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기억 2 : 돌아봄> 단평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 상영,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제작.

by 성상민


세월호 참사는 많은 미디어 활동가들의 연대를 낳았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는 이러한 활동가들이 모인 연대체입니다. 2016년에 감독의 단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망각과 기억>이 처음 공개되었고, 약 1년 지나 2번째 결실이 나온 거죠. 나머지 3편은 아직 공개되지 못했지만.

현장의 소식을 빠르게 풀어야하는 작업의 특성상, 거친 부분이 어쩔 수 없게 발생합니다. 몇몇 장면은 약 1개월 전까지 촬영된 것 같던데 이 장면들 일일이 편집하고, 후반작업까지 하려면 시간은 촉박했을테니까요. 비슷한 이유로 각 작품의 퀄리티가 균일치는 못해요. 이러한 아쉬움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세월호 참사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의의가 있습니다.

뉴스나 보도, 아니면 가끔씩 들려오는 목소리로만은 미처 알 수 없는 부분을 다큐멘터리는 전달합니다. '다큐인'에서 활동한 박종필 감독의 <잠수사>는 안타깝게 돌아가신 고 박관홍 잠수사의 행적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간 잠수사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현장의 움직임을 드러냅니다.

<스탑 크랙 다운>을 연출했던 문성준 감독은 <기억의 손길>을 통해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봉안하고, 추모하는 공간인 '4.16안전공원'이 안산시 내부에서 어떤 갈등에 시달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도심지 근처에 짓는 걸 지지하는 분도 있지만, 오랫동안 집값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생각한 이들에겐 혹시라도 집-상가의 지대가 떨어지지 않을지를 걱정하며 반대의 입장을 드높입니다.

작품은 현재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화랑유원지를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향소가 근처에 있음에도 즐거이 노는 광경을 비추며, 일부의 불안함과 달리 바로 근처에 세월호 추모공원이 세워져도 화합할 수 있음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 파트는 따로 깊숙히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가람 <모래>, 강민지 <천에오십 반지하>와 같이 한국의 주거에 대한 인식을 다룬 작품이 늘러나는 가운데, 참사를 눈 앞에 두고서도 재산권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씁쓸한 딜레마를 더 고민하도 좋을 것 같아요.

<잔인한 내림 : 유전> <핵마피아>를 만든 김환태 감독의 <세월 오적>은 이름대로 김지하의 시 <오적>에 모티브를 잡고 감독이 직접 쓴 판소리를 통해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무능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정부나 언론을 질펀하게 비판하려 시도하지만- 약간은 혼란스럽습니다.

단편인 이상 어쩔 수 없는 한계지만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세월호 참사 자체에 대한 음모론, 무능한 대응과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자세에 대한 비판, 그리고 감정적인 비난이 모두 섞여 있습니다. 이 혼란 자체가 감독이 의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풍자에 웃기엔 너무 어둡고 날이 너무 서있습니다.

솔직히 세 작품에 다 아쉬움은 있어요.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힘을!' 프로젝트,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 등이 그랬듯 액티비즘을 기치로 제작되는 다큐멘터리들이 그렇듯 한정된 시간에 만들어야 하니 어쩔 수 없죠. 그런 액티비즘 다큐의 묵직함을 가져가며, 좀 더 작품적으로 가다듬는 시도가 언젠가는 나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그저 영화제나 약간의 공동체 상영으로 그친 뒤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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