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라 Nov 22. 2021

당 때문이야

공복 시 혈당장애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한 건강검진에서 당이 100을 조금 넘어 공복 시 혈당장애로 의심되니 주의하라는 결과를 받았는데

올해 건강검진에서는 당이 5가 더 올랐다. 공복 시 혈당장애가 당뇨의 전기 단계라는 말을 들으니 겁이 덜컥 났다.

만년 저체중이라 살을 더 뺄 수도 없고 진짜 어찌할지 모르겠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식습관도 개선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 살이 빠지면 기립성 저혈압이 심해져서 큰일이고... 살이 찌면서 당은 안 먹는 방법이 있을까?

하는 수 없이 탄수화물만 조금 줄여보기로 했다.


 평소에 밥 위주로 식사를 하는 내 식습관이 확실히 문제이기는 하다. 못 말리는 밥순이여서 밥을 다 먹으면 반찬이 남아도 식사가 끝나고, 입맛이 없으면 밥에 물 말아서 새우젓을 올려 먹거나 김 싸서 먹거나 어쨌든 밥은 먹어야 한다.

 빨리 많이 먹는 습관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랑 고기를 먹으면 내가 고기를 다 먹게 될까 봐 공깃밥을 시켜서 같이 먹었다. 그래야 배가 좀 차서 고기를 덜 빨리 먹는다.

 게다가 입사하고 나서는 원래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잘 먹지 못하는데 점심 먹고 티타임에 나 혼자 안 마시기 뭣해서 항상 달달한 음료를 마셨다. 밥도 현미를 섞어서 짓다가 몇 달 전부터는 현미 사기가 귀찮아서 흰쌀밥만 해 먹었다.


 반성의 의미로 며칠 샐러드를 해 먹었다. 야채 진짜 안 먹는데 다행히 루꼴라 샐러드에 빠진 상태라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배가 너무 빨리 꺼져서 아침에 너무 배가 고프다.

올리브 오일과 허브소금, 후추만 넣은 샐러드


 어제 퇴근하고 동료 선생님들과 한 잔 하는데 내가 탄수화물을 줄인다니까 다들 어이없어했다. 진짜로 당이 높아서 그러는 건데...

 그리고는 처음 먹어보는 학꽁치 회를 흡입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너무 맛있다! 은빛의 학꽁치를 미나리와 함께 막장을 찍어 먹으면 진짜 꿀맛이다! 하아.... 또 생각나네... 세 명이서 먹었는데 내가 다 먹었다고 자꾸 그러는데 내 생각에는 2/3 정도 먹은 것 같다.

학꽁치회 완전 핫꽁치

이건 탄수화물 아니니까 많이 먹으라고 했다.


 2차를 가서는 수제비와 감자전을 먹었는데 나도 모르게 또 내가 다 먹고 있었다. 다른 선생님이 "이제 먹을까?" 하고 보는데 내 접시만 이미 음식물로 더러워져 있었다고... "저는 이미 수제비 두 접시째인데요?" 그러고는 한 항아리를 다 먹었다. 감자전도 내쪽만 파여 있었다. 평소에도 잘 먹지만 오늘따라 더 달린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날은 배려도 까먹고 먹었다. 막걸리도 취하게 마시고...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생각해서 인지 더 먹는 거 같다. 샐러드도 맛있지만 뭔가 20프로쯤 부족하잖아. 역시 탄수화물이 최강 따봉 캡숑 짱

처음 해보는 다이어트에 미쳐가는지도 몰랐다.

어쨌는 오래는 못 살아도 건강하게는 살아야지...

마켓 컬리에서 샐러드용 채소나 시켜야겠다.

자기 전에 지켜야 할 것들을 상기하고 자야지.


1. 천천히 먹기

2. 단 음료 자제하기

3. 현미밥 먹기

4. 고기와 야채 위주의 식사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에 주인공은 나야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