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에 관한 고찰

낙서장

by mixtape

후회라는 감정은 제가 느꼈던 감정들 중에서도 가장 처참하면서도 희망이 적은 감정인 것 같습니다.

이미 지나가버렸기에 손 쓸 수 없고 작게 남아버린 희망 또한 현재와 미래에서만 바라볼 수 있죠. 


어떤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후회라는 감정은 오만함에서 비롯된다고요.
그때의 자신이 옳은 판단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착각하며, 너무나 당연하게 자신을 믿어버리는 그런 오만함. 부족했던 자신이 그 당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오만함.


그 책을 읽었던 당시의 저도,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믿고자 하는 힘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인가를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죠.


"어차피 잘 안 될 거야."
"저번처럼 또 실수해 버릴 거야."


이런 자책과 함께 도전을 포기해 버리는 행위.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것은 인간으로서, 한 생명으로서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실제로 죽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잠시 죽어버린 거죠. 그리고 여기서 ‘잠시’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결국 어떻게든 자신을 믿고 다시 일어나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살아 있는 한, 평생 죽어버리는 마음 따위는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가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죽어버린 마음이 회복할 여유조차 갖지 못하고 너무 오랜 시간 방치되어 버리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도 발생하긴 합니다만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후회’라는 감정은 가끔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뼈저린 후회를 느끼지 못한다면, 같은 실수들을 되레 반복하게 될 것이 뻔하니까요. 그렇게 쌓이고 쌓인 실수들은 결국 언젠가 자신을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망가뜨리겠죠.


모든 후회에는 자기반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아 성찰’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했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후회라는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할 거예요.
그 또한 또 다른 오만함의 표출이겠죠.

어떻게 보면 바보가 되지 않는 이상, 사람이란 존재는 평생 당당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자기 자신, 혹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후회의 참된 기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거죠. 모두가 아는 사실.
과거의 실수로부터 고통과 후회를 느끼고, 그 안에서 배우고, 다시 나아가는 겁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그것이 후회라는 끔찍한 감정을 느끼게 한 제 자신, 그리고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용서받거나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후회가 남아 있나요?

자잘한 후회부터 차마 말 못 할 후회까지.
앞으로는 저와 여러분이 스스로의 선택을 믿고 받아들일 수 있기를,

‘후회 없는 선택’만이 있기를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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