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이 본 종합병원의 풍경
어머니가 연세가 많이 드심에 따라 종합병원에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
종합병원은 각양 각층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그 위계의 정점에 선 이들은 역시 의사 선생님(의과대 교수님)인 것 같다. (일부 친절한 의사 선생님을 제외하고) 다소 딱딱하고 차가운 의사 교수님들은 각종 차트와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두서없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말을 딱 자르기도 하고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가며 환자들을 어르기도 한다. 환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진료시간을 아쉬워하지만 의학에 대해서 아는 지식도 없고 그저 의사 교수님의 손에 운명이 달린 처지라 고분고분한 양처럼 고개를 조아릴 뿐이다.
물론 의사로서 수많은 대중을 상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개 나이가 많고 (큰 병이 아니더라도) 아파서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며 개중에는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의사는 의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까딱하다가는 사람 자체보다는 질병에 더 몰입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통원객들이 병원의 거대한 규모와 의사의 권위적인 말투에 위축돼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아픈 곳을 주치의처럼 돌봐주는 개별적인 진료를 요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효율적이지만 비인간적인 종합병원의 의료 서비스의 빈 공간을 간호사, 임상병리사 같은 보조 전문가들이 채워주기는 하지만, 결국 병원에서 기대할 것은 인간적인 따스함은 아닌가 보다.
나도 직장에서 일거리는 산더미 같은데 어르신들이 계속적으로 몰려올 때 따뜻하게 상대해드리지 못할 때가 많다. 우선순위는 일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 교수님을 이해한다. 그렇지만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