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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풍 Oct 28. 2022

너희들만의 밥을 삶을 만들어가길

너희들만의 것들을 만들어가길

버틴 줄만 알았는데 
내 것이 되어있더라

아빠 건강 회복하고, 너희들 다 키우고, 마음과 몸의 평화를 얻으니, 10년이 흘렀어.

10년 만에 학교에 복직했더니, 나는 아이 셋을 낳을 수 있는 경제력, 10년 동안 휴직을 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남편을 둔 복 많은 여자란 오해를 나도 모르게 받고 있었지. 

몇 번의 회식 자리를 거치고 결혼 후 삼시 세끼를 직접 해먹은 사연을 털어놓은 후에 

가끔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하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건강, 음식, 육아 조언도 아낌없이 하는 아이 셋 워킹맘이 되었더라고. 


일하는 엄마들 사이에선 삼시 세끼를 직접 한다거나, 아이 셋을 키우는 건 신의 경지거든.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카톡방에 오늘 저녁 메뉴나 재료로 밥상 힌트를 주다 보니 음식 사진도 찍게 되고. 

아이들 힘들이지 않고 키우기, 엄마 혼자 쉬기, 초중고 학원 적절히 고르기 등 나도 모르게 후배 선생님들께 팁을 주고 있더라고. 바뀐 학교 업무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이들에게 나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되었지. 

나도 모르게 내 것이 많이 쌓였구나.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상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에게 나누면 도움이 되는구나. 


그래서 학교에서 탁구동아리도 만들어서 휴직할 때 배웠던 운동도 건강을 위해서 나누었으면 했어. 

지난 시간 나는 힘든 줄만 알았는데, 

건강하고자 했던 매일매일의 일상이 쌓여서 

능숙한 밥상이 되고 

건강한 몸이 되고 

단단한 마음이 되어있더라. 


보이는 성장만을 위해 살아야

- 하루하루 영어 공부하고, 연구보고서 쓰고, 업무에 능수능란해야 

나만의 것들이 쌓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 속에 

나도 모르게 내가 단단해지고 

나눌 경험이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더라고. 

너무 세상이 알아주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눈에 보이는 걸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매일매일 버티고 지혜를 내다보면 

어느덧 

나는 나만의 것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다는 것을 믿어 보렴. 

그리고는 이내 알게 되겠지.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것들도 나누면 커지고, 

그 기쁨을 키우기 위해 나는 또 내 것들을 키우고 싶어 진다는 걸. 


살다 보면 무슨 일을 만날지 몰라

하지만 잊지 말거라

그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될 거야. 

넌 너만의 것을 가지고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다는 걸.


어느 날엔가 

엄마 밥이 그립고 생각날 때

그때 엄마 밥을 추억하며 열어보렴

너희들 몸 안에 따뜻함을 기억하렴

그리고 너희들만의 음식을 너희들만의 삶을 만들어가길.


너희들이 있었기에 엄마만의 밥을 만들었고 모든 것이 재밌었던 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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