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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소망 May 15. 2016

오리지널스

성공하려면 어떻게,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할까?

이걸 읽고 언제 다 정리해. 그렇다고 읽었는데,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이렇게라도 긁적거리는 수밖에.


매일 아침에 출근해서 좁은 교실에서 아이들하고 넓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끔은 허망할 때가 있다. 분명 내 안에서는 넓은 세계였고, 뜨거운 감동이었으나 내 입 밖으로 그게 나왔을 때는 그저 그런 이야기나 글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쯤 좀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지만, 문제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렇게 자괴감으로 나 스스로가 매몰되다 보면, 나의 감정은 삼천포로 빠져 선생 이거 때려치우고 다른 거나 해볼까, 빵집이나 음식점을 해볼까 하기도 한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말이다. 무언가 남과 다른 나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딱히 내가 성공해보겠다고 결심을 한 적도 없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성별을 떠나서 무언가 남겨보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더더욱 없다. 그래서 선생을 하고 있고,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불끈하는 울컥거림이 있다. 나도 꿈이 있는데, 이것도 꿈이고 그것도 꿈이다. 다만 그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없는 능력이 부족하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진심으로 선생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난 좋다.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불러줄 때 그 기분. 이 좁은 지평에 갇혀 살지만, 이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착각하는 게 행복하다.

이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선생은 그만두기 싫고, 무언가에 도전은 하고 싶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내 감정이 단순히 급작스런 감정은 절대 아니다. 항상 무언가를 가슴에 담아두고 살기에 내 삶에 불만이 생기면, 제대로 풀어보지 못한 응어리가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는 꿈과 성공 그리고 열정에 대해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다른 독창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은 세상을 다르게 보라고 한다. 항상 보던 사물과 현상이지만, 낯설게 보라고 말이다. 그것이 독창성 그리고 성공의 출발이다.라고 한다.

출발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왜 애초에 현재 상태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의문을 품는 행위이다. 우리는 '기시감'의 정반대 현상인 '미시감'을 경험할 때 현재 상태에 의문을 품게 된다. 기시감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전에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말한다. 미시감은 그 반대이다. 늘 봐온 익숙한 것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기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함을 뜻한다. p.29

다작하기로 유명한 양반, 얼마 전에 또! 또! 또! 책을 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느 봄날 오후, 야구장에서 요구르트대 히로시마 팀의 경기 관람 중, 외야석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힐튼이 2루타를 치는 것을 보고 소설을 쓰기로 결심을 했다. 다소 결정적이지 못한 계기지만 그는 매일 보던 2루타에서 기시감이 아닌 미시감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게 독창성, 성공은 출발한다.

그렇지만 그런 건, 너무 드라마틱하잖아. 우린 일상을 거의 데자뷰로 만나는데 말이야.

현상을 데자뷰로 만난다면, 열심히 살자. 부지런하기만 하더라도 먹고살 걱정은 덜 할 테니 말이다.


이 책은 성공, 출세, 꿈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된다. 어떻게 시작하면 될지 그리고 그 성공에는 어떤 이면이 숨겨져 있는지 더 나아가서 그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난관이 닥치면 어떻게 해결하면 될지, 자신의 아이디어가 과연 독창적인지 세세하게 집어준다.


현실은 교실에 있지만, 나의 꿈은 저 멀리 교실 밖에 있을 때가 있다. 지나친 몽상이야 현실감을 잃어버리게 하지만 적당한 몽상은 삶을 즐겁게 해주며 활력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는 나도 그런 꿈을 이루고 말 거야.라고 나를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비록 지금 당장은 교실에 있지만.

젊은 천재에게는 단거리 경주가 좋은 전략이지만, 노련한 거장이 되기 위해서는 참을성 있게 매진하는 마라톤 주자의 끈기가 필요하다. 둘 다 모두 창의력을 발휘하는 길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번뜩 떠오르지 않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천천히 꾸준하게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 독창성을 오래도록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평생 아무 업적도 이룬 것이 없는 예순다섯 살의 사람들이 전부 흙 속의 진주는 아니다."라고 저자 대니얼 핑크는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집요하게 호기심을 발동시키고 끊임없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쏜살같이 앞서간 토끼에게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갈 길을 간 거북이처럼 말이다." p. 197

누가 아는가! 우리가 언젠가는 지금 이 장소가 아닌 미래의 다른 곳에서 더 멋진 삶을 영위할지.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삶과 장소가 비루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마흔여섯에 최후의 만찬, 오십 초 반에 모나리자를 완성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감독에 입문하고 30년이 지나서야 인기 작품을 만든 알프레드 히치콕 등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꾸준히 자신만의 독창성을 가지고 꾸준히 실험을 한다면, 언젠가는 이룰 수도 있다. 아인슈타인이 30대 이전에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으면 끝이라고 했지만, 그는 30대 이전의 그 성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인생 초년기의 성공이 탐나고 부럽기는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며 빛을 발하는 노년기의 성공 또한 그못지 않게 멋있고 대단한 것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다. 이런 책은 그저 독자에게 적당한 자극만 줄 수 있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했다고 본다. 그런 부분에서 1만 6천 원의 가치를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창의성과 독창성을 구분하기 참 쉽지 않다. 뭐가 다를까 읽고 나서도 그게 해결이 안 된다. 번역의 문제일 수는 있으나, 난 그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미묘해서. 아님 띨방해서.


---------근데 책 읽는 건 좋은데, 남기는 건 지겹다. 그래도 계속 해야겠지. 그래야 머리에도 남는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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