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유형과 관계없이 디지털을 통한 생산-소비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기존의 미디어 단위로 규정되어 있던 콘텐츠의 묶음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콘텐츠 산업 가치 사슬의 대표적인 틀로 논의되었던 C-P-N-D의 틀을 살펴보자. 콘텐츠 산업에서 C-P-N-D 가치사슬은 현재까지 지속되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이는 산업 생태계의 실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을 해결할 수 방법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의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IP(콘텐츠IP)-CS(콘텐츠서비스)-OS(운영체제)-NT(네트워크)로 구성되는 ICON 가치사슬 모델이다. 기존의 콘텐츠를 IP와 콘텐츠 서비스로 세분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되, 기존의 '디바이스(D)'로 이야기 되던 단계에서 기기보다 안드로이드, 타이젠 등의 '마켓'을 제공하는 OS 수준의 플랫폼화에 주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D2C'로 봐야 보이는 그림이 있다. (플랫폼이란 단어가 주는 오해를 걷어야 한다) 넷플릭스, HBO max, 디즈니플러스 모두, 오리지널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을 갖춘 기업이 (IP) 구독BM을 토대로 D2C콘텐스서비스(CS)를 제공하는 것이다. 티빙도 CJENM과 JTBC라는 IP기업이 D2C 서비스를 구독모델로 제공하는 것, 웨이브도 지상파3사라는 IP기업의 연합이 D2C 서비스를 구독모델로 제공하는 것이다.
얼마 전, OTT와 VOD를 구분해서 조사했던 KISDI의 조사가 의미가 있는 것은, IPTV의 VOD는 IP기업 입장에서 엄밀히 말하면 D2C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맥락에선 여전히 압도적인 가입자 기반으로 '플랫폼(일종의 OS)' 역할을 하는 IPTV에서의 VOD월정액과 D2C 서비스의 효율을 두고 고민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D2C의 관점에서 보면, 그 BM이 반드시 유료구독 모델일 필요는 없다. 미디어 비즈니스의 가장 오랜 친구, 광고 기반 BM으로도 D2C를 시도할 수 있다. 구독을 이끌어낼만큼 강력한 IP기업이 아니라면, 버티컬(vertical)한 취향의 팬덤을 타겟으로, IP-동맹을 구축해 얼마든지 D2C 채널을 스트리밍 기반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그림이 바로 FAST(Free Ad-supported TV)이고(대표적으로 New K-ID!!!), FAST 형태의 BM으로 D2C 콘텐츠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역할을 하려는 플레이어로 스마트TV의 기기와 OS(안드로이드 vs 타이젠) 분야의 경쟁이 벌어진다.
결과적으로 'TV' 산업은 D2C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본형으로 하여 IP와 콘텐츠서비스(CS), 이들을 다시 모아주는 플랫폼으로서 OS, 이들을 엮어주는 네트워크의 위계로 다시 가치사슬을 형성할 것이다. IP-CS-OS-NT, 즉 ICON 가치사슬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