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여느 부부와 같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서로 도란도란 그날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곤 한다. 이야기 중 아내가 푸념하듯 말한다.
"오빠 나는 자도 자도 더 자고 싶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
아내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교사이다. 따라서 직업 특성상 출근 자체가 점심 이후에나 시작된다. 사실 일반적인 직장인들에 비하면 엄살 부릴 것도 없다. 오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이지 않아서 그러지 않을까??"
아내는 어려서부터 매우 수동적인 아이였다. 시키는 것을 참 잘하는 아이 중 하나였던 것이다. 아내의 엄마인 장모님은 아내에게 자주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누워 있지만 말고 뭐라도 해"
이에 아내는 정말 일어나서 뭐라도 했다고 한다.
항상 더 자고 싶었으나 장모님의 요구에 말 그대로 그냥 일어나 있었다고 한다. 뭐라도 하는 척하면서.
"자기는 뭐 하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꿈같은 거 없어??"
"응. 아직 잘 모르겠어"
결혼 3년 차.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아내를 깨운 적이 없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자라온 아내이기에 여기서마저, 나마저 그렇게 한다면 머리 둘 곳이 있을까.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마치 다음 날이 소풍인 아이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