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의 한 수 4.

커피 한 잔 사주세요

by 문홍

받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내가 줘야 세상 편한 사람들이 있다.


주면서도 상대방에게 요만큼도 돌려받을 생각 없이 다 준다.


주는 사람 마음에서는,

나에게서 뭔가를 받은 사람이

(그것이 물질이든, 정신적인 위안이든, 사랑이든 뭐든 관계없다.)

떠나가도 타격감은 1도 없다.


왜?

애초에 돌려받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쿨하게 보내주고 다른 사람에게 또 그만큼 내어준다.

뭐든지.


계속 주기만 하는 사람한테서,

대가 없이 뭔가를 받던 사람들의 마음은 내가 모른다.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다.

그래도 나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왜?

내가 연락하면 언제든 올 거니까.

(이런 씁쓸한 인간관계는..)


이런 순환 구조가 나에게 왜 맞춤형이 됐는지 모른다.


내가 먼저 내어주니까 나에게 온 건지,

나에게 오니까 내가 내어 준 건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폭망하고 나서 알게 된 건


나는 간도, 쓸개도 없는 속 빈 �이 아니라

그저 사람 좋아하는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비 오는 날 김치 부침개 부쳐서

친정 엄마 사랑방에 (동네 미용실) 슬며시 들고 간다.


나는 아직도 동네 목욕탕 가면

혼자 오신 어르신들 등을 시원하게 밀어드리고 온다.


나는 아직도 누가 소주한 잔 하자고 하면

소주 값 정도는 내가 낸다.


뭐! 의리, 정의, 기브 앤 테이크 이런 건 모르겠고,

누군가는 대가 없이 그냥 주는 것이 그 사람의 행복일 때가 있다.


물론 판단은 받는 사람들의 몫이지만,

대부분 받아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행복이 서로 주고받아질 때


그것이 진정한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가.


단지 그것이 권리로 남용되지 않는 다면 말이다.


이렇게 내가 떠나보내야 할 사람들이 걸러지는

이런 아이러니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 싶다.


누군!

커피 한 잔 사달라고 못해서 안 하는 줄 알아!




사진 참조 Pinterest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