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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Dec 15. 2019

마흔, 잠시 멈추어 인생 리부팅을 하는 게 중요한 이유

필리핀 따가이따이에서 보낸 2박 3일- 마흔여행 1기 후기

마흔여행 1기, 함께하실분?

공지글을 얼마 전에 올렸는데요.


그 여행을 지난 12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새벽에 마닐라에 도착, 일요일 밤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꽉 찬 3일을 보내고 왔어요.


마흔여행….

마흔이라는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앞둔 혹은 지나고 있는 또래들과 함께, 일상과 떨어진 공간에서 푹 쉬면서 인생도 돌아보고 계획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싶어 기획하게 됐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너무나 필요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어요.


쌓였던 피로를 날리다


마흔여행 1기의 여행지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따가이따이(Tagaytay)였어요. 해발 700미터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로, 멋진 절경으로 인해 1년 내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데요.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첫 행선지는 카와 스파(Kawa Spa Hot bath) 하는 곳.

가마솥 마사지라고도 불리는데요.

카와 스파란 필리핀의 전통 스파 마사지로, 불을 지핀 가마솥 물에 들어가 목욕을 즐기는 것입니다.



가보니까 가마솥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어요.

처음에는 그냥 물만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니까 물안에 잎을 넣더라고요.


포멜로잎, 생강, 레몬, 식용 꽃 등을 넣는데, 피부 독소 방출 및 면연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입수 전 인증샷~

가마솥에 물이 끓는 동안 한 3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요.

비가 조금 내린 후라 더 공기가 맑았어요.


이번 마흔여행은 3명이 함께 했어요.

맨 왼쪽의 친구는 마흔여행 필리핀 현지 안내를 맡아준 분입니다.

필리핀에서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하다가, 지금은 변호사인 남편을 도와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컨설팅 사무실도 꾸려가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마흔연구소도 준비 중이에요)

가운데는 저고요.ㅎ


오른쪽의 친구 역시 필리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분이에요.

두 명의 친구에게서 2박 3일의 여행 동안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드디어 가마솥 입수 !!

수영복이나 간편한 차림으로 입수를 하는데요.

40분 동안 뜨끈한 가마솥 안에 있는데 좋더라고요.



카와 스파 후에는 이렇게 생긴 오두막 안에 들어가서 필리핀 전통 전신 마사지도 받았습니다.

필리핀 전통 마사지는 뭉친 근육을 집중적으로 푸는 마사지인데, 1시간 마사지를 받고 나니까 피로가 많이 풀리더라고요.


여행 마지막 날에는 발마사지만 집중해서 한 시간을 받았는데요.

한국에서는 마사지를 받으러 다녀본 적이 없는데, 필리핀은 마사지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부담없이 받을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잘 먹고 잘 쉬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 즐거움



이번 여행에서는 정말 잘 먹고 잘 쉬었는데요.

마흔여행 주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장소는 따가이따이의 발라이 인당 (Balay Indang)이라는 곳이었어요.

Balay는 집이라는 뜻이고,  Indang은 지역명인데요.

원래 집 하나를 빌려서 하려다가, 식사 등등을 고려하여 이곳을 최종 장소로 골랐답니다.




발라이 인당 곳곳에 단독 주택들이 있어서, 거기서 가족이나 단체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게 해놓았는데요.

사진에 보이는 곳이 우리가 머물렀던 집이에요.

방에는 더블침대 1개에 싱글침대 3개가 있어서, 3명이 지내기 딱 좋은 방이었어요.



곳곳에 나무와 야외 정자, 어린이 놀이터들이 있어요.

아침마다 산책도 하고 그네도 탔는데 넘 재밌더라고요.ㅎㅎ



수영장이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너무 좋아서 셀카도~~



제가 작년에 필리핀에 여행 왔다가, 수영장이 곳곳에 있는 것을 보고 다음에는 꼭 수영을 해보리라 하면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었거든요. 그런데 드디어 배운 것을 써먹어봤답니다.



곳곳에 앉아서 편하게 대화하고 쉴 수 있는 의자들도 마련돼 있는데요.

마흔여행 프로그램 중에 '혼자만의 시간 보내기'가 있었는데, 그 시간에 이런 장소에서 혼자 뒹굴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사색에 잠기는 시간도 가졌어요.



발라이 인당을 숙박 장소로 고른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음식이 맛있다는 거였어요.

마흔여행 안내를 맡아준 분이 예전에 회사 워크샵으로 왔었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했었거든요.


세끼를 다 먹겠다고 예약하면 오전, 오후로 간식이 2번 나옵니다.

매끼마다 음식들이 너무 푸짐하고, 맛있었어요.

작년에 마닐라 여행을 했을 때는 필리핀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고 느꼈는데, 여기 음식은 모두 맛있더라고요.

사진 몇 장만 보여드리면요.



이런 게 기본이고.

계란후라이 같은 거 달라고 하면 듬뿍듬뿍 줘요.

밥도 듬뿍듬뿍~

그게 필리핀 인심이라고 하더라고요.



간식도 듬뿍듬뿍~

오후 간식으로 나왔던 핫도그. 핫도그도 푸짐하게 나와서 감탄을 하며 먹었어요.


이 와중에 저녁마다 빠지지 않았던 것은 맥주와 와인.

첫날은 와인파티. 둘째날은 맥주파티.

세 명 다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라,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매우 큰 즐거움이었어요.




인생그래프를 그리며 내 인생을 돌아보다


여기까지 보면 먹고 놀고 쉬기만 한 거 같네요.

사실 그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일상으로부터 떨어져서 잘 먹고 잘 쉬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많이 충전되더라고요.



이제서 마흔여행의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이야기해보면요.

인생 전반을 돌아보는 시간과 인생 후반을 계획하는 시간으로 나뉘었는데요.


첫날에는 인생그래프를 그리며 내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래는 세미나실에서 하려고 했었는데, 3명이라 그냥 편하게 숙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생그래프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인데요.

살아오면서 좋은 때도 있고, 힘들었던 때도 있었잖아요. 그것을 객관적으로 그려보는 거죠.


더 나아가서 나의 인생그래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객관화하는 작업도 같이 하는데요.

 

저는 이미 그전에도 몇 번 인생그래프도 그려보고 나누는 시간도 가졌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하니까 새롭게 정리가 되더라고요.

저의 인생이 객관적으로 조망이 되면서, 과거에 힘들었던 것들은 다 털어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 정리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복리스트, 나의 인생 키워드, 그리고 2020년 액션플랜


마흔여행 둘째날과 셋째날은 인생 시즌2의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맞춰 2020년의 액션플랜을 짜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나는 내 인생의 묘비명을 어떻게 남기고 싶은가?
나는 정말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줄 내 인생의 행복리스트는 무엇일까?
나의 인생 전반의 키워드로 가져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그에 따라서 나는 2020년에 어떤 액션을 할 것인가?


항상 가지고 다녔던 마흔여행 키트와 작은 노트. 커피 한잔 하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계획하는 여유가 너무 좋았다.


하나하나 생각을 하며 계획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가 가진 고민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저도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있었는데, 옆에서 객관적으로 이야기해주니까 좀 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쉬워지더라고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목적을 다시 세우고,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게 좋았습니다.

혼자서만 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나눔으로써, 더 구체화되고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게 됐다는 것도 참 좋았어요.


2박3일간의 여행을 하면서 제가 크게 느낀 것은 "이미 참 많은 세상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미 가지고 있던 것들, 받고 있던 것들이 다 소중하게 느껴지고, 더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저 말고 나머지 두 친구는 다 가족을 꾸리고 있는데, 둘 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다는 이야기도 하더라고요.



마지막 마흔여행의 하일라이트는 자신의 인생 비전문을 낭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요.

자신이 작성한 앞으로의 인생비전문을 낭독하고 기념사진도 찍었어요.

우리들의 인생 비전문의 공통점이라면... 함께 도우며 같이 성장하고 싶다는 것 !! 진심으로.



새로운 만남에서 얻는 에너지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즐거운 경험의 하나는 새로운 만남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흔여행에서도 곳곳에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을 마주했는데요.



드라이브를 하다가 만난 코코넛 상점.

그 자리에서 코코넛을 잘라서 빨대를 꽂아 주더라고요.

한 개에 1000원 정도 하는데요. 되게 신선했어요. 재밌는 경험~


콘래드호텔에서 바라본 풍경. 너무 멋있어서 다음에 필리핀에 오면 여기서 한번 묶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힐튼 계열의 호텔인 콘래드호텔 호텔리어로 근무하는 배은주 팀장님을 만나는 시간도 가졌어요.

호텔리어로 10년 이상을 일해온 분인데, 업계에서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는 분이었어요.


20대에 필리핀으로 가서, 맨몸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도전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간 도전 스토리도 들어볼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듣는데 도전 욕구가 막 샘솟더라고요.ㅎ (후에 인터뷰 기사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잘 쉬어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잘 쉬어야 더 크게 뛸 수 있다고 하잖아요.

이번 시간이 저에게는 그랬어요.



2박 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날.

앞으로 더 잘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막 생기더라고요.


"생각한 대로 되더라고요"


여행 첫날부터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한 배은주 팀장과 만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요.

20대 때 마음속에 품었던 생각들이 마흔이 된 지금 실현이 됐다고요.


또 같이 여행을 했던 한 친구도 몇 년 전에 아는 언니와 함께 자신의 목표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 언니도 그렇고 자신도 그렇고, 그때의 생각대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다는 생각의 씨앗을 잘 심고, 그것을 향해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마흔여행에서 제가 세웠던 씨앗을 공개해봅니다.


앞으로 인생은!! 3께 3기 !!

가볍게 / 즐겁게 / 함께

그러기 위해서 늘 감사하기 / 남 눈치 안 보기 / 나에게 솔직해지기


나의 묘비명

세상의 사랑을 참 많이 받았던,

그 에너지로 함께 성장하고 함께 웃으려 노력했던 최창희

0000, 우주로 돌아가다.


나의 인생 키워드

함께 / 웃음 / 성장


내 인생의 비전문

"나는 세상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그 사랑을 진심으로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도우며, 가볍게 즐겁게 솔직하게 산다."


"어떤 게 중요한지 우선순위도 세워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충분히 즐겼고, 지인들한테 꼭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흔 이후의 삶은 온전히 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어요."


함께했던 친구들의 소감입니다.

같이 했기에 더 행복하고 힘을 얻었던 시간.

2월쯤에 마흔여행 2기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은 함께 해요.


이제 내 마음에 세운 씨앗에 물을 주고 잘 키워나가봐야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마흔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삶의 방식

- 마흔, 인생의 주사위를 던져라

- 그럼에도 긍정하라, 결국 잘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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