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잘생긴 이목구비나 훤칠한 키, 예쁜 얼굴과 날씬한 외모 아니면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분위기나 느낌? 외모는 좀 못생기고 안 예뻐도 비단결같이 고운 마음이나 훌륭한 성품인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이거나 재산인지…… 생각이 많아진 '제이'는 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은 어느 날 에어컨을 켜면 춥고 끄자니 덥고 에어컨 전원과 씨름하고 있었다. ‘제이’는 답답한 기분을 피하려고 집 앞 도서관 카페로 피신했다.
상호는 카페인데 도서관처럼 대형 공간인데다 구석구석 칸막이 시설까지 갖추어 처음 여기에 들어오는 사람은 카페인지 VS 도서관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중. 고등학생이나 수험생이 모든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켜고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커피나 음료 또는 한 잔의 찻값으로 시간제한 없이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원래 카페 사장님의 쌍둥이 따님 두 명이 카페를 관리하다가 최근 3개월 전부터 따님들의 친구인 여학생이 알바(아르바이트)로 들어 왔다. 이름은 ‘로즈’였다. 로즈는 이름만큼 예쁘고 부지런하며 성실했다. 오히려 주인의 가족이었던 두 따님은 카페 관리에 소홀하여 의자나 테이블에 쓰레기 처리가 잘 안 되었고 구석구석 먼지도 있고 했는데, 로즈가 들어 온 이후 카페는 말끔해졌다. 로즈는 하루종일 몸을 움직였다.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를 굽고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고 틈이 날 때마다 테이블을 닦고 바닥 청소를 하고 카페 밖에 있는 식물에 물을 주고 카페 밖 도로에 심어진 나무에까지 물을 주었다.
얼굴은 연예인을 해도 될 만큼 예쁘다. 눈은 동그랗게 크고 하얀 피부에 장미처럼 붉은 입술이 잘 어울렸다. 몸은 날씬하고 키도 커서 외모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 항상 밝은 표정으로 주문을 받고 성실하기까지 하니 얼마나 이쁜가! ‘제이’는 이른 아침 석 달 가까이 로즈가 있는 카페를 찾았다. 제이가 가져간 텀블러에 아메리카노 S 사이즈를 시킬때마다 로즈는 커피와 얼음을 잔뜩 채워주었다.
“자주 오셔서 사이즈 업 해드렸어요.”
웃으며 말하는 로즈에게 제이는 예쁜 악세사리 선물이라도 사다주고 싶었다. 로즈의 전화번호라도 받기를 소망하던 제이는 평소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그러나 로즈는 이제 지쳤는지 후배인지 친구인지 모를 키 작은 여학생이 오늘 새로 왔고, 로즈는 카페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며 인수인계를 해주고 있다. 이제 저 이쁜 로즈를 볼 수 없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