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마비로 살아남기

아들의 (김밥)고백

편마비 엄마를 둔 아들의 도시락은 늘 유부초밥이었다.

5세 유치원 시절부터 8세 초1소풍까지 4년째 유부초밥을 해줬다. 아,색다른걸 먹고싶대서 올해는 일본식볶음밥을 도시락으로 싸줬지만^^


지난번 주먹김밥(마비손이 잡지못해서 자르다 뭉개진 김밥)을 시작으로 김밥재료소진 겸 한손으로 김밥싸기 기술을 발휘해볼겸 편마비인 손으로 김밥을 자주 싸고 있다.



https://brunch.co.kr/@sky1nstar/103


지난번 참치김밥 만들었던 글도 썼었는데



오늘은 기본 김밥 스타일로 만들었고 더 단단하게 잘 싸졌다.


주먹 김밥이 되지 않도록 자를 수 있는 스킬도 약간 생겨서 기쁜 마음에 아들에게 소리쳤다.


"OO야! 엄마 김밥 이제 제법 잘 싸게 된 것 같아! 아 다음 소풍 때는 엄마가 김밥 싸줄 수 있겠다!" 라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와서 김밥을 보고 하나 먹어보는 아들.


갑자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 와 여태까지 남이 싸주는 김밥만 먹었는데..." 라고 하는 것이다.


말을 잇지 못하면서 다시 말을 정리하는 아들.

참고로 김밥을 사서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남이 싸주는 김밥'을 이해 못하고 있었다.


" 나만 맨날 유부초밥이고 볶음밥이라서 나는 (다른 애들이 엄마가 싸주는) 김밥 먹는 것만 봤는데... 아 되게 부러웠어....!"



가슴 한켠이 찡하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말해준 아들이 너무 고마웠다.


5살 때도 6살 때도 7살 때도 얼마나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일까..

엄마는 한손이라 김밥을 쌀 수 없을 거라고 느낌으로 알았는지 지금까지 수년간 도시락을 싸면서 나에게 그런말을 한 적이 없다.


아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엄마가 도시락은 유부초밥 싸줄게~'라고 말해서였을지도 모른다.


김밥을 예쁘게 만들어낸 뿌듯함과 함께 찾아온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감정...



그러면서 한 번 더 다짐한다.

내년 도시락은 스페셜 김밥 도시락으로!!


그리고 아이한테 자신있게 얘기한다.

"OO야, 내년 소풍 때는 엄마가 엄청 다양한 종류 김밥으로 진짜 멋진 도시락 싸줄게!!!"


한 손 김밥 마스터가 되는 그날까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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