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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백 Jun 09. 2019

GE 평가 룰을 BTS에 적용해 보았다

GE의 평가 체계는 잊어버리자


집을 정리하다가 GE 백열등을 찾아냈다. 아마도 오래전에 몇 개 묶음으로 구입한 백열등이 다 사용되지 못하고 창고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다가, 정부에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백열등의 판매 금지를 내리면서 나도 같이 이들의 존재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백열등과 함께 GE라는 회사 로고도 괜히 낯설다. 


만약 지금 90년대생에게 GE라는 기업을 아는지 물어보면 과연 몇 명이나 이 기업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대답을 할지 생각을 해 보았다. 내 추측으로 50%도 넘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GE가 세계 최고의 가전 기업이었으며, 에디슨이 창업자라고 말을 하면 한번 더 놀랄 것 같다.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애플, 구글, 아마존이란 단어가 매우 익숙하지만, 19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 GE란 단어가 지금의 이런 기업들만큼 익숙한 기업들이었다. 특히 제조업의 최고 강자였던 GE는 당시 모든 제조 기업들이 그들의 조직문화를 배우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과거 융성했다 시절의 ge 조직문화가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록 GE가 많이 쇠락했고 스스로 과거의 자신 조직문화가 현재에 맞지 않아 버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한번 잡아 놓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처럼….


GE의 CEO로 잭 웰치가 등장을 한 것은 1981년이다. 이로부터 20년간 GE의 CEO로 있으면서 GE는 최고의 성장을 하게 된다. 전 세계는 이런 GE의 기업문화를 배우기 위해 노력을 했으며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이 GE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GE이가 경영의 답인 것처럼 모두 믿고 따랐다. 이때 GE가 도입하면서 가장 유행하게 된 것은 


6 시그마 활동과 하위 10% 평가 직원의 퇴출이었다.     




출처: 유튜브 (잭 웰치)


6 시그마는 제조 혁신활동의 하나로, 통계를 기반으로 제조 생산에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제거하고자 도입된 활동이다. 새마을운동처럼. 전 직원이 6 시그마 사상을 배우고, 멘토로부터 활동에 대한 조언을 들으면서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전 직원 대상의 강제 활동에는 불합리가 발생이 되게 되어 있다. 6 시그마 활동 프로세스와 맞지 않는 것들도 억지로 끼워 맞춰서 6 시그마 활동의 성과인양 과대 포장이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통계 기반의 활동이라 제조 생산에 도움이 되는 곳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은데 무조건 하나의 틀에 끼워 맞춰야 하니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신은 그녀의 언니처럼. 


잭 웰치 사상 중 중요한 부분이 또 하나 있는데,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좋은 사람이 기업 내에 많이 있어야 기업이 성장한다는 사람 중심의 사고를 했던 인물이다.


“사람 중심의 기업 문화라면 좋은 것이 아닌가?”


하지만 여기에 하나의 단서가 달려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기업에 기여를 하는 사람이 많아야 기업이 성장하며, 실적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코치를 해주는데 만약 개선이 되지 못하면 그 사람은 퇴출을 시키는 것이 맞다고 주장을 하였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하위 평가 직원 10%의 퇴출이었다. 세계 최고 기업의 CEO가 이런 철학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했으며, 이런 운영으로 많은 성과를 냈으니 세계 모든 기업은 이런 철학이 옳다고 생각을 했다. 잭 웰치의 말대로 실적이 좋지 못한 직원은 퇴출시키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며 따라 하기 시작했고 이런 문화는 지금 모든 기업의 인사운영의 기본적인 사상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런 인사 정책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런 인사 제도를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그들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GE의 인사정책에 맞춰서 BTS를 평가해 보았다. 정말 지금보다 더 뛰어난 BTS가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BTS에는 7명의 멤버가 있으며, 만약 잭 웰치의 사상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면 이 중 한 명은 퇴출시켜야 한다.


먼저, 평가 기준을 퍼포먼스로 해보았다. 

퇴출되어야 하는 명단에는 진과 RM이 들어가게 된다. 진과 RM은 멤버 중에서 퍼포먼스 실력이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다. rm을 퇴출시키면 이렇게 훌륭한 가사는 누가 만들 것인가? 그렇다면 진을 퇴출시킬 것인가? 친구 같은 맏형으로 조직 내에서 갈등 해소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음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없으면 더 이상 BTS가 아니다.


그렇다면, 평가 기준을 바꿔서 가창력으로 평가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에는 RM이나 슈가 등이 퇴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랩이 핵심 무기인 이들에게 가창력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BTS 음악에서 슈가의 랩을 들을 수 없다면 너무 슬플 것이다.  


그렇다면, 작곡이나 작사 능력으로 평가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정국이 퇴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황금 막내 정국은 이런 실력을 키울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정국은 메일 보컬이자 다양한 피처링 역할을 맡고 있다. 정국이 빠지면 찐빵에서 단팥이 빠진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럼, 잭 웰치의 사상대로 멘토의 도움으로 개선을 시켰을 때 개선이 안 되면 퇴출을 시킨다고 했는데 이들에게 멘토들이 도와주면 퇴출을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각 자가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멘토들이 도와준다고 해서 최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RM에게 세계 최고의 안무가가 붙어서 RM의 퍼포먼스를 도와준다고 해서 제이홉처럼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가기준에 이 모든 것을 다 넣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일반기업들이 사용하는 평가 방법이다. 퍼포먼스 25점, 가창력 25점, 작곡/작사 능력 25점, 랩 능력 25점으로 100점 만점 기준으로 실력이 낮은 1명을 퇴출시키는 방법을 쓰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으면 지금과 같은 비틀스에 비유되는 최고의 K-POP 보이그룹 BTS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추구하는 중간쯤 되는 보이그룹 BTS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의 BTS가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각 자가 잘하는 것이 너무나 다르고 그 조합이 하나로 잘 어울려졌기 때문이다. 랩과 작사 능력이 뛰어난 RM, 랩과 작곡 능력이 뛰어난 슈가, 퍼포먼스 능력과 가창력이 뛰어난 J-Hope, 정국, 저음 보컬의 뷔, 고음 보컬의 지민과 진. 이렇게 다른 색깔이 잘 어울려졌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 우리나라 기업의 평가 문화가 추구하는 전체 평균이 높은 사람들만 모아서 BTS를 만들었다면 결코 지금의 BTS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에서 평가 기간이라며 메일이 날아왔다. 내가 입사해서 현재까지 전혀 변화가 없는 평가 제도. 물론 인사팀에서는 나름 많은 변화를 줬다고 항변을 하겠지만 잭 웰치의 사상에서 한 치의 벗어남도 없는 평가틀처럼 느껴진다. 


BTS의 Mic drop을 들으며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다. 



출처: 유튜브 (Rose Bowl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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