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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작가 Aug 01. 2020

죽어도 고기? 왓 더 헬x!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WHAT THE HEALTH)> 리뷰

그건 말씀 못 드려요.

당뇨의 위험성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미국당뇨협회 소속 박사. 그러던 중 당뇨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냐는 감독의 물음에 예방법이 없다고 대답한다. 이에 감독은 식물 기반 식습관이 당뇨 예방과 치유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꺼내고, 박사는 더 할 말이 없다며 급하게 대화를 끝내려 한다. 식습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쟁'하고 싶지 않다는 말과 함께. 왓? 당뇨협회 소속 박사가 답변을 거부한다면 누구에게 물어보란 말인가?


식습관과 당뇨의 상관관계를 물어보는데 답변을 회피하는 로버트 래트너 박사 / WHAT THE HEALTH



소시지와 적색육은 발암물질이다.

2015년도에 WHO는 소시지 등을 포함하는 가공육을 담배, 석면과 같은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고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또한 2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그때 당시에는 꽤 떠들썩했던 사실로 기억하지만 요즘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 다큐에서 감독이 제시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1인분(50g)의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 발병률을 약 18% 증가시키고 당뇨병은 51%나 증가시킨다고 한다. 심장병과 암 발병률 또한 마찬가지로 이러한 동물성 식품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탄수화물은 잘못이 없다.

우리는 흔히 당뇨의 발병 원인을 탄수화물과 설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나온 의사들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당뇨는 고탄수, 고당분 섭취 때문이 아니라 혈관에 축적된 지방 때문이라고 한다. 동물성 식품을 통해 얻은 콜레스테롤 같은 지방은 혈관에 축적되고 이 지방이 혈관을 막아 인슐린 저항을 높여 당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 바로 당뇨라는 것이다. 실제로 완전 채식 식단에 설탕 등의 당을 마음껏 섭취해도 주요 질병을 컨트롤했다는 연구 사례도 나온다. 물론 어떤 음식이든 과한 섭취는 악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통념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이다.


닭고기가 더 나쁘다. +달걀

우리는 보통 적색육보다는 백색육이 몸에 더 좋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의 주요 공급원은 닭고기라고 한다(미국인 기준으로). 또한 닭고기는 가열이나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가장 많이 포함한 식품이며 미국의 모든 패스트푸드점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이 물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소고기와 닭고기는 그램 당 콜레스테롤 함유량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닭고기 섭취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닭고기가 최대 콜레스테롤 공급원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날에는 몸보신을 위해 닭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통념과도 반대되는 주장이다. 달걀도 비슷하다. 21일 만에 병아리로 부화시키기 위한 영양분인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로 가득 찬 이 식품은 1알이 하루 담배 5개비와 맞먹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발암물질(좌), 닭고기는 괜찮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컬드웰 에셀스틴 박사(우) / WHAT THE HEALTH


우유와 유제품은 건강식품이 아니다.

우유에는 에스트로겐 등을 포함한 여러 성 호르몬과 고름 등이 들어있으며 이는 유기농이든 일반 우유든 다르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우유는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병을 촉진시키며 우유를 먹었을 때 골절 발생률과 발암률이 더 높고 우유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일수록 골다공증 발병률도 함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유를 고체로 만든 치즈는 그냥 고름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추가로 우유에 포함된 많은 단백질은 오히려 인간에게 좋지 않다. 할 얘기가 많지만 다큐에 나왔던 인간의 모유를 예로 들어보자. 인간의 모유 성분을 분석해보면 그 어떤 포유류의 젖보다도 단백질 함량이 낮다고 한다. 인간을 성장시키기 위해 최적화된 모유의 성분이 이렇다면 더 할 얘기가 없지 않은가?


유제품을 많이 먹는 나라일수록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자료 /  WHAT THE HEALTH


결국 드러난 기업의 눈속임

동물성 식품에 대한 주장들이 전부 사실이라면 왜 지금껏 우리는 이 사실을 몰랐을까? 감독은 영화의 중반부부터 이 씁쓸한 현실을 폭로한다. 미국 당뇨학회, 암학회, 심장협회 홈페이지에는 추천 식단으로 새우 베이컨 말이, 햄버거, 소고기 스테이크 등의 동물성 식품을 버젓이 추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스폰서를 확인해보니 알 수 있었다. 각 단체의 메인 스폰서는 맥도널드, KFC, 요플레, 다농 등 패스트푸드, 유제품과 같은 동물성 식품을 주로 생산하는 거대 기업들이었다. 이후에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있는지 그 더러운 행태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미국 당뇨병 학회 추천 식단(좌) 미국 당뇨병 학회 메인 스폰서 명단 / WHAT THE HEALTH



어느 방향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일반인들에게 채식 관련 이야기를 꺼내면 흔히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다. 우리 사회가 아직은 그렇다.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는 통념이 아직도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 다큐는 무분별한 육식이 가져온 환경오염과 현대인의 질병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기업의 횡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 나아가 동물 윤리, 동물 기본권 등과 연결 지을 수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최대한 배제한 느낌이다. 그래서 작품의 전달성 측면에서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까지 언급됐다면 '식물은 생명이 아니냐?'라는 주장들로 분명 이 다큐멘터리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육식 관련 윤리적 문제나 건강에 관한 갑론을박은 차치하더라도 지금 당장 우리 지구가 무분별한 육식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공장식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와 오염 물질은 지구를 더 덥게 그리고 더럽게 만들고 있으며 그곳에서 생산되는 동물성 식품은 인류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속이고 뒤에 숨어서 자기 배를 불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귀를 닫고 '고기 없인 못살아'라고 말하기 전에 이 다큐를 통해 우리가 왜 '고기 없인 못살아'라고 말하게 됐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지구는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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