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월드 투어에 나섰던 BTS가 프랑스 공연까지 잘 끝내고 6월에 있을 팬미팅을 위해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다.
유튜브에 최근 영국에서 진행되었던 BTS공연 관련 영상들도 올라와 몇 편 보았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영국 지하철 내 모습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한 번에 관람객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지하철 승강장이 또 하나의 공연장이 되어 버렸다. 긴 시간 온 에너지를 다 쏟아내는 공연이라 다들 지칠 만도 한데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모두 떼창으로 BTS음악을 부르는 것이다. 한국어도 잘 모를 텐데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면, 칭찬보다 더 대단한 힘은 사랑에 대한 감정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하루는 날을 잡고 BTS 활동 이력 전반에 대해 정리한 유튜브 영상들을 보았다. 왜 BTS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지가 궁금하기도 했고 그들의 성공요인을 알고 싶었다. BTS는 워낙 대세 아이돌이다 보니 원하는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쉽게 얻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아이돌과 다른 점은 초반 활동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소속사가 큰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초반 대중매체 영상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아이돌 초반 영상은 방송사보다 자체 촬영한 영상이 더 많았다. 이게 그들을 성공한 아이돌로 만들어주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될지는 아마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BTS의 성공 요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세련된 음악과 칼군무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젊은 세대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세대의 힘겨움에 대한 공유가 아닐까 싶다.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젊은 세대는 새롭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항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 변화가 정확히 예측이 안 된다. 부모 세대처럼 살아갈 수 없는 젊은 세대의 혼돈과 좌절에 대해 BTS는 SNS를 통해서 끊임없이 공유를 해왔다. 그들도 첫 데뷔 앨범이 자기들의 기대와 달리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해 거기에서 많은 갈등을 해 왔다. 이 1집의 실패는 BTS에게는 최고의 약이 되었을 거라 생각이 된다. 정국의 V-Live를 통해서 가끔 이때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당시 멤버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빅힌트엔터테인먼트가 부유한 기획사도 아니고 실패한 아이돌 그룹을 언제까지 지원을 해 줄 수가 없다. 학교 생활을 포기하고 오직 아이돌의 성공을 향해서 달려온 이들에게 아이돌 그룹의 해체는 최고의 삶의 위기인 것이다. 그래서 멤버들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고민과 도전을 하게 된다.
실패는 창의를 만들어 낸다.
크게 성공한 사람 치고 한 번에 성공을 만들어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실패를 통해서 자신의 일을 더 다듬고 다듬어서 최고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 같다. 실패에 대한 좌절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창작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토해 내게 하는 자극제가 되어 지금과 다른 수준의 작품들이 태어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기업에서도 실패한 도전을 버리지 않고 독려하려는 문화가 이제야 싹트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기업 내 조직 문화에서는 여전히 직원들의 도전과 실패에 대해 잘 용납하지 않는다. 표현은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뭔가에 도전했을 때 한 번에 100% 성공을 해야 하고, 실패를 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고통이 따른다. 도전자가 아무리 철저히 준비를 한다고 해도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항목들, 변수들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실패를 하게 되고, 이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은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인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는데, 실패 이후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창의적 성공은 추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시혁 대표도 모르는 BTS의 성공 공식, 하지만 분명한 것은 BTS 1집 실패에 대해 대처하는 태도는 기존 기업과는 달랐고, 멤버들도 달랐다. 그리고 이런 실패가 지금과 같은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낸 창의력의 원동력이 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