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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핑 운동의 금기

by 북장

점핑 운동을 다닌 지 세 달이 되었다.


점핑 운동은 점핑 피트니스, 트램펄린 운동이라고도 한다.

즉, 우리가 흔히 아는 방방처럼 생긴 트램펄린 위에서 뛰면서 하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트램펄린이라는 정육각형의 일정한 공간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뛰고 다양한 동작을 수행한다.


아이들이 방방 위에서 뛰는 것을 보면 너무나 가볍고 쉽게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점핑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도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을 줄 알았다.

가볍게는 개뿔, 점핑은 무겁게가 기본인 운동이었다.






우리 센터 무대 앞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아요'


정말 죽지는 않는다.

대신 죽을 것 같은 증상들이 운동 내내 괴롭힌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죽음의 전조들은 반가운 것과 반갑지 않은 것들이 있다.

올바르게 운동해서 반가운 현상이 나타나면 칼로리와 지방들이 잘 타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허벅지가 터질 것 같다', '땀이 줄줄 난다'면 만족스러운 운동이다.

하지만 '종아리나 발목이 아프다', '어지럽다', '토할 것 같다.'면 큰일이다.



이런 반갑지 않은 증상과 부상을 얻지 않기 위해 점핑 운동에서는 피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 운동 전에 음식물 섭취는 피해야 한다.

오전 운동시간은 10시 30분.

공복으로 버티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다.

특히 아이의 아침밥을 차려주고 정리하다 보면 꼬르륵 소리에 정신을 못 차린다.

나도 모르게 주먹밥을 주워 먹는다든가, 아이와의 여유로운 아침식사 분위기를 즐기는 순간은 뱃속과 가슴이 참 따뜻하다.

그 느낌이 운동 때 후회로 바뀔 뿐이다.


점핑은 트램펄린 위에서 뛰는 운동이다.

따라서 트램펄린 위에서 뛰면 음식물 또한 본래의 길을 거스르고 나와 함께 뛰어오른다.

음식물이 점점 역행하여 목구멍 근처까지 온 듯한 그 느낌이란.

우웩거리면서 운동하고 싶지 않다면 점핑운동 전에는 절대 먹지 마라.



두 번째, 운동 전에 가급적 음료를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음식물은 안 되지만 음료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벌컥벌컥 들이부으면 위아래로 고생한다.

특히 커피, 비타민 음료 등은 위아래로 흔들리며 쓰라린 고통까지 선사하니 피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우는 게 습관처럼 되어버린지라 그날도 어김없이 커피를 마시고 갔다.

그날의 속쓰림과 구토로 다시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가겠다 다짐했는데 무의식적으로 커피를 들이켜는 날이 꽤 되어 몇 번을 더 고통스러워했다.

'아, 커피는 안 되는구나. 그럼 깔라만시나 비타민 음료로 에너지를 채워서 가볼까.'

똑같다. 커피랑 똑같이 운동 중인데도 술 마신 다음날처럼 속쓰림에 몸부림친다.

'배고픈데 물배라도 채워서 가야지.'

마시지 마라. 방광의 압박이 심해진다.

분명 위아래로 고생한다고 했다.

아래란 마신 것들이 전부 방광으로 모여 탈출을 기원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 허리와 무릎을 피지 말아야 한다.

점핑은 아이들 방방 뛰는 것처럼 위로 가볍게 뛰는 운동이 아니다.

반대로 발바닥 전체를 이용하여 아래로 무겁게 누르는 것이 점핑이다.

무겁게 누르려면 스쿼트하는 것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허리를 약간 앞쪽으로 숙여야 한다.

그 상태에서 고관절을 접어 올렸다 트램펄린을 누르는 게 점핑의 바른 자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운동 자세를 풀 때 무릎과 허리를 피고 싶어 한다.

스트레칭하듯 몸을 쭉 한번 펴주면 개운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문제는 그다음에 다시 본 자세로 돌아가기가 어렵다는 거다.

무릎과 허리를 핀 상태로 트램펄린에서 뛴다면 아이들처럼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을 거다.

대신 머리가 흔들리는 듯한 어지러움과 관절의 통증, 몸이 비틀린 것 같은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쓴 글을 쭉 읽어보니 점핑운동만 몇 년 한 사람 같다.

그저 점핑 초보로 경험에서 우러나온 금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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