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편집된 모습이 진실이라 생각하는가
왜 사람은 성공하지 못할까? 남을 보는 데에 시간을 쓰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쓰기보다는 남을 보는데 쓴다. 마치 거울에 비친 남의 얼굴을 보는 것과 같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시간을 쓰는 것이다.
남을 지켜보는 건 과거의 시대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른다. 주변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확인하는 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일 것이다. 그런데 이 생존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첫째로 지켜보는 것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모든 사진을 믿는가?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을 편집하는데 시간을 쓰는지 몰랐다. 이를 극단적으로 하면 인스타그램에만 존재하는 허상의 인물이 된 사람들도 있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연기한다. 그런 사진들을 믿고 타인이 주는 정보가 정확하다 믿을 수 있겠는가.
두 번째로 지켜보는 것으로는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남의 삶을 보면서 어떤 유의미한 혜택이 있는가. 연예인들의 집구경을 하면서 내 삶이 나아졌는가. 남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내 인생에 유의미한 도움을 얻었는가. 타인의 삶을 스토킹 하면서 내 삶이 완성됐는가.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보는 목적만을 가진 행동이 좋은 결과를 야기하기는 힘들다.
세 번째로 지켜보는 것은 아무런 건설적 행동을 만들지 못한다. 흔히들 열등감이라 부르는 감정을 쉽게 느낀다. 또는 질투심을 느끼기도 한다. 열등감이나 질투심은 상대적으로 가지지 못한 무언가에서부터 나오곤 한다. 그러나 그 감정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열등감을 이겨내기 위해 열등감이 느껴지는 장소나 활동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는가? 보통은 반대로 한다. 열등감을 해소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건설적 행동을 한다. 몸에 열등감이 있다면 헬스장에 가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공부에 열등감이 있다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한다. 열등감과 질투심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느끼기만 한다면 그 결과는 아무런 긍정적인 열매를 낳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남을 지켜보는 활동은 자신을 위한 활동이 되어야 하지만 정작 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끌곤 한다. 계속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자신이 우위에 있는 것처럼 상대를 보는 감정을 얻을 수 있다. 일종의 관음과 비슷하다. 상대방의 일부를 나는 보면서 자신의 모습은 감추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을 봐도 자신을 감추고 사는 동물과 자신을 드러내고 당당히 사는 동물의 위계는 확실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약자의 전략에 해당한다. 숨어야 하고, 무리 지어 다녀야 하고, 온갖 친구들 사이에 섞여 안정감을 느껴야 하는 것은 약자의 전략이다.
지켜볼 필요가 없다. 쟁취하고자 한다면 쟁취를 향해 가면 되고, 남들이 나보다 잘난 것 같으면 가끔 남들을 볼지라도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완전히 무너진다. 세상엔 잘난 사람들만 산더미처럼 보이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들은 드러내는 게 유리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어필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매력이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해 사회적으로 얻어가는 게 많다. 미인이 자신의 외모를 이용하려면 자신을 알릴수록 유리한 것처럼 똑같다.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외모는 외모로, 육체적 매력이 있다면 육체적 매력을 뽐낸다.
자신을 밝힐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꼭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이나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도 이 시대에서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타인에 삶에 집중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나를 좋은 상품으로 쇼잉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고, 그 전략에 일방적으로 노출되어 온갖 잘나 보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면에 잠식당해선 안된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든 모습들은 아무리 내추럴한 모습일지라도 편집이 되어 있다.
나 역시 동일하다. 나름대로 솔직하게 글을 쓰지만 내가 그렇다고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 같은 굳이 알릴 필요도 없고, 인간적인 모습까지 내보이진 않는다. 편집된 데이터를 보면서 그것을 실제라고 착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모든 인간은 편집된 모습과 그 안에 본질적 모습이 있다. 나는 인간이 가진 본질은 다 거기서 거기라 생각한다. 남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삶을 사사건건 지켜보고 있다면 '나는 왜 그러고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왜 그러고 있는지, 그것이 정말 나에게 유익한 활동인지 아닌지를 알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행동에 확신이 들 것이다. 인간은 확신에 가득 차 움직일 때와 확신 없이 부유하며 따라다닐 때 완전히 다른 개체로 작동한다.