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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pr 03.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8

고어에서 인버카길까지 72km

2022년 12월 30일


이동 경로 및 이동 거리: 고어(Gore) - 인버카길(Invercargill) 72 km

총 이동 거리: 606 km


우리나라의 1번 국도가 파주에서 서울을 지나 목포까지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뉴질랜드 1번 국도 북쪽에서 남쪽 끝으로 이어진다. 오늘은 1번 국도 하행선의 마지막 큰 도시라 할 수 있는 인버카길로 간다. 다행히도 중간에 1번 국도를 벗어나는 우회로가 있어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우회한다.


고어에서 슬슬 출발한다. 출발지인 고어에서 인버카길까지 71km 정도 된다. 어제만큼은 아니지만 오늘도 맞바람이 분다. 


별 생각 없이 1번 국도를 따라서 열심히 달렸더니 벌써 20km를 달렸는지 5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고어에서 사우스랜드 구역(District)으로 넘어갔다. 우리나라의 도 정도의 행정 구역이 뉴질랜드의 리전 Region이고 그 안에서 군 정도의 행정 구역이 District이다. 물론 땅이 큰 만큼 우리나라보다 각각의 행정 구역이 훨씬 크고 인구는 적다.


열심히 달리다보면 이든데일(Edendale)로 가는 작은 갈림길 표시가 있다. 반가운 우회길이다. 여기서 1번 국도를 벗어나 이든데일로 들어간다.


이든데일에는 공장이 있다. 공산품은 대부분 수입하는 뉴질랜드에서 만나는 공장은 거의 유제품 공장이다. 이든데일의 공장은 폰테라라는 회사의 치즈 공장이다.


커다란 공장 옆에 작은 마을이 있다.


마을에 작은 테이크 아웃 식당이 있어서 들어갔다가 햄버거와 피시앤 칩스를 주문했다. 가게에서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바로 건너편의 공원에서 먹으라고 한다. 작은 정자 같은 곳에 앉아서 받은 상자를 열어보니 피시앤 칩스가 한가득이다.


배부르게 먹고 있으니 근처의 참새들이 몰린다. 일부러 주는 것은 아니고 실수로 흘리면 눈치를 보면서 살금살금 다가와서 물어간다.


큰 치즈 공장이 있다는 건 주변이 몽땅 농장이란 뜻이다. 인버카길까지 가는 길에 농장 계속 이어진다. , 소, 소, 소...


달리던 도로가 1번 국도와 합쳐진 후 조금 더 달리면 인버카길로 들어가게 된다.


시내를 쭉 관통해서 달리면 맨 서쪽에서 1번 국도와 6번 국도가 합쳐진다. 곳에 예약해둔 숙소가 있다.


연말 중의 연말이다보니 문을 연 숙소가 얼마 없는데 그나마 위치 좋은 호텔을 예약했다. 뉴질랜드의 숙소 중에 자전거를 방에 들일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많지 않은데 여기는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없는지 방에 두도록 해준다.


일찌감치 도착했으니 근처의 바에 가서 맥주를 한 잔 마신다.  카트린스나 블러프를 편하게 둘러보려고 렌터카 업체를 찾아보려 했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남는 차가 없다.  술집은 아이리시 바라서 지니님은 기네스를 주문했다. 나는 그냥 깔끔한 라거... 아이리시 바는 뭔가 한결같이 어두침침하고 낡고 오래된 시골 다방 같은 느낌이다.


숙소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오려니 카운터의 직원들도 일찌감치 철수했다. 그래서 체크인할 때 호텔 드나드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나 보다. 늦게 와서 호텔 입구가 잠겨 체크인을 못하고 쩔쩔매는 손님들이 우리가 나가는 틈에 호텔로 들어간다. 우리랑 달리 영어가 잘 되고 전화도 잘 될테니 알아서 해결하겠지...


호텔 근처 큰 마트의 푸드코트에 간단한 일식집이 있어 여기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뉴질랜드에서 그나마 한식 비슷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일식이다.


내일은 12월 31일... 22년의 마지막 날에 뉴질랜드 1번 국도의 끝인 블러프로 갈 생각이다. 마침 마트 안의 벽 한 켠에 그려진 블러프가는 길 그림이 눈에 띄였다.


지긋지긋한데 우회하기도 힘든 뉴질랜드 1번 국도의 끝이  눈 앞에 보인다. 1번 국도를 벗어날 때마다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한적한 길을 달렸는데 이제 정말로 차들이 몰리는 1번 국도 구간이 끝나고 한적한 길이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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