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까지 춘천을 중심으로 강원 북부를 주로 달렸는데 3년 만에 다시 춘천에서 이틀 정도 자전거를 탈 시간이 생겼다. 오랜만의 춘천이니 춘천의 대표 자전거 코스를 두 군데 돌아보기로 했다.
오늘은 가장 대표 오르막길인 배후령을 넘어 화천을 지나 다시 춘천으로 돌아오는 춘천 화천 70 km 자전거 코스를 달려본다. 낮에는 은근히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은 코스다. 또한, 자전거길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춘천에서 화천을 갈 때, 6번 국도로 가려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가능하면 6번 국도보다는 이 코스의 왼쪽길이나 오른쪽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편하게 코스를 달릴 수 있는 강원도립화목원 입구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춘천 시내에서 출발하면 보통 소양강 자전거길로 올라가며 거리가 조금 더 길어진다.
화목원에서 출발하면 일단 동쪽으로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 길의 일부 구간은 중앙선에 플라타너스 나무가 줄지어 있는 게 독특하다. 오랜만의 플라타너스 나무길을 지나니 기분이 좋다.
플라타너스 나무길을 지나면 천전삼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직진하면 소양강댐이지만 막힌 길이고 좌회전을 하면 배후령 자전거길의 시작점인 상천초등학교 근처를 지나게 된다.
생각지도 않았지만 마침 배후령길 자전거 우선도로가 완공되었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그러고 보니 내일 배후령길에서 대회가 있는 것이 기억난다.
플래카드가 엄청 붙어있다.
상천초교를 지나고 춘천 공원묘원이 있는 작은 오르막길도 지나면 이제 배후령길이 시작된다. 길가에 개들이 돌아다니는데 사람한테 덤비는 녀석들은 아니었다.
배후령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여기도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붙어있는데 확실히 길이 정비된 것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도로와 도로 옆 바위절벽이 무너지면서 여기저기 돌조각이 많이 굴러다녔다. 열심히 자전거길을 완공해 놓고 대회까지 열리는 춘천의 대표 자전거 코스니 이렇게 잔뜩 붙여놓을 만도 하다.
중간중간 아예 포장을 새로 해놓은 곳도 많다.
오랜만의 배후령길은 여전히 상쾌하였는데 아침에 올라갈 때마다 흔히 보이던 다람쥐들이 별로 안 보여서 아쉬웠다.
오봉산수 표지판에 쓰여있듯이 1km만 더 가면 정상이다.
배후령 정상에 도착했다. 춘천 화천의 경계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딱 춘천시 경계까지만 자전거 우선도로가 완공되었다는 것이다. 화천 쪽은 여전히 낡은 포장도로다.
화천 쪽의 내리막길은 보수공사가 안되어 있으니 배후령길 완공 전 상태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내리막길을 쭉 내려오면 화천 방향으로는 배후령 터널 위로 돌아서 46번 국도와 합쳐진다.
국도라지만 그나마 갓길이 좀 있다. 갓길로 조심조심 간척사거리까지만 달리면 된다. 자전거도로 (우회도로이용) 표지판은 추곡 터널을 우회하는 양구옛길 안내판이고 저 표지판을 따라가면 배치고개, 하오고개, 부귀고개의 지옥 오르막길 코스가 이어지는 실패한 우회도로다. 우리는 좌회전해서 461번 지방도를 따라 화천 쪽으로 가야 한다.
마침 이쪽도 도로 공사 중이다. 바로 앞에 살수차가 지나가면서 도로에 물을 잔뜩 뿌려 사람도 자전거도 엉망이 된다.
오음리의 오음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간동면으로 파로호 옆을 달리게 된다.
여기서부터 파로호가 언뜻언뜻 보인다. 461번 지방도는 직선화 공사가 거의 끝나고 있다. 직선화가 끝나면 자전거 타기 더 좋은 코스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파로호 횟집 타운 입구인 파로호 교차로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이제 북한강 자전거길의 상류 구간인 화천 산소길로 가면 된다.
그런데... 나는 자전거길로 가고 지니님은 도로로 가서 한참 후에 만났다.
화천 읍내 입구인 화천대교 오거리가 보인다. 읍내 들어가면 복잡하니 원래 진로대로 다리를 건너간다.
화천생활체육공원 근처의 편의점에서 잠시 쉬어간다. 체육공원엔 화장실도 있어 쉬어가기 나쁘지 않은 지점이다. 편의점에 도착해서 쉬는데 차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평일이라 8시부터는 출근하는 차들이 많다.
이제 코스 후반부다. 화천산소길이 끝나면 오늘의 두 번째 오르막길인 부다리고개를 넘어야 한다. 화천 산소길은 모래가 많아서 일단 도로로 달린다.
친수공원을 지나면 자전거길이 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길이 깨끗하니 이쪽으로 내려간다. 원래 천변 수목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파크골프장 붐이 일었는지 여기도 파크골프장이 되어 있다. 마침 무슨 골프 대회가 있는지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길은 거례리에서 끝난다. 이제 부다리고개 오르막길이다. 오르막길 끝에 터널이 있는데 꽤 긴 터널이라 우회하는 것이 좋다. 터널 직전 갈림길에서 옛길인 부다리고개로 넘어갈 수 있다.
이 부다리고개는 아래에서 정상까지 거의 굽어지지 않는 직선 오르막길이다. 은근히 힘들다.
이 407번 도로도 직선화 공사를 잘해놓았는데 그대로 직진하면 새밑터널이라는 꽤 긴 터널로 춘천 시내로 들어간다. 터널로 가긴 싫으니 용화산 방향으로 일단 내려가서 춘천댐 쪽으로 돌아간다.
터널 덕분인지 이쪽 우회길은 차량 통행이 많이 줄었다.
고탄리를 지나간다. 주유소 옆길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고탄고개 가는 길이다. 하필이면 도로 공사 중이라 달리기가 좀 불편하다.
여기서부터는 춘천댐으로 생긴 춘천호를 따라간다. 경치가 좋은 곳인데 사람 통행이 적은 지 망해버린 관광시설들이 여럿 있다.
춘천댐 근처의 삼거리에서 춘천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제 북한강을 따라 달린다. 여기서부터 원천리까지 자전거길이 없는 험한 6번 국도라 산소길과 북한강길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 항상 아쉽다. 그 사이의 사북 신포리와 연꽃마을의 강변길이 참 이쁜 길이다.
열심히 달려서 신매대교 입구인 인형극장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화목원까지는 금방이다.
주차해 둔 차에 도착해서 자전거 타기를 마무리한다.
춘천과 화천의 대표 호수와 강을 따라 배후령과 부다리길을 달리니 춘천을 대표할만한 코스라 할 수 있다. 꽤 더워지기 시작했으니 일찌감치 다녀왔는데 이 길은 원래 아침 일찍 달려야 차량 통행이 적은 길이다. 꼭 이른 아침에 달리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