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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 May 19. 2020

집에서 교재없이 끝내는 부모표 한글 교육 4

워킹맘의 제멋대로 한글 교육

난 워킹맘이다.

늘 시간에 쫓겨다닌다.

눈 뜨자마자 간단하게나마 아이들 아침을 준비하고 화장을 하고 출근을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와서 저녁을 해서 먹이기도 벅차다.

간식에 양치에 목욕까지 다 하고나면 아무리 못해도 8시다.

물론 빨래, 설거지, 청소 등등이 남아있다.


더 바쁜 워킹맘도 많을 것이다. 나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일 수도 있다.


어쨋든,

워킹맘으로 살면서 도대체 부모표 교육은 언제 할 수 있을까?



워킹맘의 되는대로 한글 교육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사실 아이들을 내버려둔 시간이 더 많다.


1. 매일 할 필요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놀이'로 스며드는 교육이다.

매일 하면 아이도 부모도 부담된다.

그리고 어차피 놀이처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횟수나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다.



2. 아이가 나를 귀찮게 할 때가 적기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정말이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자꾸 와서 말을 건다.

그럴 때 간식을 주면서 다 먹고 그려오라고 한다거나,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시킨다.

우리집은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면 칭찬스티커를 준다.

글자를 몰라도 그림을 읽어주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앞서 밝혔듯, 읽기는 독서를 통해 하면 되기 때문에 읽기 교육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합리화일지라도.



3. 기념일을 적극 활용한다.


생일, 결혼기념일과 같은 날은 무조건 편지를 쓰게 한다.

뒷면엔 그림도 그리게 한다.

특히 아이가 글씨쓰기를 싫어할 때 그림을 활용하면 좋다.

편지 받는 사람을 그리고 나면 적어도 받느사람 이름, 자기 이름 정도는 써야하기 때문이다.

좀더 길게 쓴다면 축하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다.

반복보다 더 효과적인 공부법이 있을까.

1년만 지나면 기념일 편지쓰기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효도 레벨을 업 할 수 있다.


이번 스승의 날에 쓴 그림편지. 글씨쓰기 싫어한 날. 어린이집 선생님과 싱크로율 200%(싫어하시려나..ㅎㅎ)


4. 아이디어가 번뜩이면 즉시 실행한다.


아이를 키울 땐, 아이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없다.

살다 보면 다른 것들이 아이들 앞에 무심코 서 있기도 하다.

어렵지만, "지금이다!" 싶을 때는 모든 것을 미뤄두고 즉시 실행에 옮긴다.



5. 부모도 함께 참여한다.


나는 아이에게 사물그리기를 참 많이 해줬다.

처음에는 타요, 뽀로로 이런 것들을 그려주니 좋아했다.

점점 그림 실력이 늘었다.

그 다음에는 아이의 가방, 물통, 책 등을 그려주었다.

글씨까지 똑같이.

너도 같이 해보자고 하면 된다.

은근히 재미가 생긴다.

같이 하는 즐거움을 아이 뿐아니라 부모 자신도 느낀다.



6. 모든 것에 글자가 함께 한다.


처음에는 의도한 것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글자는 대부분 동행했다.

아이가 어느날 타요차고지를 사달라고 했다.

우리는 뭘 사달라면 즉시 사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만들어보자고 했다.(물론 주말에)

버리려고 내놓은 것중 적당한 박스를 골라 자르고 붙이고 색칠하여 차고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누구 자리인지 이름을 적게 했다.

타요, 로기, 가니, 라니.

오늘도 한글 교육 한 건 했구나!



7. 작은 것 하나면 된다.


오늘 책을 한 권 읽어주었다면, 글자 하나를 읽고 썼다면 충분하다.

하나 만큼 한 것이다.

그 하나가 모여야 더 큰 것이 이루어진다.

그러니 작은 것에 만족해도 된다.

어차피 반복이다.

반복하는 데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달달달 영어 단어를 암기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얼마나 재미없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사실 모두 한글 교육, 숫자 교육 또는 그 이상을 하고 있다.

태담을 통해 모국어 교육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누적되어가고 있다.

간식을 나누며 숫자나 배분에 대한 개념을 접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밥을 먹고 엄마를 기다리며 시간개념을 익히고 있다.

너무 일상이라 그것이 교육의 일부임을 때때로 자각하지 못하는 것일뿐.


교육은 때로 어느정도 의도된 행위가 수반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이미 교육을 시작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일상에서 좋은 소잿거리를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

함께 놀이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과 신뢰가 쌓이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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