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법은? 직장후배 글쓰기코칭의 추억
14년간의 잡지사 기자 생활을 정리하고 들어간 회사가 온라인마케팅 대행사였습니다.
기자를 하며 알게 된 회사 대표님께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하셨어요.
제가 맡게 된 직책은 콘텐츠팀 팀장.
20대에서 30대 초반이 주를 이루는 신생회사였는데, 본의 아니게 직장 후배들이 글을 쓰면 "이렇게 하면 훨씬 좋을 거 같다~"며 코칭해주는 일까지 하게 됐죠.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5년.
한 후배가 ‘정형돈 불안장애’를 주제로 글을 써왔어요.
불안장애 때문에 한참 잘나가던 무한도전에서 하차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거든요.
당시 명상에 관한 주제로 블로그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불안장애와 명상을 연결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취지는 알겠는데, 장황한 말들이 두서없이 배열되어 마음에 다가오질 않았어요.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우선 질문을 던졌습니다.
“$%#@$$%%%^&*+%% 블라블라블라......... ”
후배의 장황한 대답에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게 장황하게 말고 한마디로 표현하면?”
“음... 음... 그니까 #@$$%%%^&*+% 블라블라 블라....”
나는 누구를 위해 이 글을 쓰는가?
“그러면 다시 보자.
이 글을 누가 봤으면 좋겠다고 쓴 거야?
정형돈이야? 아니면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야?
아니면 불안장애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람들이야?”
글을 왜 썼는지?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게 한마디로 뭔지?
왜 그걸 말하고 싶은지?
누가 이 글을 보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는지?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후배 스스로 정말 표현하고자 했던 게 뭔지 찾아갔습니다.
"정형돈을 너무 좋아했고, 무한도전 하차 소식에 너무 가슴이 아팠고, 그래서 자신이 경험했던 명상을 정형돈이 꼭 해봤으면 좋겠다"는 걸 담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여러 대상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니 꼬여버린 겁니다.
차라리 정형돈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편지처럼 글을 써보라고 했어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단지 저는 질문만 했을 뿐인데, 후배들은 너무 도움이 됐다며 좋아했습니다.
글쓰기 코칭의 보람이었어요.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된다"
강원국 작가가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쓴 내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이었다고요.
이 부분을 읽고 '글을 잘 쓰려면 주제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오랜 생각이 왠지 검증받은 거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는데요.
내가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게 한마디로 뭔지?
누가 이 글을 보고 공감했으면 좋겠는지?
나는 왜 이 글을 쓰고 있는지?
그것부터 스스로 질문하고 정리한 후 글을 써보세요.
글 잘쓰는 법,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일기콘 36,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36일째 이야기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모든 사람이 콘텐츠를 시작해야 한다, ㅍㅍㅅㅅ와의 인터뷰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요 (블로그 글쓰기 질문 1)
▶▶▶ 혼자 일하며 연봉 10억 버는 사람들의 비밀, Yes24 구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