곳인데 막힌 곳이라 그전에 큰길로 빠져나가야 한다.


태백산을 등산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당골광장 가는 삼거리에 큰 호텔이 생겼다. 거대한 호텔을 한옥으로 근사하게 지어놓고 그 옆에는 캠핑장까지 만들었다.


좀 더 올라가다 보면 무섭지 않고 친근하게 생긴 장승들이 있다.


어평재의 정식 명칭은 일본식 이름인 화방재다. 이름 그대로 올라가는 길에 철마다 다른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다. 여기는 밭이 개간되어 있지만 근처에 잡초가 무성한 언덕들은 소박한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지난번에도 지나가면서 들렀지만 어평재(화방재)의 정상에는 어평재 휴게소가 있다. 주유소에 식당, 매점, 잡화점이 있고 화장실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곳이다.


오늘은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자.


지난번에 보았던 제비 새끼들이 벌써 엄청 커서 둥지가 감당이 안 된다.


한 둥지는 아예 벽이 무너지고 새끼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소할 때가 되어 날갯짓을 한 것인지 다치지 않고 잘 내려앉아있다. 


어평재 휴게소 식당은 나름 맛집이다. 태백에서 이른 시간에 아침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은 귀하다. 오늘은 육회비빔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나와보니 제비 새끼들이 벽 구석에 앉아있다. 이소할 때가 되었는지 날갯짓 연습을 하나보다.  사람들을 보면서 자란 녀석들이라 그런지 사람을 보고 겁내진 않는다. 제비 새끼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도 드문 일이다.


이제 어평재 정상에서 만항재 방향의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어평재에서 장산콘도까지는 완만하고 시원한 길이라 올 때마다 즐겁다.


여기서 잠깐 영월군 상동읍으로 넘어간다. 여기까진 태백이고 이제 영월이고 만항재 정상은 정선이니 행정구역이 애매한 곳이다.


중간 공터에 커다란 철상자가 있다. 풍력 발전기의 몸통 부분이다. 워낙 크고 높이 설치하니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지간한 컨테이너 박스보다 크다.


한참 건설 중인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예전에는 그 수가 많지 않으니 신기해 보였지만 이제는 산마다 너무 많이 세워둔 듯하다. 


장산 콘도를 지나면 작은 샛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의 작은 도로는 좁은 콘크리트 포장길로 상동까지 연결된다. 만항재 방향으로는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도로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달리는 데는 문제없는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구불구불 코너링을 3번 하면서 마지막 코너를 돌면...


멀리 만항재가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오고 오르막길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은 여기가 제일 힘들다. 


만항재 정상부터 정선군 고한읍이다. 


우리나라에서 차로 넘어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라는 해발 1,330m의 만항재 정상이다. GPX 기록에는 1,290m 정도로 나오는데 실제 1,330m의 만항재는 좀 더 위쪽에 있다고 한다. 


만항재 축제 팻말이 있다. 보통 7월 말부터 8월 초에 만항재 야생화 축제가 열린다. 야생화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축제장의 해설사님들을 찾아가서 가이드를 받는 편이 좋다. 축제는 7말, 8초에 열리지만 야생화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다른 꽃들이 계절에 맞춰 피어나기 때문에 따듯한 계절이면 언제 와도 좋다. 지금 시기에는 범의 꼬리가 많이 피고 축제 시기에는 이질풀, 개당귀, 긴산꼬리풀이 핀다. 


만항재를 처음 온 사람들이라면 표지석이나 여기저기에서 사진 찍느라 난리겠지만 우리는 동네 주민이다. 잠시 쉬고 나서 오투리조트 방향으로 간다. 조금 내려가다가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좁은 길로 우회전하면 오투리조트 방향이다. 


아주 약한 오르막길을 슬슬 올라가면 함백산 입구가 나온다. 함백산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이었는데 국립공원 영역이 되면서 정상까지 갔다가는 출입금지 과태료를 낼 수 있다.  우리는 출입금지가 되기 전에 두 번 올라갔다 왔다. 


우리나라의 고산도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제주도 1100 고지와 여기 만항재 오투리조트 방향이다. 만만찮게 높은 곳인 성삼재는 정상 평지 구간이 너무 짧다. 구름이 산을 타고 넘어가는 것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아래 골짜기 사이로 아까 올라왔던 어평재 길이 보인다.  


태백선수촌을 지나면 이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노면이 썩 좋지는 않으니 과속은 금물이다. 


이대로 쭉 내려가면 열심히 준비하고 나왔는데 오르막길 한 번 올라간 것뿐이라 뭔가 아쉽다. 훈련이 되려면 오르막길을 두 번은 올라가야 한다. 오투리조트 클럽하우스 입구를 지나쳐서 조금 더 가면 오투리조트 콘도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 길로 들어가면 오르막길은 한 번 더 올라갈 수 있다. 콘도 삼거리에서 콘도 방향으로 가면 오르막길을 좀 더 길게 할 수 있지만 경사가 좀 있어서 삼거리까지만 가도 은근히 힘드니 삼거리에서 스키장 쪽으로 빠진다. 


여름이라 텅텅 빈 오투리조트 스키장 주차장을 지나쳐서 내려가면 태백 주공 3단지 앞이다. 태백 사람들은 3단지라고 하면 여기를 말한다. 3단지 앞에는 쉬어가기 좋은 편의점도 있다. 여기서 철길만 건너가면 태백터미널 근처다. 우리는 집으로 복귀한다. 


불볕더위로 외출하기 힘들어지는 여름에는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자전거를 간단히 타는 편이 좋다. 운동하고 건강하자고 타는 자전거를 힘들고 고통스럽게 몸 축내가면서까지 탈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야간에는 자전거를 잘 안 타니 해가 일찍 뜨는 여름 아침에 일찌감치 자전거를 타고 기온이 올라가기 전에 복귀해서 쉰다. 


여름 자전거 훈련 코스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언제든지 쉽게 운동하러 나갈 수 있도록 집에서 가까워야 하고 짧은 시간에 충분히 운동이 되도록 오르막길이 있어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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