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늘어져 지낸 지 몇 달이 흘렀다.
그 계기는 첫 코로나 감염이었다.
주변에서 코로나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을 즈음이 되어서야 마침내 나도 코로나에 걸리게 되었다.
일주일의 격리동안 일상이 멈추었다.
몸은 아팠고, 의지는 흐려졌다.
매일 걷던 제민천을 찾아가지 않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쓰려 노력했던 글이 이어지지 않았다.
기준이 되었던 엄마의 의지가 약해지니 아이의 공부 루틴이 흔들렸다.
그냥 다, 하던 것들이 코로나를 핑계로 끊어졌다.
충분히 늘어져 지낸 듯 하니 돌아가고자 한다.
베짱이처럼 뒹굴뒹굴 소비자로 잘 지냈으니 이제는 생산자 모드로 전환해야 할 때다.
그런데 지적인 무언가를 생산하고 싶은 힘이 왜 안 생기는 걸까?
또 핑계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